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푸드테크 스타트업 언커먼이 시리즈 A 투자에서 3,000만 달러(약 380억원) 조달에 성공했다고 지난 8일(이하 현지시각) 밝혔습니다. 언커먼은 돼지고기 배양육 개발을 전문으로 하는 곳입니다.

언커먼은 ‘챗GPT(’ 개발 기업인 오픈AI의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샘 올트먼이 시드 투자부터 참여해 더욱 주목받았습니다.

언커먼은 RNA(리보핵산) 기반 기술을 사용하는 세계 최초이자 유일한 배양육 스타트업을 표방한단 점에서 기존 배양육 기업과 다릅니다.

새로운 기술 혁신으로 비용 절감은 물론, 확장 가능성을 넓혔다고 자신하는 언커먼. 현재 배양육 기술이 어떻게 발전하고 있는지, 언커먼을 통해 살펴봤습니다.

 

▲ 왼쪽부터 언커먼 공동설립자인 루스 파람 CSO와 공동설립자 겸 CEO 벤자미나 볼락의 모습. ©Uncommon

‘돼지 배양육’ 도전한 언커먼, 목표는 2035 세계 돼지고기 시장 점유율 5%! 🥓

2017년 영국 케임브리지에 설립된 언커먼. 설립 당시 사명은 하이어스테이크(Higher Steaks)였습니다. 이번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하며 사명을 언커먼으로 변경했습니다.

영국 임페리얼칼리지 런던에서 화학공학을 전공하고 전자기기 기업 창업 경험이 있는 벤자미나 볼락 CEO와 세포분자세포학에서 15년을 연구해온 루스 파람 최고과학책임자(CSO)가 공동 설립했습니다.

목표는 동물의 줄기세포를 더 빠르고 저렴하게 배양해, 축산업으로 인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

축산업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큰 탄소배출원 중 하나입니다. 최근에는 조류독감(AI)과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등 치명적인 동물전염병 문제가 확산되며 배양육의 필요성이 증대됐습니다.

물론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뛰어든 배양육 스타트업들은 많습니다. 2020년 싱가포르에서 세계 최초로 배양육 치킨 시판을 시작한 굿미트(Good Meat)가 대표적입니다.

그러나 볼락 CEO는 대부분의 기업이 닭고기와 소고기에 집중하는 상황에서 돼지고기에 대한 시장 격차를 발견했습니다.

이와 함께 “돼지고기는 항생제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식품 중 하나”라며, 항생제 내성이 공중보건에 큰 문제가 되고 있단 사실을 지적했습니다. 이에 볼락 CEO는 2035년까지 세계 돼지고기 시장 점유율 5%를 목표로 돼지고기 배양육 개발에 뛰어듭니다.

 

▲ 영국 푸드테크 스타트업 언커먼의 돼지고기 배양육 연구시설 모습. ©Uncommon

언커먼의 자신감, “RNA 기술 사용하는 ‘세계 최초·유일’ 배양육 기업!” 🧬

그렇다면 언커먼의 배양육 기술은 무엇이 다를까요?

일반적으로 배양육은 동물의 줄기세포를 추출해 생물반응기(바이오리액터)에 넣어 배양액을 주고 증식·분화시켜 얻습니다. 이렇게 자란 세포 덩어리를 지방 등 첨가물을 넣어 적절한 모양으로 가공하면 완성입니다. 근육줄기세포, 배아줄기세포, 유도만능줄기세포 등 줄기세포 중에서도 다양한 종류가 연구·사용되고 있습니다.

이는 줄기세포가 반복 분열이 가능하고, 환경에 따라 여러 종류의 조직으로 분화할 수 있는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가능합니다. 최근에는 더 빠르고 경제적으로 배양육을 얻기 위해 많은 과학자들이 줄기세포에 유전자편집 기술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유전자편집 기술에 대한 국가적 규제가 엄격하다는 것. 특히, 언커먼의 주요 시장이자 세계 2위의 돼지고기 시장인 유럽의 경우 유전자편집 식품에 대한 규제가 매우 엄격합니다.

