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호주 거대 다시마 군락 복원을 목표로 인공지능(AI) 기술 활용에 나섰습니다.
구글은 호주 학계 및 환경단체와 협업해 호주의 거대 다시마 숲 복원에 나설 것이라고 지난 22일(이하 현지시각) 밝혔습니다.
AI를 활용해 기후변화로 황폐화된 거대 다시마 군락지 복원 속도와 효과를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이번 협업은 AI의 책임감 있는 사용을 위해 구글이 추진하는 이니셔티브의 일환으로 발표됐습니다.
최근 AI 개발로 인한 전력 및 물소비량 급증이 기후변화를 악화시키는 것 아니냔 우려가 나오는 한편, 이처럼 기후대응에 AI를 활용하려는 노력 또한 박차를 가하는 상황입니다.
95% 사라진 호주 거대 다시마 숲…“기후변화로 인한 해양폭염 때문” 🌡️
목표는 호주 남부 태즈메이니아섬 인근, 그레이트서던리프에 위치한 거대 다시마 군락을 보호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구글은 호주 연방과학산업연구기구(CSIRO)와 해양남극연구소(IMAS), 해조류숲연합 등과 협력한단 계획입니다.
이는 기후·의료·접근성 등의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강력한 디지털 미래 구축을 목표로 10억 달러(약 1조 3,000억원)를 투자하는 ‘디지털 미래 이니셔티브’의 일환입니다.
그레이트서던리프는 수천 종의 해양 생물이 서식하는 서식지입니다.
이곳의 거대 다시마 숲은 폭풍으로부터 해안선을 보호할뿐더러, 생태계의 보고이기도합니다. 동시에 중요한 해양 탄소흡수원입니다.
그러나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 온도 상승과 외래종의 침입으로 거대 다시마 숲의 95%가 사라진 상황입니다. 실제로 태즈메이니아 해역은 전 세계 평균보다 거의 4배 빠르게 해수 온도가 상승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02023년 8월에는 최악의 해양폭염이 닥친 바 있습니다.
CSIRO 산하 호주 국립해조류연구소(ANACC)의 아누수야 윌리스 소장은 “몇십 년 전에는 태즈메이니아 해안 지역 대부분을 거대 다시마가 덮고 있었지만 이제는 몇 군데 남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거대 다시마 지도’ 제작…구글 “AI로 해저 7000㎢ 분석” 🗺️
이에 구글은 두 가지의 AI 전략을 사용해 거대 다시마 숲 복원에 나섰습니다.
복원의 첫 시작은 수천㎞ 해안가 지대에 남아 있는 거대 다시마 숲을 파악하는 것입니다.
사실 해수면 아래 위치한 다시마를 일일이 확인하고 추적하는 일에는 많은 시간과 인력 그리고 비용이 소요됩니다.
이에 구글은 인공위성 사진과 AI를 사용해 7,000㎢(제곱킬로미터) 면적의 해안 지대에서 거대 다시마 숲을 식별하는 작업에 착수했습니다. 서울시 면적의 11배가 넘습니다.
이 작업에는 구글어스엔진의 위성사진와 구글 클라우드의 머신러닝(ML) 플랫폼 ‘버텍스 AI(Vertex AI)’가 사용됩니다. 덕분에 효율적이면서도 장기적인 관찰도 가능해졌습니다.
구글에 따르면, 버텍스 AI의 알고리즘은 거대 다시마 식별에 맞게 훈련됐습니다. 일례로 불가시 근적외선 파장에서 나타나는 독특한 반사광을 인식해 거대 다시마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성장 중인 다시마 줄기와 뜯어져 떠다니는 다시마 줄기도 구별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구글은 초기 태즈메이니아 지역으로 시작해 향후 호주 본토 너머까지 다시마 서식지 탐색 작업을 넓힐 계획입니다.
구글 클라우드 아시아태평양 지사 지속가능성 책임자인 레아 카플란은 “이 아이디어는 이전에는 없었던 다시마 숲의 기본 지도를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살아남은 5% 다시마의 비결은?” AI로 기후탄력성 연구 진행 🔬
두 번째 전략은 아직 남아있는 5%의 거대 다시마에 초점을 맞춥니다.
그간의 해수 온도 상승에도 살아남은 다시마를 분석해 유전적 패턴을 찾아내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후 선택적 육종을 통해 유전적 다양성을 유지하면서도 내열성 특성을 최대화한 다시마를 찾아낼 계획입니다.
기후탄력적인 다시마 품종을 확보하면, 이미 수온이 상승한 바다에서도 거대 다시마 숲의 복원이 가능하다는 전략입니다. 호주뿐만 아니라, 세계 각지에서 사라지고 있는 해조류 군락지 복원에도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호주 국립해조류연구소는 현재 5억 쌍 분량의 내열성 다시마 염기정보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향후 3년간 구글 AI를 활용해 이 염기정보를 분석한단 계획입니다. 이 과정에는 구글의 유전자 변이 분석 딥러닝 플랫폼 ‘딥 베리언트(Deep Variant)’가 사용됩니다.
윌리스 소장은 “특정 다시마가 온도를 견디는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우리는 알지 못한다”며 “AI는 데이터를 분류·분석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습니다. 이를 통해 호주 거대 다시마 숲의 30%를 복원하는 것이 목표라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현재 제작 중인 ‘거대 다시마 지도’ 또한 내열성 다시마 재배법 연구에도 활용됩니다.
전 세계 7.5억 명 ‘다시마 숲세권’…“보이지 않는 숲 지켜야” 🌲
구글은 협업 소식과 함께 다시마 숲과 그레이트서던리프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기 위한 온라인 콘텐츠도 공개했습니다. ‘보이지 않는 숲(The invisible forest)’이란 제목의 웹페이지입니다.
세계 주요 문화기관이 보유한 문화재와 콘텐츠를 온라인으로 공유하는 ‘구글 아트 앤 컬처(Google Arts & Culture)’ 홈페이지에 게재됐습니다.
구글은 세계 최대 산호초 군락인 “호주 그레이트배리어리프(대보초)의 위험이 잘 알려졌다”고 설명합니다. 반면, 그레이트서던리프의 문제는 “대부분이 들어본 적이 없는 상황”이라며 인식 제고의 필요성을 지적했습니다.
이는 호주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다시마 숲은 전 세계 해안선의 3분의 1을 차지합니다. 산호초, 맹그로브숲보다 넓은 면적입니다. 세계 7억 5,0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다시마 숲 반경 50㎞ 이내에 거주하며 영향을 받습니다. 한국도 포함됩니다.
콘텐츠에는 다시마 숲의 중요성과 함께 다시마 숲의 현황과 위험 요인, 세계 각지의 복원 프로젝트 등의 정보가 소개됐습니다.
구글은 “가장 마법 같은 생태계 중 하나는 육지에 없다”며 육상의 숲 복원에 대한 인식과 마찬가지로 다시마 숲 복원에 대한 인식 제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