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물 부족 문제 해결을 목표로 하는 ‘X프라이즈 물 부족(XPRIZE Water Scarcity)’ 대회가 지난 1일(이하 현지시각) 시작됐습니다.
해수담수화 기술을 혁신해 세계에서 나날이 증가하는 물 수요를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5년간 진행되는 이번 대회의 상금은 1억 1,900만 달러(약 1,560억원)에 달합니다.
X프라이즈 재단(이하 재단)은 경쟁을 통한 기술개발 촉진을 목표로 막대한 상금을 걸고 동명의 대회를 개최해 왔습니다. 탄소제거, 대체단백질, 열대우림 보존 등 여러 대회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12일 그리니엄이 재단을 확인한 결과, 이날 기준 총 56개 기업이 대회에 신청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한국 기업도 1곳 포함됐습니다.
한국수자원공사·부강테크와 업무협약을 맺은 미국 DAC(직접공기포집) 스타트업 캡처6도 신청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캡처6는 해수담수화 시설에 탄소포집 시스템을 통합하는 기술을 개발한 곳입니다.
2030년 세계 물 공급 40% 부족…‘데이제로’ 다가와 🚱
대회 취지에 대해 재단은 향후 전 세계의 물 부족 현상이 심각할 것이란 점을 강조했습니다.
이는 지난해 3월 세계물경제위원회(GCEW)가 발표한 ‘흐름을 바꾸다(turning the tide)’란 보고서에서 잘 드러납니다.
GCEW는 보고서에서 “현재 세계 인구의 80%가 물 공급 부족으로 고통받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또 10년 이내 물 수요가 담수 공급의 40%를 초과하는 등 ‘물 위기’가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GCEW는 우려했습니다. 기후변화, 농·산업 이용 등 여러 요인으로 담수 공급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으며 이는 앞으로 더 심화된단 분석입니다.
이에 전 세계 많은 주요 도시에 ‘데이제로(Day Zero)’가 다가오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데이제로란 물 공급이 중단되는 날을 뜻합니다.
이 경우 위생 문제, 경제적 손실, 자원 갈등 등의 다양한 위협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GCEW는 경고했습니다.
화석연료 의존한 해수담수화 “지속가능 기술 절실해”💧
이러한 물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해수담수화가 힘을 얻고 있으나 현 방식은 한계가 많다고 재단은 지적합니다.
현재 해수담수화 과정은 화석연료를 기반합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중동의 경우 해수담수화로 생산된 물의 3분의 2는 화석연료 기반 증발법으로 생산됩니다. 많은 열에너지가 필요해 에너지소비량이 높습니다.
나머지 또한 전기에 의존하는 역삼투압 방식으로 생산됩니다. 일종의 필터를 사용해 염수를 걸러내는 방식입니다. 에너지소비량은 낮으나, 고가의 시설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비용 부담 때문에 중저소득 국가에 도입되기도 어렵습니다.
아누셰흐 안사리 X프라이즈 재단 최고경영자(CEO)는 “현재 솔루션은 너무 비싸고 확장성이 떨어져 대다수의 사람에게 의미 있는 혜택을 줄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나아가 취수·폐수 처리에서 해양생태계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단 우려도 나옵니다.
X프라이즈 재단, 세계 최초 해수담수화 대회…UAE 1.5억 투자 💰
재단이 개최한 이번 대회는 지속가능하면서도 저렴한 해수담수화 기술을 찾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담수화 기술 촉진에 초점을 맞춘 대회는 이번이 세계 최초입니다. 목표는 ▲경제성 ▲신뢰성 ▲지속가능성 ▲기후탄력성이 있는 해수담수화 해결책을 찾아내는 것.
총 1억 1,900만 달러의 상금이 걸려있습니다.
여기에는 아랍에미리트(UAE)의 적극적인 지원이 뒷받침됐습니다.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UAE 대통령이 설립한 ‘모하메드빈자이드 수자원 이니셔티브’가 주요 후원사로 참여했습니다. 전체 상금에서 UAE는 1억 5,000만 달러(약 1,970억원)를 지원합니다.
UAE는 국토의 80%가 사막을 차지하고 있어 세계에서 물 스트레스가 높은 25개국 중 하나입니다.
해수담수화 기술 혁신, 2가지 경로 모색 🏁
X프라이즈 대회는 일정 기간 안에 주어진 과제, 즉 목표를 얼마나 빠르고 비용효율적으로 달성하는지 경쟁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이는 이번 대회에서도 마찬가지이나, 2가지 분야로 나뉘어 진행된다는 점이 다릅니다.
분야별로 과제와 상금이 다를뿐더러, 마감일도 달라 주의가 필요합니다.
1️⃣ 트랙A|신규 담수화 시스템
구체적으로 참가자는 목표 벤치마크보다 낮은 비용으로 해수담수화로 하루 100만 리터의 식수를 안정적이고 가장 지속가능하게 생산할 수 있어야 합니다. 또 이 과정은 1년 이상 운영이 가능해야 합니다.
트랙A에 선정된 팀에게는 5년간 총 7,000만 달러(약 920억원)가 지원됩니다. 최종 우승팀에게는 2,000만 달러(약 260억원)의 문샷 상이 수여됩니다.
선정팀의 숫자나 구체적인 목표 벤치마크 비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트랙A의 등록 마감일은 2025년 4월 30일입니다.
2️⃣ 트랙B|멤브레인 신소재
멤브레인은 특정 물질만을 분리하는 선택적 분리막을 뜻합니다.
대개 역삼투압을 이용한 해수담수화 과정에 필터로 사용됩니다. 역삼투압법은 현존하는 해수담수화 방법 중 가장 에너지를 덜 소비합니다.
그러나 부품의 교체가 잦아 비용 부담이 높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특히, 핵심 부품인 멤브레인의 수명은 최대 3~4년에 불과합니다.
트랙B는 이러한 한계를 해결할 수 있는 멤브레인 신소재를 개발하는 것입니다.
참가자들은 비용효율적이면서 10년 이상의 내구성을 갖춘 멤브래인 신소재를 개발해 입증해야 합니다.
트랙B에 선정된 팀에는 5년간 총 950만 달러(약 125억원)가 지원됩니다. 트랙B 역시 선정팀의 숫자는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트랙B의 등록 마감일은 2025년 2월 28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