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500대 푸드테크 기업을 살펴본 결과, 대체단백질이 여전히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생명공학이 미래 푸드테크 산업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푸드테크 컨설팅 기업 포워드푸딩은 ‘2023 푸드테크 500’ 보고서를 공개하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지난달 13일(이하 현지시각) 발표됐습니다.
푸드테크 500은 푸드테크 산업에서 가장 혁신적인 스타트업 500곳을 선정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미 경제전문지 포춘이 매년 세계 상위 500대 기업을 정리한 ‘포춘 500’ 목록에서 영향을 받았습니다. 보고서는 올해로 5회차를 맞았습니다.
포워드푸딩은 2023년 푸드테크 업계를 살펴본 결과, 투자가 급감했음에도 “낙관할 여지는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보고서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무엇일까요? 그리니엄이 살펴봤습니다.
[편집자주]
푸드테크 500대 기업, 식물성 대체단백질·정밀농업 우세 📜
2023 푸드테크 500 보고서 작성에 77개국 1,500여개 기업이 신청했다고 기관은 밝혔습니다. 포워드푸딩은 이들 기업을 비즈니스 규모와 디지털 발자국, 지속가능성 등을 기준으로 300점 만점으로 점수화했습니다.
비즈니스 규모는 직원 수, 자금 조달 단계 등의 재무 지표가 반영됩니다. 디지털 발자국은 홈페이지 트래픽과 소셜미디어(SNS) 성과 등 성장세를 반영하는 지표가 고려됐습니다.
그 결과, 57개국 500개 기업이 선정됐습니다.
분야별로는 ▲애그테크(34.6%) ▲차세대 식음료(28.6%) ▲잉여·폐기물 관리(10.8%) ▲식품 가공(9.8%) ▲식량안보·추적성(8%) ▲식품 운송(4%) ▲소비자 애플리케이션(앱)·서비스(2.4%) ▲주방·식당 기술(1.8%)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포워드푸딩의 분석에 의하면, 푸드테크 내에서도 식물성 대체단백질의 우세는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경기침체로 인해 식물성 대체단백질 기업 대다수가 고전을 면치 못했던 것을 고려하면 눈여겨볼 지점입니다.
34개 세부 영역에서 식물성 대체단백질 기업이 63곳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정밀농업(55곳)과 수직농장(46곳) 기업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같은 차세대 식음료 분야에서도 정밀발효 단백질(33곳)이나 세포배양 단백질(23곳)과 비교하면 식물성 대체육이 훨씬 높은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상위 10개 기업 목록에서도 대체단백질 기업이 다수 포함됐습니다. 네이처스파인드(1위)·인섹트(3위)·미티푸드(6위)·휴라푸드(7위)·노벨푸드(9위) 등입니다.
푸드테크 산업 투자 2021년 정점 대비 74% 급감…“낙관 여지 있어” 💰
한편, 2023년은 푸드테크 업계에서 유독 어려운 시기로 분석됐습니다.
푸드테크 산업 내 투자는 2021년 6,410억 달러에서 2023년 1,710억 달러(약 230조원)로 74% 감소했습니다. 지난해 파산 또는 폐업을 결정한 푸드테크 기업도 많았습니다. 폐업·파산 소식이 잇따른 수직농장 분야가 대표적입니다.
그럼에도 “낙관할 여지는 있다”는 것이 포워드푸딩의 분석입니다.
우선 투자액 감소폭(74%) 대비 거래 건수의 감소폭(44%)은 비교적 낮았습니다. 어려운 투자 상황에서도 투자 건수 자체는 선방했단 것이 기관의 평가입니다.
중위 투자액은 2021년 310만 달러에서 2023년 350만 달러(약 47억원)로 증가했습니다. 대규모 투자가 줄어든 반면, 소규모 초기 단계 투자 비중은 증가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창업 극초기(사전 시드·시드 투자) 비중이 2021년 전체 36%에서 2023년 61%로 급증한 것도 이를 뒷받침합니다.
