전 세계가 플라스틱 오염을 막기 위한 국제협약을 만들기로 합의했습니다.

지난 2일(현지시각) 케냐 나이로비에서 열린 제5차 유엔환경총회(UNEA-5)에서 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위한 결의안이 통과된 것인데요. UNEA는 유엔환경계획(UNEP)이 주최하는 전 세계 최고 수준의 의사결정기구로, 2년마다 개최되고 있죠.

UNEA에 따르면, 플라스틱 생산량은 1950년 200만 톤에서 2017년 3억 4,800만 톤으로 급증했는데요. 예방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플라스틱 생산량이 2040년까지 2배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죠.

바다로 흘러들어 가는 플라스틱 폐기물은 이미 매년 1,100만 톤에 달하지만, 2040년에는 3배로 늘어날 수 있습니다. 유엔은 이러한 플라스틱이 기후변화와 자연 손실, 오염 등 3가지 위협으로 인류 건강에 해를 끼치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이번 결의안은 플라스틱 오염을 막기 위해 1주일의 회의 끝에 175개국 만장일치로 통과됐습니다. 잉거 안데르센 UNEP 사무총장은 이번 결의안이 2015년 파리기후협약 이후 최대 규모의 다자간 환경협약임을 강조했습니다.

그린피스 등 국제환경단체들도 잇따라 플라스틱 오염을 종식하기 위한 ‘크고 대담한 조치’라며 환영 의사를 밝혔는데요. 이번 결의안에 어떤 내용이 담겼고, 무슨 의미가 있는지 그리니엄이 살펴봤습니다.

 

“일회용 플라스틱에 대한 지구의 승리!” 🏆

잉거 안데르센 UNEP 사무총장은 이번 합의를 환영하면서 “일회용 플라스틱에 대한 지구의 승리”리고 설명했습니다. 안데르센 사무총장은 또 결의안 통과 덕에 지금 세대와 미래 세대가 플라스틱으로 멸망하지 않을 수 있게 됐다고 역설했는데요.

‘플라스틱 오염을 끝내기 위한 법적 구속력 있는 국제협약(End plastic pollution: Towards an international legally binding instrument)’이란 제목의 결의안은 도입부에서 플라스틱 오염이 지구촌 규모의 심각한 환경 문제로 치달았단 점을 지적합니다. 이에 플라스틱 문제 해결의 즉각적인 조치의 필요성을 확인했고, 플라스틱 오염 해결을 위한 국제협력의 필요성을 인정했죠.

 

▲ 제5차 유엔환경총회에 참석한 각국 대표단 및 주요 국제기구 인사들 ©Duncan Moore UNEP

이번 결의안은 총 16가지 사항으로 구성됐습니다. 핵심은 ‘플라스틱 오염을 끝내기 위해 2024년까지 법적 구속력이 있는 국제협약을 체결한다’는 것인데요. 먼저 올해 하반기에 협약의 구체적 내용을 논의할 정부 간 협상위원회(INC)가 출범될 계획입니다.

INC는 협약의 목표를 구체화하고, 상품 디자인과 폐기물 관리 등 순환경제를 고려해 플라스틱의 지속가능한 생산과 소비 방법을 모색할 계획인데요.

이밖에도 ▲플라스틱 오염 저감을 위한 국내외 협력 방안 탐색, ▲국가 및 국제 이행 현황 모니터링 및 보고 메커니즘, ▲재정지원 검토 등을 논의할 계획이며, 2024년 말까지 해당 작업을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합니다.

무엇보다 이번 결의안은 플라스틱의 전체 생애주기를 포괄적으로 다룬단 점에서 높이 평가받고 있습니다. 그간 UNEA에서는 플라스틱 오염과 관련해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만 오갔는데요.

 

▲ 캐나다 환경운동가이자 예술가인 벤자민 폰 웡이 케냐의 키베라 빈민가에서 수거한 플라스틱 폐기물로 만든 약 9미터 높이의 기념물 ©Cyril Villemain UNEP

개도국의 이행을 위한 배려도 포함돼! 🌍

한편, 이번 결의안은 르완다에서 제출한 초안을 바탕으로 도출됐다고 알려졌습니다.

잔 다르크 무자와마리야 르완다 환경부 장관은 이번 UNEA에서 “세계는 지구에 심각한 위협인 플라스틱 오염에 맞서 행동하기 위해 모였다”며 결의안 통과가 국제 파트너십과 협력 정신을 반영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를 반영하듯, 결의안은 법적 구속력이 있는 조치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효과적인 협약 이행을 위해선 기술 및 재정 지원 등이 필요하단 점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결의안은 자발적 접근 방식까지 모두 포함해야 한다고 명시했는데요.

이에 INC에서는 일부 조항에 국가별 상황을 고려해 약속 이행에 대한 재량권을 허용할 수 있는 ‘유연성’도 고려할 계획이죠.

 

플라스틱 전체 생애주기를 다루는 국제협약, 순환경제 활성화할 것! ♻️

UNEA의 이번 결의안으로 앞으로는 플라스틱의 순환경제가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결의안에서부터 설계, 생산 및 폐기를 포함해 플라스틱의 전체 생애주기를 다룬다고 명시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순환경제의 접근 방식을 포함해 제품 설계 및 폐기물 관리를 포함해 플라스틱의 지속가능한 생산 및 소비를 촉진한다고 밝히고 있죠.

이에 전문가들은 플라스틱 생산 과정 전반에 걸쳐 구체적인 규제 사항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하는데요. 플라스틱의 생애주기를 고려한단 것은 제품 설계부터 플라스틱의 낭비를 줄이고, 순환은 높이는 디자인과 생산을 고려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이죠.

 

+ UNEA 결의안으로 순환경제는 더욱 가속화될 예정 💨
이번 플라스틱 결의안 이외에도 여러 결의안이 채택된 것! UNEA에서는 총 14개의 결의안이 채택됐는데요. 이 중에는 ‘지속가능한 소비 및 생산 달성에 기여하는 순환경제 강화에 관한 결의’ 또한 포함됐단 사실! 순환경제 강화 결의안은 아프리카 54개국으로 구성된 아프리카 그룹이 유엔에 제출한 초안을 바탕으로 진행됐는데요. 초안은 산업 및 정부 우선순위 전반에 걸쳐 순환 원칙과 목표를 통합하고 포함시키는 것이 지구촌 탄소중립(넷제로) 달성에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 에스펜 바스 에이드 UNEA 회장이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만든 망치를 사용하여 승인을 내리는 모습 ©UNEP

이번 결의안에 따라 당장 올해 말에는 협약을 제정하기 위한 정부가 협상위원회(INC)가 구성될 예정인데요. UNEP는 INC의 첫 번째 회의와 함께 공개포럼을 개최해 각국의 지식과 모범사례를 공유할 계획임을 밝혔습니다.

오는 2024년을 예정으로 하는 INC의 작업이 완료되면 UNEP은 외교 회의를 소집해 결과를 채택하는데요. 협상 결과는 제6차 유엔환경총회(UNEA-6)에 보고될 예정입니다.

2024년으로 예정된 국제 플라스틱 협약을 맺기까지, 멀다면 멀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 남았습니다. 안데르센 UNEP 사무총장은 이에 관해 INC의 권한은 2년의 유예기간을 허락하는 게 아니란 점을 분명히 밝혔는데요.

2024년 플라스틱 협약을 만드는 노력과 동시에 정부와 기업, 민간 금융과 연구 등 모든 경제 주체들이 순환경제로 나아가기 위해 협력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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