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지속가능한 버섯가죽을 만들기 위해 뭉친 영국 순환소재 스타트업들이 있습니다.
영국 버섯가죽 스타트업 오스모스 스튜디오(Osmose studio·이하 오스모스)와 식품폐기물로 순환염료를 개발한 세이지스(Sages)의 이야기입니다.
일반적으로 버섯가죽은 동물가죽 대비 탄소배출과 물·토지 사용량이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허나, 오스모스는 “버섯가죽의 지속가능성을 더 높여야 한다”고 피력합니다. 이 때문에 세이지스의 도움이 필요했던 것.
과연 버섯가죽에서 오스모스는 어떤 한계를 느꼈던 걸까요?
대답에 앞서, 오스모스에 대한 소개가 필요합니다.
2020년 영국 런던에서 문을 연 오스모스는 재생 디자인을 연구하는 곳입니다. 그중에서도 균사체 등 바이오 디자인을 전문으로 합니다.
패션 디자이너인 오렐리 폰탄 최고경영자(CEO), 제품 디자이너인 애슐리 그랜터 최고기술책임자(CTO)가 공동 설립했습니다.
이들의 목표는 바이오 디자인을 통해 패션 산업의 폐기물 문제를 해결하는 것.
이에 오스모스는 균사체 기반 가죽 ‘미코(Mykkö)’를 개발했습니다.
배지로는 대마 농업에서 배출되는 심지가 사용됩니다. 또 혹시 모를 생태계 유출 문제를 고려해 인근 지역 자생 균사체를 사용합니다. 외래종이 유출될 경우 지역 생태계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단 뜻입니다.
오스모스는 “균사체 대량 재배 또한 환경에 해를 끼칠 수 있다”며 버섯가죽에서도 폐기물 처리 등을 주의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오스모스가 더 지속가능한 염색 방법을 찾아 나선 것도 이와 연결됩니다.
지속가능성 트렌드에 발맞춰 다양한 비건가죽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폰탄 CEO는 비건가죽 대다수가 합성 착색제나 가소제를 사용해 염색된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이는 화석연료를 원료로 합니다.
그렇다고 염색을 사용하지 않으면 제품과 브랜드의 매력이 모두 떨어질 위험이 있습니다.
이 때문에 폰탄 CEO는 버섯가죽을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염색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나섰습니다. 그 결과 만난 곳이 순환염료 스타트업 세이지스였다습니다.
2021년 문을 연 세이지스는 쓰레기통에 버려진 아보카도·블루베리와 같은 식품폐기물을 원료로 사용해 만든 ‘순환염료’를 개발합니다.
농가 및 식품업체로부터 폐기 예정인 식품을 구입해 분해하고 염료를 추출하는 방식입니다.
2022년에는 글로벌 전자상거래 플랫폼 ‘이베이 영국(ebay UK)’이 출시한 순환패션 혁신가 기금의 1회 수상자로 선정된 바 있습니다.
오스모스의 제안으로 양사는 본격 협업에 나섰습니다.
세이지스는 자사에게도 버섯가죽 작업이 새로운 시도였다고 말합니다. 그간 셀룰로오스 기반 직물을 중심으로 작업했기 때문입니다.
이에 버섯가죽에 염료를 착색하는 방법을 찾기 위해 영국 크랜필드대학의 소재과학 연구원들과 협력해 연구팀을 꾸립니다.
여러 실험 끝에, 이들은 아보카도 씨앗과 껍질을 사용해 황갈색 버섯가죽을 만드는데 성공했습니다. 아보카도 폐기물은 영국 밀턴케인스에 위치한 과카몰리 공장에서 공수됐습니다.
아보카도 실험에 성공한 이후, 실험은 블루베리와 양파 껍질 등 여러 폐기물로도 확장됐습니다. 각각 보라색과 암적색을 띠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습니다.
해당 소식은 지난 1월, 디자인 전문매체 디진(Dezeen)을 통해 소개됐습니다.
오스모스와 세이지스는 향후 가죽태닝과 유사한 균사체 공정을 개발할 계획입니다.
일종의 균사체 기반 방수 코팅 소재라 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색상과 내구성이 추가될 뿐더러, 방수 처리에 준하는 특성이 부여될 것이라고 오스모스는 설명했습니다.
사실 가죽 코팅제는 여러 비건가죽이 겪는 고질적인 문제입니다. 식물성 소재를 쓰더라도 플라스틱 기반 합성 코팅 없이는 내구성이 급격히 떨어지기 때문인데요.
폰탄 CEO는 “(대체가죽 업계) 모두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문제”라면서도 비생분해성 코팅이 적용된 제품을 시장에 출시하고 싶지 않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