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기후테크 스타트업에 5,500만 달러 투자…이퀘이터의 전략은?

케냐와 영국에 본사를 둔 벤처캐피털 이퀘이터(Equator)가 아프리카 사하라 이남 지역의 기후테크 스타트업을 지원하기 위해 5,500만 달러(약 798억 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했습니다. 이번 펀드는 농업, 에너지, 모빌리티 등 다양한 분야의 초기 단계 스타트업에 투자될 예정입니다.

이퀘이터는 세계은행 산하 국제금융공사(IFC), 영국 국제투자(BII), 프랑스 프로파르코(Proparco) 등 주요 글로벌 금융 기관들의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니하드 자말(Nijhad Jamal) 이퀘이터 설립자 겸 매니징 파트너는 해당 펀드를 통해 약 15개 스타트업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현재까지 이퀘이터는 전기 오토바이 제조업체 로암(Roam)태양광 기반 관개 시스템 공급업체 선컬처(SunCulture)6개 스타트업에 투자했습니다.

이번 펀드를 통해 시드 단계 스타트업에는 75만~100만 달러(약 14억 원), 시리즈 A 단계 기업에는 최대 200만 달러(약 30억 원)를 투자할 예정입니다.

이퀘이터는 단순한 자본 투자뿐만 아니라 스타트업의 단위 경제성 개선, 거버넌스 강화, 지역 확장 전략도 지원하며, 일부 자금은 후속 투자와 후기 단계 라운드를 위해 배정될 계획입니다.

아프리카는 전 세계 에너지 관련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3% 미만을 차지하지만, 기후 변화의 영향은 가장 큰 지역 중 하나로 꼽힙니다.

세계기상기구(WMO)에 따르면,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의 기후변화 적응 비용은 연간 300억~ 500억 달러(약 43~72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퀘이터의 투자 전략… 경제성이 핵심 💰

이퀘이터는 아프리카 내 스타트업뿐만 아니라, 아프리카 시장으로 확장 가능한 상업적으로 실행 가능한 기후테크 스타트업을 적극적으로 찾고 있습니다.

벤처캐피털 시장 조사에 따르면, 이번 펀드는 초기 스타트업의 투자 위험을 줄이고, 더 큰 규모의 펀드들이 성장 단계에서 수천만 달러를 투자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니하드 자말 대표는 “그 어느 때보다 근본적인 기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과 확장 가능한 벤처에 투자해야 한다“며, “이번 투자는 단순한 원조가 아니라 글로벌 민간 자본을 유치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퀘이터의 10년 투자 계획은 포트폴리오 기업들이 비교적 여유 있게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지만, 투자자들에게 자본을 환원하는 것 또한 필수적이라고 자말 대표는 설명했습니다.

그는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하면 생태계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민간 자본과 다른 투자자들이 다음 펀드를 지원하지 않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최근 몇 년간 기후테크 투자 시장의 흐름도 변화하고 있습니다. 초기에는 사회적 영향(social impact)에 초점을 맞춘 투자가 많았지만, 현재 투자자들은 더 명확한 경제적 가치(economic value)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제 기업들은 단순한 ‘기후 변화 대응’이 아니라 명확한 수익성과 강력한 단위 경제성(unit economics)을 증명해야 합니다. 자말 대표는 “현재 투자자들은 단순한 영향력이 아니라, 실질적인 수익 경로(path to profitability)를 더욱 중시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현재 이퀘이터가 투자한 로암 일렉트릭(Roam Electric), 이비사(Ibisa), 레타(Leta) 등은 이러한 혁신적인 기술을 활용한 스타트업들입니다.

자말 대표는 “이제는 단순한 개발 지원이 아니라, 민간 자본을 동원해 지속적으로 확장 가능한 벤처에 투자해야 한다“며, “단위 경제성과 수익 모델을 확실히 갖춘 기업들이 더욱 주목받는 시대“라고 말했습니다.

 

▲케냐에 본사를 둔 전기바이크 회사인 로암(Roam)은 가장 혁신적이고 세계를 바꾸는 스타트업의 글로벌 순위인 2024 Impact/100 목록에 포함되었다. ©Roam

 

아프리카도 M&A가 대세! IPO보다 현실적인 출구 전략 🏢

이퀘이터는 단순한 투자사가 아니라 아프리카 기후테크 스타트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지원하는 핵심 플레이어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니하드 자말 대표는 블랙록(BlackRock)과 임팩트 투자사 아큐먼 펀드(Acumen Fund)에서 클린테크(CleanTech) 투자 경험을 쌓은 후, 이퀘이터의 전략과 유사한 초기 투자 펀드인 모자 캐피탈(Moja Capital)을 설립한 바 있습니다. 현재 그는 이퀘이터를 운영하며, 기후테크 스타트업들의 성장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퀘이터가 투자한 대표적인 스타트업 중 하나는 슈미트 패밀리 파운데이션(Schmidt Family Foundation)이 지원하는 케냐 기반 오프그리드 태양광 기업 ‘선컬처(SunCulture)’입니다.

또한, 소프트뱅크(SoftBank)가 투자한 ‘아폴로 농업(Apollo Agriculture)’과 ‘오디세이 에너지 솔루션(Odyssey Energy Solutions)’ 등도 포트폴리오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최근 기후테크 스타트업의 자금 조달 환경이 급변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수십억 달러를 조달해 IPO를 준비하는 스타트업 모델이 주류였다면, 이제는 보다 구조화된 생태계에서 운영되며 M&A(인수합병) 등을 통한 ‘현실적인’ 출구 전략(exit strategy)을 고려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2022년 Bboxx가 PEG Africa를 인수한 사례나, 최근 이퀘이터가 투자한 스티마코(SteamaCo)와 시프트파워솔루션(Shyft Power Solutions)의 합병과 같은 움직임이 아프리카내에서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자말 대표는 “수십억 달러 규모의 IPO보다, 1억 달러(1,452억 원) 수준의 인수합병(M&A)이 더 현실적인 출구 전략이 될 것“이라며, “이러한 방식이 투자자들에게도 안정적인 수익을 제공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기후테크 산업의 성장과 함께, 이퀘이터는 단순한 투자사가 아닌 아프리카의 기후테크 혁신을 촉진하는 중요한 연결 고리로 자리 잡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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