포워드푸딩은 “전문가와 임팩트투자자를 중심으로, 덜 성숙하지만 더 영향력 있는 기술에 광범위하게 투자하는 경향이 드러났다”고 분석했습니다.
분야별로 살펴본 2024년 푸드테크 업계 전망은? 🤔
이번 보고서에는 2023년 푸드테크 분야별 주요 동향에 대한 분석도 담겼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대체단백질|위기서 기회로
포워드푸딩은 보고서에서 대체단백질 업계가 전반적으로 위기에 처했단 점을 인정했습니다.
식물성 대체단백질은 높은 가격과 부족한 맛으로 인해 고전하고 있습니다. 배양육은 생산규모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에 대체단백질 업계에 대한 투자는 2021년 이후 62% 감소했습니다.
그럼에도 보고서는 “현재의 위기가 장기적으로는 이 산업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위기 요인이 기업이 수익성 전환에 집중하게 만들고 기업 통폐합을 야기해 업계의 고도화를 이끌어낼 수 있단 분석입니다.
특히, 기성 식품 기업과 스타트업의 전략적 파트너십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2️⃣ 배양육|불법화-제도화 병행
한편, 배양육 산업에서는 배양육 금지화와 제도화 물결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탈리아는 지난해 11월 배양육 제조·유통·판매 금지 법안이 하원을 통과했습니다. 그 다음달(12월) 프랑스에서는 보수 정당인 공화당이 배양육 금지법을 발의했습니다. 지난달에는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배양육 금지 법안이 하원을 통과해 주지사 서명만 남은 상태입니다.
동시에 작년에는 미국이 싱가포르에 이어 배양육 판매를 허가한 두 번째 나라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네덜란드는 지난해 7월, 유럽 최초로 배양육 시식을 허용하며 산업 육성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보고서는 영국·캐나다·이스라엘 등이 배양육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단 점도 언급했습니다.
3️⃣ 생명공학|차세대 ‘뉴블랙’
나아가 생명공학이 “뉴블랙(New Black)”이 될 것이라고 기관은 예측했습니다. 이는 갑자기 유행하거나 인기를 끌고 있단 것을 뜻합니다.
생명공학이 대체단백질을 넘어, 공급망의 다양한 단계에서 주목받을 것이란 분석입니다. 종자 유전학, 바이오코팅, 바이오소재 등이 거론됐습니다.
특히, 농업과 생명공학이 접목된 ‘애그바이오테크(Ag Biotech)’에 주목해야 한단 것이 보고서의 설명입니다. 유전자조작 종자, 식물 분자농업이 이에 속합니다.
실제로 세계 농식품기술 투자에서 애그바이오테크의 비중이 2021년 3.83%에서 2023년 6.34%로 급증했다고 보고서는 밝혔습니다.
500대 기업 목록에서도 애그바이오테크 기업이 2021년 17개에서 2023년 36개로 늘었습니다.
4️⃣ 실내농업|‘기후전략’ 지역서 성장 기대
마지막으로 수직농장·스마트팜 등 실내농업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기후전략’ 관점에서 계속 확대될 것으로 보고서는 내다봤습니다.
수직농장 업계는 에너지 비용 상승과 투자 위축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미국 앱하베스트, 독일 인팜 등 선도기업 다수는 폐업 또는 파산을 선언한 상황입니다.
그러나 기후변화의 위험과 수입 식품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지역, 즉 기후전략 지역에서는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고 보고서는 말합니다. 이들 지역에는 실내농장에 정부가 투자를 주도할 수 있단 뜻입니다.
네덜란드 원예기업 반더호벤이 사우디아라비아의 수직농장 건설을 대표적인 사례로 꼽을 수 있습니다.
[2023 푸드테크 500 모아보기]
① 2024년 푸드테크 업계 전망은?
② 2023년 푸드테크 500 발표, 올해 주목해야 할 상위 10대 기업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