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 에너지’라 불리는 삼투압 발전이 마침내 실험실을 벗어나 상용화 단계에 진입했습니다.
프랑스 스타트업 스위치 에너지(Sweetch Energy)가 개발한 이온 나노 삼투 확산(INOD) 기술은 기존 막(멤브레인) 대비 무려 20~25배의 효율을 달성하며 상용화의 문을 열었습니다.
이미 일본 후쿠오카에서는 아시아 최초의 삼투압 발전소가 2025년 8월 가동을 시작했으며, 태양광이나 풍력과 달리 24시간 안정적으로 전력을 생산할 수 있어 차세대 재생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삼투압 발전은 전 세계 전력 수요의 최대 15%까지 충족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 혁신 기술입니다. 바닷물과 민물이 만나는 지점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삼투 현상을 이용합니다.
염분 농도가 낮은 민물이 반투막을 통해 염분 농도가 높은 바닷물 쪽으로 이동하면서 발생하는 압력 차이를 터빈으로 활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원리입니다. 1970년대부터 연구되었지만, 막의 낮은 효율성과 높은 비용 문제로 실용화에 난항을 겪어왔습니다.
기술 혁신이 이끄는 삼투압 발전의 글로벌 상용화 물결
기술적 한계를 돌파한 주역은 프랑스 스타트업 스위치 에너지입니다. 이 회사가 개발한 INOD 기술은 생체 유래 나노튜브 구조를 활용한 이온 선택성 막으로, 기존 1W/㎡에 불과했던 삼투 성능을 약 20~25W/㎡까지 폭발적으로 끌어올렸습니다.
더욱 주목할 점은 재료비를 기존 대비 약 10분의 1 수준으로 낮춰 경제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는 사실입니다.
스위치 에너지는 론강과 지중해가 만나는 프랑스 남부에 파일럿 플랜트 ‘오스모론(OsmoRhône)’을 2024년 말 가동했습니다.
니콜라 외제(Nicolas Heuzé) 최고경영자는 향후 10년 내 500메가와트(MW) 규모의 대형 시설을 구축해 마르세유와 주변 지역 약 190만 명에게 전력을 공급할 계획을 밝혔습니다. 이는 중소 규모 화력발전소에 맞먹는 대규모 용량입니다.
삼투압 발전 상용화는 유럽에서 첫 신호탄을 쏘아 올렸습니다. 덴마크 마리아게르에서는 2023년 세계 최초의 상업 규모 삼투압 발전소가 가동을 시작했습니다. 아시아에서는 일본 후쿠오카 지역 상수도 사업단이 운영하는 첫 삼투압 발전소가 2025년 8월부터 전력 생산을 가동 시작했습니다.
연간 88만 킬로와트시(kWh)의 전력을 생산하며, 발전 용량 110 킬로와트(kW)로 약 200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규모입니다.
이 발전소는 해수담수화 과정에서 나오는 고농도 염수와 하수처리장의 처리수를 활용해 효율성을 높였으며, 건설비는 약 7억 엔(약 66억 원)에 달합니다.
삼투압 발전의 가장 큰 경쟁력은 안정성입니다. 태양광은 밤에, 풍력은 바람이 없을 때 발전이 중단되는 반면, 삼투압 발전은 강물이 바다로 흘러가는 한 24시간 지속적으로 전력을 생산합니다.
또한 발전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전혀 배출하지 않아 환경 친화적입니다. 특히 호주나 중동처럼 해안가에 염분이 높은 바닷물이 풍부한 지역에서 기저 전력원으로서 활용 가능성이 큽니다.
역설적이게도 기후변화로 그린란드 빙하가 녹으면서 늘어나는 민물 공급은 삼투압 발전에 유리한 조건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도 남아 있습니다. 물을 발전소로 펌핑하는 과정과 막을 통과할 때 발생하는 마찰 손실로 인해 순 에너지 획득량이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있습니다.
또한 대규모 설치를 위한 높은 초기 투자비용과 막의 내구성 문제도 극복해야 할 기술적 장벽입니다.
그럼에도 최근 기술 발전 속도와 실제 운영 사례들을 종합해 보면, 삼투압 발전은 기후변화 대응과 에너지 안보 확보, 해안 도시의 안정적 전력 공급원으로서 재생에너지 포트폴리오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