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마니아의 소형모듈원전(SMR) 개발 사업에 미국 정부가 40억 달러(약 5조 3,500억원)를 지원한단 발표 직후 뉴스케일파워의 주가가 장중 한때 29% 상승했습니다.
뉴스케일파워는 우리나라 삼성물산과 협력해 루마니아에서 SMR 개발 사업을 추진 중입니다. 노후화된 석탄화력발전소에 SMR 6기를 설치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총 426㎿(메가와트) 규모입니다.
지난 24일(이하 현지시각) 그리니엄이 미국 뉴욕증시를 확인한 결과, 미 정부 발표 당일(18일) 뉴스케일파워 주가는 전날보다 29% 상승한 10.1달러(약 1만 3,50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그러나 이튿날(19일) 미국 대형은행인 웰스파고가 뉴스케일파워의 목표 주가를 하향 조정하면서 회사 주가는 30% 이상 급락했습니다.
그 결과, 뉴스케일파워 주가는 지난 22일 기준 4달러(약 5,30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SMR 개발 기업 뉴스케일파워, 고전 면치 못하는 이유 🤔
2007년 문을 연 뉴스케일파워는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로부터 최초로 SMR 설계 인증받으며 기대받은 기업입니다.
우리 기업 또한 뉴스케일파워에 지분투자를 한 상태입니다. 두산에너지빌리티(1억 300만 달러), 삼성물산(7,000만 달러), GS에너지(4,000만 달러) 등 국내 대기업 여러 곳이 뉴스케일이 우리돈으로 약 2,800억 원을 지분투자했습니다.
이에 힘입은 뉴스케일파워는 2022년 5월 미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에 성공합니다. 사측에 따르면, 설립 후 2023년까지 뉴스케일파워가 투자받은 금액만 18억 달러(약 2조 4,200억원)에 달합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뉴스케일파워는 고전을 면치 못하는 모습입니다.
작년 11월 회사는 미 중서부 아이다호주에서 추진되던 첫 SMR 개발 사업이 무산됐단 소식을 전합니다. 공급망 대란 등의 여파로 사업비가 늘어난 반면, 이를 구매할 여력을 갖춘 전력구매 계약자를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미국 증권가를 중심으로 뉴스케일파워의 사업이 과장됐단 회의론이 제기됐습니다. 암호화폐 채굴업체인 스탠다드파워와 사측이 맺은 계약이 결정적이었습니다. 이 계약은 오는 2029년부터 1,848㎿ 규모의 전력을 SMR이 제공하는 것을 골자로 합니다.
그런데 해당 암호화폐 업체의 전직 경영진 주식사기 이력과 뉴스케일파워의 전(前) 최고재무책임자(CFO)가 해당 계약 직후 보유한 회사 지분을 모두 매각했단 사실을 지적하는 보고서가 공유됐습니다.
사측은 이에 대해 해명했으나,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이후 뉴스케일파워 주가는 연이어 하락했습니다.
캐나다계 투자사 케너코드 “美 전력 수요 급증 속 SMR 잠재성 충분” 📈
이같은 여파로 지난 1월 회사는 전체 직원의 28%인 154명을 해고했습니다. 회사 재무 상황도 좋지 않습니다. 수익은 없는 반면, 적자는 계속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지난 14일 뉴스케일파워가 발표한 ‘2023년 4분기(Q4)’ 보고서에 의하면, 지난해 회사 순손실은 1억 8,010만 달러(약 2,400억원)에 달합니다. 같은기간 매출은 2,280만 달러(약 307억원)에 불과했습니다.
일단 뉴스케일파워는 향후 사업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내다보는 분위기입니다. 회사 최고경영자(CEO)인 존 홉킨스는 “(사측은) 상업용 SMR 개발에서 ‘퍼스트 무버(선두주자)’로서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며 “산업, 유틸리티, 중앙·지방정부, 기타 기관으로부터 지속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캐나다계 투자사 케너코드 제뉴이티(이하 케너코드) 또한 뉴스케일파워에 대해서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미국 내 전력 수요가 급증한 가운데 SMR이 그 수요를 충당할 잠재력이 충분하단 것이 케너코드의 분석입니다.
또 현재까지도 미 원자력규제위로부터 SMR 설계를 입증한 곳은 뉴스케일파워가 최초이자 유일합니다.
웰스파고, SMR 시세 하향 조정한 까닭 “불확실성 재무상태·사업 구조” 💸
그러나 미국 4대 은행인 웰스파고는 뉴스케일파워의 현 재무상태를 지적합니다. 웰스파고는 투자전문매체 스트라이트인사이더에 이같은 지적을 지난 19일 발표했습니다.
웰스파고는 “SMR에 대한 투자자들의 열정이 ‘잘못’ 인도됐다고 본다”고 밝혔습니다. 회사의 현 재무 상태로는 9개월만 사업이 가능하단 것이 기관의 진단입니다.
뉴스케일파워가 주력으로 밀고 있는 ‘보이저(VOYGR)’를 구매할 만한 고객이 충분하지 않단 것도 문제입니다.
또 태양광·풍력 등 다른 에너지원과 비교해 비용 경쟁력 면에서 떨어진다고 기관은 덧붙였습니다.
구체적으로 풍력·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를 통한 생산단가는 메가와트시(MWh)당 50달러(약 6만 7,000원)인 반면, 뉴스케일파워의 SMR 보이저를 통한 생산단가는 MWh당 75~100달러(약 10만~13만원)에 이른단 것이 기관의 설명입니다.
웰스파고는 ‘차세대 원전’으로 꼽히는 SMR 분야에서 뉴스케일파워가 선두주자이지만, 현 재무상태와 사업 구조로는 결코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평가했습니다.
그 결과, 웰스파고는 뉴스케일파워의 목표 주가를 기존 7.5달러(약 1만원)에서 4.5달러(약 6,000원)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이는 뉴스케일파워가 2030년대 중반까지 연간 SMR 판매량을 30개, 약 2,300㎿ 규모를 달성한단 가정에 조정된 것입니다.
[SMR 동향 모아보기]
① 루마니아 SMR 개발…美·中·EU 복잡한 셈법 드러내
② 웰스파고, 뉴스케일파워 주가 시세 하향 조정한 까닭은?
③ EU ‘친원전’ 회원국, 에너지안보·기후대응에 원전 확대 모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