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생산에 사용되는 화석연료와 농약에 대한 대안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설립됐다.”

미국 애그테크 스타트업 아이젠(Aigen)의 공동설립자이자 최고기술책임자(CTO)인 리치 우르덴이 남긴 말입니다. 우르덴 CTO는 테슬라(Tesla) 전기자동차 배터리 개발에 참여한 엔지니어입니다.

2020년 설립된 아이젠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각) 인공지능(AI) 로봇 ‘아이젠엘리먼트(Aigen Element)’를 출시했습니다. 이 로봇은 넓은 농경지 내 제초 작업을 위해 제작됐습니다.

더불어 회사 측은 실시간 농지 데이터 등을 제공하는 아이젠엘리먼트 서비스(Aigen Element Service)도 출시했습니다. 이 서비스는 올해 초 사전 주문에서 하루 만에 매진됐습니다.

전직 테슬라 엔지니어가 만든 AI 제초 로봇. 무슨 이유로 만든 건지 그리니엄이 살펴봤습니다.

 

아이젠 CEO “잡초 제거 비용 ↓·건강한 작물 생산량 ↑ 솔루션 개발” 🚜

농작업의 최대 골칫거리는 단연 잡초입니다. 농경지 내 잡초는 작물의 생산량과 품질을 감소시킬뿐더러, 병충해의 서식처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잡초 제거를 위해 농약 등 제초제가 대개 사용됩니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에 따르면, 미국에서만 연간 41만 톤의 제초제가 사용됩니다.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의 여파로 제초제 비용은 향후 몇 년 이내 ㎡(제곱미터) 100달러(약 13만원)를 넘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 아이젠 공동설립자인 케리 리 CEO와 리치 우르덴 CTO의 모습. ©Aigen

무엇보다 제초제는 화학물질 사용에 따른 토양 및 수질오염이란 문제가 있습니다. 일일이 사람 손으로 잡초를 뽑을 수 있으나, 미국과 같이 농경지 면적이 넓은 곳에서는 무리입니다. 대개 미국에서는 비행기 등을 사용해 제초제를 대량으로 뿌립니다.

이들 농기계는 화석연료로 가동되는 만큼, 온실가스 배출량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아이젠에 의하면, 2019년 기준 미국 내 농기계에서만 10만 톤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됐습니다.

이에 문제의식을 느껴 설립된 곳이 바로 아이젠입니다. 아이젠 공동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케니 리는 “잡초는 농업 활동의 큰 장애물 중 하나”라며 “농부들은 잡초 제거 비용을 절감하고 건강한 작물을 재배할 수 있는 솔루션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로 구동되는 아이젠엘리먼트 하단에는 잡초 제거를 위한 로봇팔이 부착돼 있다. ©Aigen, 유튜브 캡처

AI 장착된 잡초 제거 로봇 ‘아이젠엘리먼트’…“재생에너지로 가동해” ☀️

그 결과, 탄생한 것이 AI 탑재 자율 로봇 아이젠엘리먼트입니다.

로봇은 농경지에서 시간당 약 2마일(약 3.2㎞)의 속도로 이동합니다. 이때 로봇에 부착된 컴퓨터 비전이 일반 작물과 잡초를 구분하고, 하단에 설치된 로봇팔이 잡초를 제거합니다.

컴퓨터 비전은 이미지와 비디오를 처리해 유의미한 정보를 추출하는 AI 기술입니다.

아이젠엘리먼트는 태양광과 풍력에너지로 가동됩니다. 로봇 상단에 태양광 패널과 풍력 돛(Wind Sail)이 장착된 것이 특징입니다. 이들 에너지를 저장하기 위한 배터리도 부착돼 있습니다.

회사 측은 “아이젠엘리먼트의 소비전력은 1.5W(와트)로 스마트폰 평균 소비전력 4W보다 낮을 정도로 에너지효율성이 높다”고 설명했습니다. 재생에너지 활용으로 아이젠엘리먼트의 소비전력이 낮단 것.

이어 최대 14시간 동안 작업이 가능하고, 비오는 날에도 6시간 동안 작업이 가능하다고 회사 측은 덧붙였습니다.

 

▲ 아이젠엘리먼트가 수집한 정보들은 AI 분석을 거쳐 농부들에게 실시간으로 제공된다. ©Aigen

전직 스페이스 X 엔지니어가 개발한 ‘정밀농업’ 서비스? 🥬

앞서 언급한대로 아이젠은 실시간 농지 데이터를 제공하는 아이젠엘리먼트서비스도 공개한 상태입니다.

쉽게 말해 아이젠은 농부들에게 정밀농업 서비스를 제공한단 것. 정밀농업은 AI 등의 기술을 활용해 투입자원은 최소화하고, 고품질 농작물 생산량은 극대화하는 농업 방식입니다.

아이젠엘리먼트가 농경지 내 잡초를 제거하는 동시에 작물 상태와 작물별 양분 흡수량 등 농경지 환경을 실시간으로 전달한 덕분입니다. 해당 정보는 AI 기계 학습 소프트웨어를 거쳐 농부들에게 제공됩니다.

이 기술은 우주기업 스페이스X(SpaceX)에서 일한 경력이 있는 엔지니어가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리 CEO는 “아이젠엘리먼트의 이점은 잡초 제거 그 이상”이라며 “(아이젠 서비스를 이용하는) 농부들은 어느 곳에서나 현장의 실시간 데이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자율로봇 구축할 수 있는 능력이 투자에 확신 안겨” 💸

한편, 아이젠은 정밀농업 관련 추가 기능을 개발하고자 미국 아이다호 주정부로터 700만 달러(약 91억원)를 투자받은 상태입니다.

지난 1월 아이젠은 400만 달러(약 52억원) 규모의 시드(창업 초기) 투자 유치에도 성공했습니다.

해당 투자에는 농식품 분야 벤처기업 분석 및 투자기관 애그펀더(AgFunder)와 실리콘밸리 간판 벤처캐피털(VC)인 ‘뉴 엔터프라이즈 어소시에이츠(NEA)’ 등이 참여했습니다.

앤드류 순 NEA 파트너는 미 경제전문매체 CNBC와의 인터뷰에서 “아이젠 공동설립자들이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양쪽 모두에서 그간 이룬 실적이 인상 깊었다”며 “자율로봇을 구축할 수 있는 이들의 능력이 투자에 확신을 줬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이어 아이젠이 정밀농업 시장을 바꿔놓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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