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기자동차 기업 BYD(비야디)가 인기 전기차 모델의 가격 인하를 단행하며 가격경쟁에 불을 붙였습니다.
21일 그리니엄이 BYD 홈페이지를 확인한 결과, BYD는 자사의 소형 전기차 ‘시걸(Seagull)’의 중국 내 판매가격을 6만 9,800위안(약 1,300만원)으로 책정했습니다. 이는 종전 대비 5% 인하한 것입니다.
앞서 BYD는 글로벌 시장에서 인기 모델인 ‘아토3(Atto3)’ 가격은 12%, ‘친플러스EV(Qin Plus EV)’ 가격’은 15% 내리는 등 2024년 들어 전 차종의 가격을 인하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로이터통신은 “중국 내 잔혹한 가격경쟁의 불씨를 더욱 부채질했다”고 평가했습니다.
나아가 BYD의 해외 진출이 본격화됨에 따라 세계 전기차 업계가 경계해야 한단 목소리가 나옵니다.
초저가 경쟁으로 전 세계 흔든 中 BYD, ‘1만 달러 전기차’ 출시 💸
BYD는 중국의 전기차 1위 기업인 동시에 2022년을 기점으로 세계 전기차 1위에 오른 기업입니다.
가격경쟁력을 기반으로 중국 내수 시장을 꽉 잡은 덕분입니다.
BYD의 전기차 중에서도 가장 저렴한 모델이 바로 시걸입니다. 짐 공간과 승객석이 통합된 소형 차량, 즉 해치백 구조의 차량입니다.
시걸은 2023년 처음 출시 당시 최저 7만 3,800위안(약 1,372만원)의 저렴한 가격으로 화제를 모았습니다. 공개 첫날 주문 체결 대수만 1만 대에 달합니다.
BYD는 올해에는 새 모델을 선보이면서 가격을 더욱 인하했습니다. 이에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은 미화로 “1만 달러(약 1,300만원)의 전기차가 등장했다”고 전했습니다.
이는 미국 전기차 평균 가격의 6분의 1에 불과합니다. 전기차를 1만 달러에 판매하는 곳은 BYD가 거의 유일합니다.
물론 이는 중국 내수 가격입니다. 그럼에도 이 정도의 가격 격차는 관세를 적용하더라도 저렴할 정도의 가격우위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BYD, 초저가 전기차로 승부수 띄운 까닭? 🤔
BYD가 가진 가격경쟁력의 비결은 무엇일까요?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꼽힙니다.
먼저 BYD는 배터리부터 차량용 반도체, 소프트웨어까지 전기차 전체 부품의 75%를 자체 생산합니다. 일종의 수직계열화입니다. 부품 자체 생산을 통해 비용을 절감한단 것입니다. 이는 테슬라가 전기차 경쟁력을 갖출 수 있었던 비결로 알려져 있습니다.
여기에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기술혁신을 통해 저렴한 배터리로 가격경쟁력을 잡았습니다. 테슬라와 달리 초기부터 초저가 전기차 개발에 집중해 관련 기술력을 쌓았다는 점도 강점입니다.
BYD가 이전보다 더 공격적으로 가격경쟁에 나선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바로 중국 시장 내 전기차 판매 둔화와 생산과잉 때문입니다.
중국 전기차 시장은 지난 몇 년간 정부의 보조금과 지원 정책으로 폭발적으로 성장했습니다. 2023년 기준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의 60%가 중국에서 판매됐을 정도입니다. 이에 중국 정부는 지난해부터 전기차 보조금 정책을 중단했습니다. 전기차 기업이 충분히 성장했다고 판단한 것.
그 결과, 보조금 삭감으로 수요가 둔화하며 2023년 중국 전기차 성장률은 21%에 그쳤습니다. 전년 성장률 74% 대비 급락한 수치입니다.
BYD의 올해 2월 전기차 출하량 또한 전년 동기 대비 36% 급감한 12만 대에 그쳤습니다. 중국승용차협회에 의하면, 월간 출하량 기준으로 2022년 이후 최저치입니다.
美 전기차 업계 초비상…“의회, 관세 125% 상향 논의도” 🚨
BYD는 가격 인하와 함께 해외 진출을 서두르는 모양새입니다.
이에 각국의 자동차 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BYD는 2022년 일본, 2023년 유럽 및 남미 시장에 진출했습니다.
특히, 미국 완성차 기업이 느끼는 심각성은 막대합니다.
짐 팔리 포드자동차 최고경영자(CEO)는 BYD가 내놓은 시걸에 대해 “정말 훌륭하다”면서도 “중국과 경쟁할 수 없는 자동차 기업은 가까운 시일 내에 매출의 30%를 잃을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카를로스 타바레스 스텔란티스 CEO 또한 “중국은 지구상에서 전기차를 내연기관차 가격에 공급할 수 있는 유일한 나라”라며 “중국의 공세는 우리가 현재 직면한 가장 큰 위험”이라고 밝혔습니다.
BYD는 아직 미국 시장에 진출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지난 2월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BYD가 멕시코 공장 설립을 검토 중이란 보도를 전한 바 있습니다. 이를 놓고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한 첫 단추 아니냔 우려가 나온 바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스텔라 리 BYD 부사장은 미 야후 파이낸스와의 인터뷰에서 당분간 미국 시장 진출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그럼에도 BYD를 비롯한 중국 전기차를 견제하려는 움직임이 미국 내에서 일고 있습니다. 당장 중국산 전기차 관세를 대폭 상향하는 법안이 미국 의회에서 발의된 상태입니다.
해당 법안은 공화당 소속 조시 홀리 상원의원(미주리주)이 지난달 28일 발의했습니다.
중국산 전기차 관세를 현재 27.5%에서 125%로 상향하는 것을 골자로 합니다. 중국 기업이 생산한 자동차라면 생산지역과 관계 없이 관세가 부과됩니다. 중국 기업이 자유무역협정(FTA)을 활용해 해외 생산시설로 관세를 우회하는 방안도 차단한 것입니다.
👉 가격 인하 경쟁·中 기업 성장에 테슬라 주가도 휘청
BYD, 韓 진출 임박 “국내 전기차 시장의 미래는?” 🇰🇷
한편, BYD가 이르면 올해 상반기에 한국에 진출할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지난 2월 BYD는 현재 중형 전기승용차 모델 ‘실(seal)’의 국내 출시를 위해 한국환경공단으로부터 성능 인증 평가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BYD 관계자는 “올해 한국 시장 승용 전기차 출시에 대해 기존보다 더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해 김필수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올 여름에서 가을 사이 국내 출시할 것이 확정적”이라고 말했습니다.
물론 BYD가 국내에서도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지난달 환경부가 공개한 ‘2024년 전기차 보조금 지침 개편안’에 따르면, BYD가 전기차에 탑재한 LFP 배터리가 불리하기 때문입니다.
개편안은 에너지 밀도와 재활용 가능성에 따른 전기차 보조금 수령액 차등화를 골자로 합니다. LFP 배터리는 비용이 저렴한 대신 에너지 밀도가 낮고, 재활용이 어렵습니다.
실제로 LFP 배터리를 탑재한 테슬라 ‘모델Y’의 올해 보조금은 195만 원에 그쳤습니다. 전년 대비 62.1% 감소한 금액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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