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최초의 유럽 생산거점인 ‘베를린-브란덴부르크 기가팩토리(이하 독일 공장)’가 인근 송전탑에서 발생한 화재의 여파로 일주일간 가동이 중단됐습니다.
전력공급업체 에디스는 지난 11일(이하 현지시각) 오후 테슬라 공장과 물류센터가 자사 전력망과 연결돼 전기를 복구했다고 밝혔습니다. 독일 공장 내 차량 생산은 단계적으로 정상화될 예정입니다.
독일 베를린 외곽 브란덴브루크주 그륀하이데에 있는 테슬라 독일 공장은 지난 5일 방화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해 전기 공급이 중단됐습니다.
이에 대해 극단주의 환경단체 불칸그루페는 테슬라를 공격하기 위해 자신들이 송전탑에 불을 질렀다고 주장했습니다. 독일 연방검찰은 현재 이 사태를 테러이자 파괴공작으로 규정하고 수사를 진행 중입니다.
일일 전기자동차 생산량이 1,000대에 육박하는 테슬라 독일 공장의 가동 중단으로 천문학적인 손실이 예상됩니다.
일주일 넘게 멈춘 테슬라 독일 공장…“원인은 방화로 추정돼” 🔥
화재 직후, 불칸그루페란 단체는 성명을 통해 자신들이 방화를 저질렀다고 밝혔습니다.
단체는 성명에서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를 ‘테크노 파시스트’로 비난했습니다. 이는 기술을 사용해 사회를 통제하고 개인의 자유를 제한하려는 정치 사상가를 말합니다.
이어 단체는 테슬라 독일 공장이 주변 지역의 지하수를 오염시킬뿐더러, 막대한 양의 수자원을 소비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앞서 단체는 2021년 독일 공장 건설 당시에도 전원 공급 장치에 테러를 가한 전적이 있습니다.
이에 대해 머스크 CEO는 본인의 소셜미디어 X(구 트위터)를 통해 “지구상에서 가장 멍청한 환경 테러리스트”라며 “화석연료 자동차 대신 전기차 생산을 중단하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비판했습니다.
한편, 화재 이튿날(6일) 일부 환경단체 활동가들은 테슬라 독일 공장 부지 확대를 비판하며 인근 숲에서 무기한 점거 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단, 이들 활동가는 방화와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테슬라 독일 공장, 일주일 만에 전력 복구 “손실 10억 달러 이를 것” 💰
테슬라 독일 공장 내 전력 공급은 지난 11일 복구됐습니다. 생산 가동은 단계적으로 재개될 예정입니다. 테슬라 관계자는 생산이 완전 재개될 때까지 얼마나 걸릴지 아직 알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이번 정전으로 인해 테슬라가 10억 유로(약 1조 4,300억원) 규모의 피해를 입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테슬라의 주가도 대폭락을 면치 못했습니다. 지난 1일 202.64달러(약 26만 6,000원)에서 6일 176.54달러(약 23만원)로 12%가량 급락한 것.
시가총액은 무려 1,000억 달러(약 131조원)가 넘게 증발했습니다.
여기에는 화재 전날(4일) 테슬라 중국 공장의 실적 발표도 영향을 끼쳤습니다. 상하이 기가팩토리의 1월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19% 급감했단 발표였습니다.
이 가운데 미 경제전문지 포춘은 “(공장 중단으로 인한) 전기차 생산량이 감소하면 할인 정책 없이도 유럽 내 재고 물량을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되돌리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전기차 수요 둔화로 테슬라를 비롯한 완성차 기업들의 재고가 증가하는 가운데 재고 관리의 기회가 될 수 있단 뜻입니다.
모순적인 분석이긴 하나 전기차 수요 둔화에 대한 경제계의 우려가 얼마나 큰지를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지속가능성’ 뽐낸 테슬라 독일 공장, 환경단체 비판 거센 까닭은? 🤔
테슬라는 그간 독일 공장을 “가장 지속가능하고 효율적인 시설”로 소개해 왔습니다.
실제로 독일 공장이 위치한 브란덴부르크주는 독일에서도 풍력 및 태양광 발전율이 높은 곳입니다.
과거 디트마르 보이드케 브란덴부르크 주지사 또한 이 지역의 높은 재생에너지 생산량이 테슬라와의 협상에서 결정적인 요인이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석탄 채굴이 주요 수입이던 낙후한 지역에 지속가능한 새 일자리가 제공된단 점도 주민들의 환영을 이끌어냈습니다.
그런데 작년 7월 테슬라가 독일 공장의 확장 계획을 공개하며 환경단체가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테슬라가 발표한 추가 부지 170㏊(헥타르) 중 100㏊가 경관보호구역으로 묶여 있을 뿐더러, 수자원보호구역도 일부 포함됐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독일 공장 내 수질 오염 논란도 불거지며 확장 계획에 대한 주민 여론도 반대로 돌아섰습니다. 지난 2월 주민투표 결과, 투표자의 3분의 2가량이 테슬라 독일 공장 부지 확장에 반대표를 던졌습니다.
주민투표 결과는 법적 구속력을 갖지 않지만 지역 당국 및 의회의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테슬라는 억울하다?”…공장 내 물 재활용 등 노력 중 📢
테슬라 독일 공장 확장 계획을 둘러싼 찬반 집회가 동시에 열리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테슬라는 독일 공장 확장이 필요하단 입장입니다. 해당 공장이 테슬라의 유럽 전기차 확장 계획의 핵심이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미중 패권 경쟁이 격화됨에 따라 중국 공장의 불안정성이 높아지며 독일 공장의 중요성은 더 커졌습니다.
독일 공장의 확대가 시급해진 또 다른 이유도 있습니다. 예멘 후티 반군의 공격으로 주요 교역로인 홍해 이용이 어려워지며 공급망 병목 현상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독일 공장 또한 그 여파로 부품 부족이 발생하며 지난 1월부터 2주간 일부 차량 생산을 중단한 바 있습니다.
한편, 독일 공장의 물 과소비에 대한 지적이 과장됐단 것이 테슬라 측의 주장입니다.
테슬라 공공정책 수석 글로벌 책임자인 로한 파텔은 독일 공장이 “가장 지속가능한 공장을 만드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며 다음과 같은 사실을 밝혔습니다.
먼저 독일 공장은 업계 평균보다 적은 양의 물을 사용한다는 것입니다. 테슬라에 따르면, 전기차 1대 생산 당 물소비량은 2.28㎥입니다. 업계 평균인 3.68㎥보다 33% 적은 수치입니다.
또 공장 내 물 재활용 시설이 설치돼 있어 산업용수는 100% 재활용된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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