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순환 비즈니스 구축에 앞장서고 있는 엘렌 맥아더 재단(Ellen MacArthur Foundation)이 패션업계를 위한 책을 하나 발간했습니다. 이른바 ‘패션 순환디자인(Circular Design For Fashion)’이란 제목의 책인데요. 구찌, 비비안 웨스트우드, H&M 그룹 등 패션업계에서 순환디자인 구축에 앞장섰던 디자이너 80명의 이야기가 담겼다고 합니다. 이 책을 5문 5답으로 알아본다면.

 

Q. 이 책이 왜 나온 거야? 📕

A. 글로벌 컨설팅 기업 맥킨지와 미국 패션 잡지 엘르(ELLE)에 따르면, 한 해 세계에서 1,000억 벌 이상의 의류가 만들어집니다. 이를 무게로 환산하면 약 6,000만 톤에 달한다고. 문제는 이 중 70%는 소비자에게 선택을 받지 못한 채 소각이나 매립된단 사실인데요. 옷을 생산하고 폐기하는 과정에서 나온 탄소배출량도 문제고, 의류폐기물에서 나온 화학물질로 인한 토양·수질 오염 문제도 계속 지적되는 상황이죠. 빠르게 옷을 생산하고 저렴한 가격에 파는 패스트 패션(Fast Fashion)이 이를 부추기고 있는 것!

엘렌 맥아더 재단의 순환디자인 프로그램 매니저인 엘로디 루셀롯도 패스트 패션의 심각성을 지적했는데요. 그는 “패션업계는 점점 더 빠르게 입고 버리는 옷을 생산하고 있다. 이러한 사업 방식은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 손실을 부채질하고 있다”며 “순환디자인은 사업 방식을 바꾸고, 폐기물과 오염 물질을 제거함으로써 자연이 재생되는 패션 산업을 만들 기회를 준다”고 덧붙였습니다. 즉, 패스트패션의 폐해를 알리고 패션업계 내 순환경제 모델 확산을 촉진하고자 책을 발간한 것이죠.

 

+ 엘렌 맥아더 재단은 말이죠 ♻️
영국의 요트 선수인 엘렌 맥아더 여사가 은퇴를 선언한 2010년에 설립한 재단인데요. 엘렌 맥아더 재단은 교육, 패션, 농업, 비즈니스 등 사회 모든 분야 내 순환경제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해왔어요. 크게 폐기물 및 오염 제거, 제품 및 자재의 수명 연장, 순환경제 관련 아이디어 및 정책 개발을 촉진하고 있단 사실.

 

© Ellen MacArthur Foundation 제공

Q. 여기서 말하는 순환디자인이 어떤 이야기야? 👗

A. 패션 디자이너를 예로 들까요? 기존 선형경제에선 패션 디자이너는 옷을 만들고 판매하면 그만이었는데요. 순환경제에선 패션 디자이너는 폐기물 및 오염을 염두에 두고 옷의 원단과 바느질까지 염두에 둬서 디자인해야 하죠. 이는 폐기물 상당수가 디자인 단계에서 주로 결정되기 때문인데요.

디자이너들이 미적 관점을 넘어 제품 수명 종료 후 해체 과정, 소비자에게 버려지는 과정 등을 디자인에서부터 반영하는 것을 순환디자인(Circular Design)이라 부릅니다. 순환디자인은 제품이 생산되고 폐기되는 전 과정을 알아야 하고, 채취한 자원 혹은 폐기물이 순환될 수 있도록 설계한단 것이 가장 큰 특징이죠.

 

© H&M 싱가포르 매장 내 설치된 가먼트 콜렉팅 의류 수거 박스_H&M 제공

Q. 그럼 패션업계에서 말하는 순환디자인은 어떤 사례가 있어? 🗣️

A. 옷이나 신발 재활용을 위해 혼합 섬유를 분리하고, 중고의류 시장을 활성화하는 것이 좋은 예인데요. 실제로 책에 소개된 H&M 그룹의 전 세계 매장에서 ‘가먼트 콜렉팅(Garment Collecting)’이란 의류 수거 프로그램을 진행 중입니다. 소비자가 더는 원치 않은 의류 제품을 상태나 브랜드 모두 상관없이 H&M에 가져오면, 업체는 이를 수거해 재활용 섬유로 사용하는 것이죠.

물론 위 사례는 극히 일부에 불과한데요. 앨렌 맥아더 재단은 책에서 재활용 재료만 사용하는 것이 순환경제의 전부가 아니란 점을 강조합니다. 순환패션을 위해선 제품의 몇 %가 재활용 소재인지 구체적으로 따져봐야 할 뿐더러, 진정한 순환패션을 위해선 생산자들이 재생가능한 신소재를 개발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죠. 이밖에도 다양한 사례들이 책에 들어가 있습니다.

 

+ 패션업계의 재활용 회수 프로그램 정말 괜찮을까? ♻️
일전에 그리니엄은 ‘패션스케이프: 순환경제(Fashionscapes: A Circular Economy)’란 제목의 다큐멘터리를 리뷰한 적이 있는데요. 다큐를 제작한 감독은 패션업계가 오래된 옷을 ‘회수’해 재활용한다고 약속하나, 정작 수거한 옷 상당수가 개발도상국으로 보내져 소각되거나 매립되는 현실을 고발한 바 있죠. 특히, 가장 문제로 꼽힌 브랜드가 H&M이었단 것!

 

Q. 패션 디자이너가 아닌 사람은 굳이 읽을 필요가 없는 건가? 🧑‍🎨

A. 꼭 그렇지 않아요. 엘렌 맥아더 재단은 패션업계 종사자가 아니더라도 책을 읽어보길 권하고 있어요. 엘렌 맥아더 재단이나 패션업체들은 순환패션 활성화를 위해 여러 작업을 하고 있으나, ‘그 작업’에 함께하고 있지 않은 분들에겐 이를 알리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패스트패션이 일으키는 문제 그리고 이를 어떻게 해결하려고 노력하는지 사례를 공유하는 것이 진정한 혁신이라 말하고 있어요. 물론 패션업계의 미래를 이끌 겁 없는 혁신가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아이디어와 사례들이 적혀 있단 사실!

 

© Ellen MacArthur Foundation 제공

Q. 패션업계에서 어떤 반응을 보여주고 있어? 🤔

A. 영국의 유명 패션 디자이너인 스텔라 매카트니는 이 책에 대해 “패션업계는 순환디자인을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탈리아 패션 매거진 보그 탤런트(Vogue Talent)의 사라 마이노와 총책임자도 “순환경제는 단순히 지구에 해를 덜 끼치려는 노력을 넘어 더 큰 아이디어를 줄 수 있다”며 “새로운 세대로 구성된 디자이너들에게 영감을 줄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상당수 디자이너와 패션업계는 순환경제가 새로운 기회를 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죠.

책을 발간한 엘렌 맥아더 재단의 맥아더 여사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오늘날 수백 가지의 혁신이 진행되고 있다”며 모든 산업이 순환경제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 동의하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는데요. 패션 순환디자인이란 책은 그 시작의 일부라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