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테크 기업 성장을 지원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영국 최대 금융사인 홍콩상하이은행(HSBC)과 구글이 파트너십을 맺었다고 지난 8일(이하 현지시각) 발표했습니다.
HSBC는 파트너십에 따라 구글의 ‘클라우드 레디-지속가능성(이하 GCR-S)’ 프로그램을 통해 기후테크 기업에 자금을 지원한단 구상입니다.
2022년 6월 설립된 GCR-S 프로그램은 구글 클라우드가 운영하는 이니셔티브입니다.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밸류체인(가치사슬) 내 기후리스크 식별 등 기업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목표나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도움이 되는 기술을 갖춘 기후테크 기업을 선별해 소개합니다.
HSBC, 2년간 구글 클라우드 통해 기후테크 생태계 육성 🤝
HSBC는 향후 2년간 10억 달러(약 1조 3,200억원) 중 일부를 GCR-S 프로그램에 지원한단 계획입니다.
구글 클라우드가 GCR-S 내 기업을 HSBC의 전문 기후테크 금융팀에 소개하여 ‘벤처대출(투자조건부 융자)’를 제공하는 방식입니다. 초기 단계 기후테크 기업만 지원 대상입니다.
이를 통해 기후테크 생태계를 활성화하고, GCR-S 파트너사를 늘리는 것이 목표입니다. 파트너십의 일환으로 가장 먼저 재생에너지 거래 플랫폼을 운영 중인 레벨텐에너지에 벤처대출이 제공됐습니다.
나탈리 블라이스 HSBC 지속가능성 부문 글로벌 책임자는 “탈탄소화 목표 달성을 위해신 신기술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기후테크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감소한 기간에는 파트너십과 혁신적인 금융이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피력했습니다.
구글 클라우드의 글로벌 지속가능성 담당 전무이사인 저스틴 키블은 “GCR-S 파트너 중 다수가 금융에 대한 접근이 필요하다”며 “HSBC와 협력해 기후대응에 핵심적인 기업을 지원하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구글 클라우드, GCR-S에 등록된 34개 기후테크 기업은?” 🛰️
그렇다면 GCR-S에는 현재 어떤 기업들이 가입해 있을까요?
그리니엄이 확인한 결과, 13일 기준 총 34개 기업이 GCR-S 파트너로 등록돼 있습니다.
미국 기업이 19곳으로 가장 많고, 캐나다·영국·네덜란드·스페인·호주 소재 기업이 각각 2개씩 있었습니다. 아시아 지역에서는 싱가포르 기업 1곳이 유일합니다.
34개 기업 모두 구글 클라우드 기반 B2B(기업간거래)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AI), 머신러닝(ML) 등의 기술을 활용해 기후데이터 활용도를 높인 것이 특징입니다.
🇺🇸 CS.ai|에너지·배출량·물소비량·폐기물량 감축 위한 플랫폼 운영
마이크로소프트(MS) 협력사로 잘 알려진 AI 관련 소프트웨어 기업입니다. 구글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AI 기반 에너지 관리 플랫폼을 운영 중입니다.
시설 및 운영 관리자가 온실가스 배출량·에너지 비용·물소비량·폐기물량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지원한 것이 특징입니다. AI가 운영진에게 배출량 감축 및 비용절감 전략과 관련해 우선순위와 진행 상황도 공유합니다.
구글 클라우드는 CS.ai의 자료를 인용해 “에너지 관리를 통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10~25%를 줄일 수 있다”며 “에너지 소비량은 15~35%, 물소비와 폐기물량 또한 최소화가 가능하다”고 밝혔습니다.
🇺🇸 플래닛랩스|200여개 초소형위성에 AI 기술 결합해 정보 가치 ↑
미국 민간위성 기업인 플래닛랩스도 GCR-S 파트너로 등록돼 있습니다. 플래닛랩스는 지구관측용 초소형위성 약 200여기로 구성된 ‘플래닛스코프(PlanetScope)’를 운영 중입니다.
위성을 통해 확보한 지구관측 정보와 AI 기술을 결합한 서비스를 제공 중입니다. 해당 서비스가 농업·도시 개발·환경감시 등 사업자의 의사결정을 도울 수 있단 것이 플래닛랩스의 설명입니다.
HSBC와 구글이 파트너십을 맺은 같은날 플래닛랩스는 자사의 서비스를 구글 클라우드 마켓플레이스에 출시했습니다. 케빈 웨일 플래닛랩스 사장은 “구글과의 파트너십은 지리공간 데이터를 대규모로 구매하고 분석하는 절차 간소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 플렉시다오|구글, 무탄소에너지 달성 위한 실시간 측정 플랫폼 개발
구글은 2030년까지 사용 전력의 100%를 무탄소에너지(CFE)로 공급하겠다고 ‘24/7 CFE 협약’을 선언했습니다. 매시간 사용 전력의 100%를 무탄소 전원으로 조달하는 것을 골자로 합니다.
