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 항공유(SAF), 웨어러블 식물 센서 등 기후대응에 도움이 되는 기술들이 향후 5년 이내 세계에 큰 영향을 미칠 10대 기술에 포함됐습니다.

지난달 26일(현지시각) 세계경제포럼(WEF)은 이들 기술이 포함된 ‘2023년 10대 신흥기술’ 보고서를 공개했습니다. 보고서는 전 세계 20개국 90여명의 전문가들의 의견을 취합해 제작됐습니다.

보고서는 6월 27일부터 29일까지, 사흘간 중국 톈진에서 개최한 하계 연차회의(하계 다보스포럼)에 앞서 발표된 것입니다.

2012년 시작돼 이번으로 11번째를 맞은 보고서는 세계 각국 정부 및 기업들이 기술 트렌드를 파악하고 대비하는데 영향을 끼쳐왔습니다.

이번에 선정된 10대 기술은 크게 4가지 분야로 구성됩니다. ▲기후·자연위기 대응 ▲인공지능(AI) ▲건강분야 신기술 ▲공학기술 등입니다.

그중 기후·자연위기 대응 분야에는 3가지 기술이 포함됐습니다. 각각 어떤 기술들인지, 또 해당 기술 분야에 도전하는 기업은 어떤 곳들이 있는지 살펴봤습니다.

 

+ 나머지 7대 기술은? “AI와 건강 관련 분야 대거 뽑혀” 🤖
이밖에도 인공지능(AI) 분야에선 ▲생성AI ▲의료분야 AI, 건강 분야 신기술에선 ▲정신건강을 위한 메타버스 ▲맞춤형 파지*(Designer phages) ▲공간 오믹스**(Spatial omics), 공학기술 분야에선 ▲플렉서블 배터리 ▲플렉서블 신경전자장치(Flexible neural electronics) 등이 2023년 10대 신흥기술로 선정됐습니다.

*파지(phages): 박테리아를 숙주세포로 하는 바이러스를 통칭하는 말인 박테리오파지의 줄임말. 특정 유형의 박테리아를 공격하게끔 디자인해 질병치료에 활용하는 방안이 연구 중이다.

**공간 오믹스(Spatial omics): 고급 이미징 기술과 DNA 시퀀싱을 결합해 세포 구조와 생물학적 현상을 분자수준에서 매핑해 상세하고 정교하게 볼 수 있게 하는 기술.

 

▲ 핀란드 에너지기업 네스테가 싱가포르에 세운 정유소는 연간 100만 톤의 SAF 생산을 목표로 한다. ©Neste

1️⃣ 지속가능 항공유(SAF) ✈️

항공산업은 연간 세계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의 2~3%를 차지합니다.

산업 넷제로를 위해 고탄소배출 기업들이 설립한 ‘미션 파서블 파트너십(MPP)’의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부터 2050년까지 항공산업의 배출량 전망치는 390억 톤에 달합니다.

문제는 항공기는 전기 배터리나 수소연료전지 도입이 어렵단 것입니다. 이는 장거리 운행에 고밀도 연료가 필요할뿐더러, 항공기 교체 비용이 높단 문제가 고루 작용했기 때문입니다.

이에 바이오매스 등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생산된 항공유인 ‘SAF’가 현실적인 대안으로 부상한 것.

WEF는 “2050년까지 항공산업이 넷제로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SAF 수요가) 2040년까지 13~15%로 증가해야 한다”고 분석했습니다.

항공업계도 SAF 전환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작년 12월 보고서에서 2022년 SAF 생산량이 최소 3억 리터, 최대 4억 5,000만 리터에 도달했다고 추정했습니다. 이는 2021년 생산량의 3배에 달합니다.

해당 분야를 선도하는 대표 기업은 네스테(Neste)입니다. 핀란드 에너지 기업인 네스테는 지난 5월 싱가포르의 정유소에 최대 연간 100만 톤의 SAF 생산을 목표로 16억 유로(약 2조 2,700억원)를 투자했습니다.

이밖에도 미국, 영국, 프랑스, 일본, 중국 등이 SAF 개발을 위해 경쟁하고 있습니다.

 

▲ 왼쪽부터 파이테크와 그로우베라가 각각 개발한 웨어러블 식물 센서의 모습. ©phytech, Growvera

2️⃣ 웨어러블 식물 센서 🌱

기후변화로 인해 가뭄과 폭우 등 이상기후가 빈번해진 상황. 여기에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토지 감소 등의 여파로 1차 산업인 농업이 겪는 어려움은 갈수록 커지는 상황입니다. 이에 위성이미지, 사물인터넷(IoT), AI, 드론 등을 사용한 작물 모니터링과 정밀농업이 주목받습니다.

WEF는 보고서에서 대규모 작물 모니터링의 다음 단계로, 개별 식물 모니터링을 제안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웨어러블 식물 센서(Wearable plant sensors)를 제안한 것.

이는 식물에게 소형 장치를 부착해 온도, 습도, 수분 및 영양분 수준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는 것을 뜻합니다.

웨어러블 기술의 특성상, 작물로부터 직접 데이터를 수집한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더 직접적인 데이터를 수집, 분석함으로써 더 정밀하게 물·비료·살충제 사용을 최적화하고 질병을 초기부터 감지할 수 있단 장점이 있습니다.

