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인해 빠르면 2030년대 캐나다 북극해 허드슨만 일대 북극곰이 멸종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왔습니다.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등에 의하면, 세계 북극곰 개체수는 약 2만 6,000마리가 남아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중 캐나다 북극해는 세계에서 북극곰이 가장 많은 서식지로 꼽힙니다.
허드슨만 일대 바다는 겨울에는 얼어 있다가 여름이 되면 녹습니다. 그런데 기후변화로 인해 평균 기온이 오르며 해빙(海氷) 기간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얼음덩어리, 즉 유빙(流氷) 위에서 사냥하는 북극곰의 생존에 치명적입니다.
줄리엔 스트로브 캐나다 매니토바대 지구관측과학센터 교수팀은 최근 이같은 연구결과를 과학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지구&환경’에 지난 13일(이하 현지시각) 공개했습니다.
기후변화로 해빙 기간 늘어…“183일 이상일 경우 북극곰 생존 어려워” 🐻❄️
북극곰은 유빙 위에서 물개를 사냥해 먹이를 삼습니다. 대개 얼음 위에서 전력 질주를 하기 위해선 두꺼운 얼음이 필요합니다. 문제는 기후변화로 인해 북극해 해빙 기간이 줄어들고 있단 것입니다.
연구팀에 의하면, 캐나다 허드슨만 동부 해빙(海氷)은 지난 5월 모두 사라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해당 지역은 통상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는 6월부터 녹습니다. 동부 해빙이 5월에 완전히 사라진 것은 1979년 관측 이래 처음입니다.
지난 30년간 허드슨만 일대 평균기온은 1℃ 이상 올랐습니다. 해빙 없는 기간 역시 약 120일에서 150일로 길어졌습니다. 통상 북극곰은 해빙이 없는 기간이 183일 이상으로 길어지면 생존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합니다.
얼음이 모두 녹아 물개 사냥이 어려울뿐더러, 다른 먹잇감을 찾는 것도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통상 북극곰은 해빙 기간 축적된 지방에 의존해 생존해야 합니다.
“최선 시나리오서도 허드슨만 일대 북극곰 생존 가능성 0% 가까워” 📉
연구팀은 북극곰 수가 이미 감소한 것으로 보고된 허드슨만 서부와 남부 기온 변화를 기후모델로 예측했습니다. 서부 지역은 1987년과 비교해 북극곰 개체수가 절반 이하로 줄어든 상태입니다.
그 결과, 허드슨만 서부와 남부에서 평균 기온이 각각 2.1℃와 2.6℃ 상승하면 해빙 없는 기간이 183일을 넘었습니다.
사실상 건강한 성체 북극곰이 생존에 어려워 멸종한단 것이 연구팀의 설명입니다.
나아가 북극곰의 번식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해빙이 봄에 더 일찍 발생해 11월과 1월 사이에 태어나는 새끼 북극곰의 수유기간을 단축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겨울철 캐나다 허드슨만 해빙 기간이 줄어들었을 뿐더러, 얼음 두께 역시 1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앤드류 데로처 캐나다 앨버타대 생물학과 교수는 북극곰이 사냥을 위해 전력 질주하기 위해선 얼음 두께가 최소 2배가 돼야한단 점을 강조했습니다.
데로처 박사는 “(연구팀의) 최선의 분석은 금세기 말까지 북극곰이 존재한다”는 것이라면서도 “허드슨만 일대 북극곰은 (생존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밝혔습니다.
연구 주저자, 파리협정 2℃ 이내 목표 지켜야 북극곰 생존 가능성 ↑ 🚨
연구 주저자 겸 북극 전문 기후과학자인 스트로브 박사는 “허드슨만 남부 북극곰 멸종은 이미 임박한 상태”라며 “허드슨만 서부 생태계도 곧 이같은 변화를 따를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습니다.
그는 이어 “현재 학계 주류 연구들이 허드슨만 북극곰 개체수를 놓고 과대평가하는 것 같다”며 “현 속도로 해빙이 줄어들면 북극곰들이 사냥할 수 있는 기간도 극단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우려된다”고 경고했습니다.
스토르브 박사는 이어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2℃ 이내로 제한해야 만 허드슨만 북극곰들이 생존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