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개발사인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가 투자한 소형모듈원전(SMR) 스타트업 오클로가 현지시각으로 지난 10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했습니다.
오클로는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이하 스팩)와 합병하는 방식으로 우회 상장해 이날 거래를 시작했다.
오클로는 2013년 설립된 스타트업입니다. 극소형 SMR, 일명 ‘오로라(Aurora)’를 개발 중입니다. 대학 캠퍼스 등에 들어설 정도로 규모가 작단 것이 오클로 측의 설명입니다.
궁극적으로는 다른 원자력발전소에서 나온 사용후핵연료를 연료 삼아 발전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그러나 상장 첫날 오클로 주가는 전날보다 약 54% 폭락했습니다.
20일 그리니엄이 뉴욕증권거래소를 확인한 결과, 5월 17일 기준 오클로의 주가는 상장 첫날 대비 소폭 상승한 상태입니다.
증시 상장 서두른 오클로, 우회 상장 덕에 3.6억 달러 자금 확보 💸
구체적인 결과물이 없는 상태에서 증시 상장을 서두른 결과가 주가 폭락으로 이어졌단 것이 대체적인 분석입니다.
오클로는 SMR을 개발·제작하여 전기를 시장에 판매할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1,000㎿(메가와트)급 기존 원전 용량보다는 작은 약 15㎿급 SMR입니다.
오클로 측은 “(오로라가) 핵연료 추가 공급 없이도 10년 이상 작동이 가능하다”고 주장합니다. 해당 기술력은 에너지부 산하 국립연구소 내 실험 ‘EBR-II’를 통해 입증됐습니다.
단, 현재 가동 중인 SMR은 없습니다.
오클로는 2027년 가동을 목표로 미 아이다호주에 SMR 건설을 추진 중입니다. 이를 위해 미 에너지부로부터 200만 달러(약 27억원) 규모의 기술사업화기금을 지원받은 바 있습니다.
그 대신 오클로는 이번 우회 상장을 통해 3억 6,000만 달러(약 4,879억원) 이상의 자금을 확보했습니다. 사측은 이 자금을 기반으로 신규 SMR 개발에 속도를 낸단 구상입니다.
챗GPT 아버지, 올트먼 CEO가 SMR 기업 ‘오클로’에 투자한 까닭 🤔
그렇다면 올트먼 CEO는 왜 오클로에 투자한 것일까요?
그는 2014년부터 오클로에 투자해 왔습니다. 현재는 오클로 이사회 의장도 맡고 있습니다. 이번에 오클로가 우회 상장한 SPAC 기업 역시 올트먼 CEO가 설립한 ‘알트씨(ACCC)’란 곳입니다.
올트먼 CEO는 오클로에 투자한 이유에 대해 ‘인공지능(AI)’ 때문이라고 답했습니다.
그는 작년 7월 경제전문매체 CNBC에 “향후 AI 사용은 계속 확장될 것”이라며 “이는 엄청난 양의 에너지를 필요로 할 것”이라고 피력했습니다.
미래 전력수요를 감당하기 위해선 현재의 에너지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출 기술이 필요하단 것이 올트먼 CEO의 설명입니다. 그는 “원자력 없이는 그 미래를 달성할 방법이 없다”며 “현존하는 어떤 기술보다 효율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같은 이유로 올트먼 CEO는 오클로 외에 미국 핵융합 스타트업 헬리온에너지에도 개인적으로 투자한 바 있습니다. 투자 규모는 약 3억 7,500만 달러(약 5,083억원)입니다.
단계별 규제 등 장애물 직면한 ‘오클로’…“1억 달러 계약도 돌연 취소” ⚖️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소개서에 의하면, 오클로는 자사를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에 설계·건설·운영 등을 모두 포함한 ‘맞춤형 통합 자격 신청서(COLA)’를 성공적으로 제출한 유일환 회사라고 소개합니다.
물론 오클로가 2027년에 첫 SMR을 가동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합니다.
미국 내 다른 SMR 개발업체와 마찬가지로 오클로 역시 규제 문제에 직면했기 때문입니다. 2020년 NRC는 에너지부 산하 국립아이다호연구소(INL)에 SMR을 건설하겠단 오클로 측의 신청을 반려했습니다.
단계별 추가 규제와 승인, 인허가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여기에 공급망 대란 여파로 주요 원자재 가격이 상승한 것도 오클로 입장에서는 불리합니다. 실제로 아이다호주에서 첫 SMR 개발을 추진하던 뉴스케일파워도 건설비 급증에 따른 비용 상승 문제로 미국 내 첫 사업이 무산됐습니다.
더욱이 지난해 11월 미 공군과 국방조달본부(DLA)와 맺은 1억 달러(약 1,355억원) 규모의 SMR 건설 계약도 돌연 철회됐습니다.
오클로는 당초 미 알래스카주에 있는 아일슨 공군기지 등에 SMR을 건설하기로 계약을 맺었습니다. 계약 취소 건은 현지 탐사보도매체 ‘노스저널’을 통해 처음 알려졌습니다.
타 입찰자가 군사 계약 규정에 따른 의무를 언급하며 항의한 결과. 공군과 DLA가 “추가 고려가 필요하다”며 계약을 취소했단 것이 매체의 설명입니다. 미 공군과 DLA 모두 해당 계약 취소 건에 대해서 별도의 입장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美 에너지부 전폭 지지…오클로 CEO, SMR 미래 낙관 전망” ⚡
이같은 역풍에도 불구하고 오클로는 미래를 낙관적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제이콥 드윗 오클로 CEO는 지난해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SMR은) 대규모 배치가 아닌 소규모로 여러 곳에 배치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오클로는 현재 SMR 1기(15㎿ 기준)를 약 6,000만 달러(약 813억원) 이내에 설치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미 에너지부 역시 오클로를 관심 있게 보고 있습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기후대응과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선 원자력이 필요하단 입장입니다. 현재 차세대 원전 개발을 위해 60억 달러(약 8조원) 규모의 예산을 배정했습니다.
실제로 오클로는 2022년 에너지부의 첨단 원자료 상용화를 위한 4개 프로젝트 중 한 곳으로 선정됐습니다. 사용후핵연료를 재사용할 수 있단 점이 선정 이유였습니다.
오클로는 같은해 에너지부로부터 610만 달러(약 82억원) 규모의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현재 에너지부 산하 아르곤국립연구소에서 실험을 진행 중입니다.
여기에 올해 3월에는 에너지부의 ‘게인(GAIN) 프로그램’에도 선정됐습니다. 이는 원자력 혁신기술을 촉진하는 것을 목표로 한 에너지부의 이니셔티브입니다. 보조금을 통해 오클로의 SMR 시험설비 설계 등을 지원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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