WEF는 해당 기술이 “아직 과제가 남아있지만 웨어러블 식물 센서는 작물 생산 및 관리에 혁명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 평가했습니다.

WEF는 웨어러블 식물 센서를 개발한 기업으로 미국 생명공학 스타트업 파이테크(phytech)그로우베라(Growvera)를 소개했습니다.

2곳 모두 식물의 잎이나 줄기에 부착해 전기 저항의 변화를 측정함으로써 작물을 모니터링하는 센서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 MS는 2015년부터 데이터센터를 바닷속에 구축하는 나틱 프로젝트를 실행하고 있다. ©Microsoft

3️⃣ 지속가능한 컴퓨팅 🖥️

마지막으로 WEF는 지속가능한 컴퓨팅을 위한 넷제로 에너지 데이터센터 설계 및 구현을 꼽았습니다. AI, IoT 등 정보통신기술(ICT)이 급성장하면서 데이터센터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데이터센터는 서버, 데이터 저장장치, 네트워크 장비 등 컴퓨팅 인프라(기반시설)를 모아두는 시설입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의하면, 2020년 전 세계 데이터센터의 연간 전기 소비량은 200~250(와트시)입니다. 이는 국가로 보면 세계 전기소비국 15~16위에 해당합니다.

이에 WEF는 넷제로 에너지 데이터센터를 구현할 솔루션으로 3가지를 제시했습니다. ▲열 관리 효율화 ▲AI를 통한 에너지 사용 최적화 ▲인프라 모듈화 및 수요 기반 분산화 등입니다.

 

🌊 열 관리 효율화: 바닷속에 데이터센터를 구축한 MS!

먼저 열 관리 효율화의 경우, 물이나 유전체 냉각제를 사용하는 ‘액체 냉각 시스템’과 데이터센터의 열을 난방·온수·산업 공정에 사용하는 ’폐열회수시스템’을 사례로 들었습니다.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소비에서 냉방이 50%를 차지하는만큼, 열 관리가 중요한 과제로 꼽힌 것.

실제로 마이크로소프트(MS)의 ‘나틱(Natick) 프로젝트’는 낮은 온도의 해수를 이용해 에너지 사용량을 줄인 사례입니다. 2018년 영국 스코틀랜드 인근 바다에 데이터센터를 구축한 것.

스웨덴 스톡홀름시에선 2017년부터 데이터센터의 폐열을 주택난방에 활용하는 스톡홀름 데이터 파크(Stockholm data parks) 이니셔티브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 AI를 통한 에너지 사용 최적화: 구글 AI연구소 딥마인드가 좋은 사례!

두 번째 솔루션은 AI를 사용해 실시간으로 에너지 사용을 분석하고 최적화해 성능 저하 없이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것입니다.

WEF는 2016년 구글의 AI연구소 딥마인드가 개발한 AI 프레임워크를 사례로 소개했습니다. 딥마인드는 머신러닝(ML)을 구글의 데이터센터에 적용했습니다.

덕분에 냉각에 사용되는 에너지소비량를 최대 40%까지 줄일 수 있었다고 회사 측은 밝혔습니다.

 

인프라 모듈화 및 수요 기반 분산화: 수요지 근처에 작은 데이터센터를 짓자!

마지막으로, 모듈식 데이터센터와 엣지 컴퓨팅(Edge computing)의 등장으로 지속가능한 에너지센터의 새로운 방향이 제시되고 있습니다.

이는 데이터센터를 모듈화해 수요지 근처, 즉 지속가능한 에너지를 조달할 수 있는 지역에 배치하는 것을 골자로 합니다. 사용자 및 디바이스와 가까운 위치에서 데이터를 처리하는 기술인 엣지 컴퓨팅이 사용됩니다. 수요에 기반해 데이터센터 운영 최적화와 친환경성을 달성할 수 있습니다.

일례로 미국의 에너지 스타트업 크루소에너지(Crusoe Energy)는 석유·가스 시추지역에서 누출되는 메탄가스를 데이터센터의 전력공급원으로 사용해 환경 영향을 낮췄습니다.

 

▲ 기후테크 스타트업 아모지(Amogy)의 직원들이 암모니아 기반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적용한 트랙터 앞에 서 있는 모습. ©Amogy

2021년 선정된 탈탄소화·그린암모니아도 현실화 중! 💭

한편, 앞서 말했듯 WEF는 향후 3~5년간 사회에 적극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기술을 선정합니다. 실제로 이전 보고서에서 선정된 여러 기술들이 지금 우리 사회에 영향을 끼쳤습니다.

2015년 보고서에 등장한 ‘크리스퍼-카스9(CRISPR-Cas9)‘ 기술이 대표적입니다. 유전자를 편집하는 이 기술은 현재 기후변화로 인한 식량위기를 해결할 주요 해결책으로 주목 받습니다.

2017년 보고서에 선정된 ‘메신저 RNA(mRNA)’ 백신은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가능케 했습니다. 최근에는 해당 기술을 배양육 돼지고기 개발에 접목한 기업도 나왔습니다.

2021년 선정된 탈탄소화 기술과 그린암모니아 또한 전 세계적인 전기자동차 붐과 기후테크 스타트업 아모지(Amogy)의 암모니아 기반 연료전지시스템 등으로 현실화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이번 보고서를 작성한 버나드 마이어슨 운영위원회 공동의장은 “인류에 대한 이러한 실존적 위협을 완화하려면 훨씬 더 많은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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