실시간 사용 전력과 배출량을 추적해야 한단 기술적인 어려움이 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한 곳이 플렉시다오입니다. 2017년 스페인에 설립된 탄소회계 스타트업으로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재생에너지 추적 플랫폼을 운영 중입니다.
탈탄소화를 지향하는 기업의 실제 전력 소비와 탄소배출량을 실시간으로 모티터링해 재생에너지 사용을 지원하는 기술입니다. 이를 통해 ‘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T-EACs)’의 인증하는 형태입니다. T-EACs는 구글이 개발한 시간 단위 정보가 개재된 인증서입니다.
구글은 현재 유럽 내 무탄소에너지 달성 현황을 플랙시다오의 플랫폼을 통해 확인합니다. 구글은 “아일랜드·네덜란드·덴마크 등 3개국 내 포트폴리오 전반에 걸쳐 에너지 데이터 집계와 접근을 단순화하기 위해 플렉시다오를 선택했다”고 밝혔습니다.
🇦🇺 NGIS|EU 삼림벌채 공급망 실사 대비 위한 플랫폼 개발
호주 기업의 경우 엔지스(NGIS)란 업체가 GCR-S 파트너사로 등록됐습니다. NGIS가 구글 클라우드와 공동 개발한 플랫폼 ‘트레이스마크(Trace Mark)’ 덕분입니다. 이 플랫폼은 기업 공급망 실사에 필요한 대규모 정보와 분석 기능을 제공합니다.
팜유·코코아·커피·종이 등 열대우림에서 나온 제품이 삼림벌채 지역에서 나오지 않았는지 확인할 수 있단 것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이는 작년 6월 발효된 유럽연합(EU)의 ‘삼림벌채 방지 규정(EUDR)’과 맞닿아 있습니다. EU 시장에 제품을 판매하려는 사업자는 해당 제품이 2020년 12월 이후 신규 삼림벌채 지역에서 생산되지 않았단 것을 입증해야 합니다.
생산지 위성사진과 위치정보 등이 포함된 실사 선언서를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합니다.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제품은 EU 27개 회원국 전역에서 판매가 금지되고, 규정 위반 시 역내 매출 4% 수준의 과징금이 부과됩니다.
NGIS는 “플랫폼을 통해 기업들이 삼림벌채 지역에서 생산된 커피·고무·목재 등 주요 제품의 수입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 쿠미애널리틱스|AI·ML 활용해 탄소상쇄량 수치 정량화·시간 단축
2020년 싱가포르에 설립된 쿠미애널리틱스 또한 탄소회계 스타트업입니다. 현재 GCR-S 파트너로 등록된 유일한 아시아 기업이기도 합니다.
쿠미애널리틱스는 탄소격리평가도구(KACSAT)를 자체 개발해 운용 중입니다. 이는 삼림 등 자연기반솔루션(NBS) 내 탄소상쇄량을 정량화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위성사진을 AI와 ML이 종합적으로 분석해 재조림 및 삼림벌채 지역 내 배출량과 상쇄량을 수치화한다고 쿠미애널리틱스는 밝혔습니다.
사측은 “해당 평가를 통해 탄소상쇄량의 MRV(측정·보고·검증) 기간을 수년에서 수개월로 단축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해당 평가는 영국 옥스퍼드대학에서 분사한 비영리 기업 옥스카본이 승인했습니다.
韓 기후테크 기업도 GCR-S 파트너사로 등록 가능…신청 조건은? 🤔
HSBC와 구글 클라우드 간의 이번 파트너십 덕에 GCR-S에 등록될 파트너사는 향후 늘어날 전망입니다.
기업 배출량 감축이나 에너지 절감 등 기후목표 달성에 도움이 될 기술을 갖춘 기업이라면 파트너사로 신청할 수 있습니다. 연중 상시 신청을 받고 있다고 구글 클라우드는 덧붙였습니다.
물론 엄격한 세부 조건을 통과한단 전제가 달려 있습니다.
GCR-S에 파트너사로 등록하기 위해선 해당 기술이 ▲구글 클라우드 사용 가능 ▲ESG 또는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지원 ▲확장성·가용성·탄소배출량 보고 등을 포함한 구글 클라우드 애플리케이션(앱) 개발 권장사항 등을 충족해야 합니다.
나아가 해당 기술이 기존 고객사의 배출량 감축 등에 실제로 도움이 됐는지 연구로 증명해야 합니다. 모든 연구는 공개돼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