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반도체 산업 지원을 위한 디지털 트윈 개발 연구소에 2억 8,500만 달러(약 3,870억원)를 지원할 예정입니다.
미국 상무부는 이같은 내용의 ‘칩스 매뉴팩처링 USA 연구소(이하 칩스 연구소)’ 설립·운영을 위한 재정지원공고(NOFO)를 지난 6일(이하 현지시각) 발표했습니다.
해당 자금은 자국 반도체 제조 활성화를 골자로 한 ‘반도체 및 과학법(이하 칩스법·CHIPS and Science Act)’을 통해 조달됩니다.
디지털 트윈은 물리적으로 존재하는 사물들을 각종 변수와 조건까지 그대로 가상세계에 복사하여 시뮬레이션을 돌리는 기술을 말합니다. 기후대응에서도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습니다.
美 정부, 반도체 지원 위한 ‘디지털 트윈 연구소’ 설립 발표 🤔
칩스 연구소는 미 상무부 산하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의 ‘칩스 포 아메리카’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진행됩니다.
프로그램에 의하면, 연구소는 차세대 반도체 제조·조립, 실험 절차 개발·검증 속도 상향을 목표로 디지털 트윈 접근 방식을 연구합니다.
2억 8,500만 달러 규모의 자금은 ▲연구소 운영 ▲디지털 트윈 기초 및 응용 연구 ▲물리적·디지털 시설 구축 ▲인력 교육 등에 소요될 예정입니다.
반도체 생산에 디지털 트윈 기술을 적용할 시 생산 시간과 비용을 절약하고 효율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됩니다. 나아가 생산 공정에 투입되는 에너지와 자원을 분석해 낭비를 막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반도체 생산은 미세공정이 결합되어 있어 약간의 결함에도 피해가 큽니다. 따라서 디지털 트윈으로 생산에서의 예측 가능성을 높인다면 생산성 향상과 수율 관리에 큰 도움이 됩니다.
동일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어 공급망 병목을 사전에 해소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입니다.
아라티 프라브하카르 백악관 과학기술정책국 국장은 디지털 트윈을 통해 반도체의 설계 ‘리드타임(lead time)’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리드타임이란 고객의 주문부터 납품까지의 소요 시간을 뜻합니다.
그는 디지털 트윈 접근 방식을 사용하면 반도체 설계 과정의 일부분이 “몇 달에서 며칠로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 국립표준기술연구소는 오는 16일, 자세한 설명을 위한 온·오프라인 회의를 개최할 예정입니다.
“디지털 트윈 연구소 목표는 ‘자국산 반도체 자급”…기후테크에도 희소식 📣
이번 정책은 글로벌 공급망, 특히 중국에 대한 미국의 의존도를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혁신과 산업경쟁력을 촉진해 미국 경제안보를 강화한다는 것입니다.
지나 라이몬도 상무부 장관은 이와 관련해 “디지털 트윈 기술은 반도체 연구·개발·제조(R&DP) 분야의 혁신을 촉발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이는 미국의 연구·개발에 투자하는 경우에만 가능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프라브라카르 국장 또한 이번 법안이 미국이 해외 기업에 덜 의존하고 반도체 공급망 위험에 덜 노출되도록 만드는 중요한 단계라고 피력했습니다.
한편, 이번 정책은 반도체 생산을 가속해 기후테크 업계에도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기대됩니다.
반도체는 기후대응의 핵심 부품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청정에너지와 전기자동차·인공지능(AI) 등 탄소감축 기술부터 기상이변 예측 등 기후적응까지 광범위하게 사용되기 때문입니다.
또 반도체 산업의 온실가스 배출·물소비량 등 환경영향을 줄이는데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 세계 최대 반도체 TSMC 이미 도입…삼성전자도 2025년 시범 적용 🏗️
반도체 산업에 디지털 트윈을 적용한단 구상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독일 기업 보쉬는 2021년 반도체 공장 일부에 디지털 트윈을 적용한 바 있습니다.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 기업 TSMC 또한 일찍이 디지털 트윈 기술을 적용해 수율 관리 생태계를 구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삼성전자 또한 2030년까지 반도체 공장에 디지털 트윈을 구현할 계획입니다. 2022년 디지털 트윈 도입을 발표한 뒤 엔비디아와 협력해 관련 작업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이르면 내년부터는 시범 적용이 진행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