 

▲ mRNA는 DNA로부터 단백질 합성에 필요한 정보를 복사해 전달하는 유전물질이다. ©Lene Martinsen, BioRender

이에 2019년, 볼락 CEO와 파람 CSO는 유전자편집 규제에 걸리지 않으면서도 줄기세포의 경제성을 높이는 기술 연구에 착수했습니다. 바로 ‘메신저 RNA(mRNA)’를 사용하는 기술입니다.

mRNA란 유전정보를 담고 있는 DNA에서 정보를 복사해, 이를 세포 내 리보솜*이란 기관으로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유전물질입니다.

세포에게 단백질을 합성하기 위한 정보를 전달하기 때문에, 원하는 정보를 가진 mRNA를 주입함으로써 ‘유전자편집’ 없이도 원하는 대로 줄기세포의 성능을 개선할 수 있습니다.

*리보솜(Ribosome): 세포 활동에 필요한 단백질을 합성하는 기관.

 

▲ 언커먼에서 개발 중인 배양육 모습. 언커먼은 mRNA 기술을 사용해 빠르면서도 유전자편집 규제로부터 자유로운 배양육을 생산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Uncommon

mRNA 기술의 장점? “빠른 개발·비용 절감 가능해” 💸

mRNA 기술이 사용된 가장 유명한 사례는 미국 제약회사 화이자와 모더나가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입니다.

2020년 코로나 19 대유행 초기 mRNA 기술 덕분에 빠른 백신 개발이 가능했습니다. 과거 백신 개발에는 10년 이상 걸렸습니다. 모더나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유전자 정보가 공개된지 단 25일만에 임상시험용 백신 개발에 성공했습니다.

이는 mRNA를 만드는 것이 DNA를 편집하는 것보다 간단하고 빠르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DNA는 공장, mRNA는 설계도로 비유됩니다.

매번 공장(DNA)을 새로 짓는 것과 설계도(mRNA)만 수정하는 것 중 무엇이 더 빠른지를 생각해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 영국 배양육 스타트업 언커먼이 만든 돼지고기 배양육 베이컨이 팬케이크에 올라간 모습. ©Uncommon

볼락 CEO는 줄기세포에서 조직세포(근육)를 배양하는데 최대 50일이 걸리는 반면, mRNA 기술을 사용하면 단 3일 만에 배양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배양육 생산단가의 90%가량은 소태아혈청 등 고가의 배양액에서 기인합니다. 즉, 생산기간을 감축함으로써 막대한 비용 절감이 가능합니다.

덕분에 기존 축산업에서 생산된 돼지고기 대비 파운드 당 탄소배출량을 최대 52%까지 줄일 수 있다고 언커먼은 밝혔습니다.

마지막으로 볼락 CEO는 언커먼의 기술이 전 세계에 더 빠르게 확장 가능하다고 강조합니다. 그는 “유전자편집 식품에 반대하는 국가가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그러면서 언커먼의 기술은 이러한 규제 문제에 저촉되지 않으면서 배양육을 확장할 수 있다고 볼락 CEO는 밝혔습니다. 실제로 지난 4월 이탈리아 정부는 배양육 생산 및 판매를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한국의 경우, 아직 배양육 안전성 평가 및 제조·가공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중입니다. 지난 4월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식품원료 인정 대상을 세포배양 식품 등 미래 식품원료까지 확대할 계획을 밝혔습니다.

배양육 시판을 허용했거나 승인 절차를 밟는 국가는 현재 싱가포르와 미국이 유일합니다.

 

싱가포르·미국 진출 모색 중 “3~5년 내 시판 목표”💰

언커먼은 시리즈 A에서 조달한 자금으로 영국 케임브리지에 15,000제곱피트(약 420여평)의 파일럿(실증) 시설을 세울 예정입니다.

이후 유럽과 싱가포르에서 규제 승인 절차를 시작하는 동시에 미국 시장을 예의주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는데요.

특히, 현재 세계에서 가장 발전된 배양육 생태계를 갖고 있는 싱가포르에서 먼저 승인을 받을 것이라 언커먼은 전망했습니다. 3~5년 이내에 돼지고기 배양육 소매를 싱가포르에서 시작하는 것이 목표라고 회사 측 덧붙였습니다.

한편, 볼락 CEO는 언커먼의 배양육에 유전자편집 기술이 사용되지 않았기 때문에 타사보다 규제 승인이 더 쉬울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저작권자(©) 그리니엄,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