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높이의 목재 풍력발전기가 스웨덴에서 가동을 시작했습니다. 바닥부터 날개 끝까지 길이만 150m. 타워(몸체) 자체 높이만 105m입니다. 2㎿(메가와트)급 발전기가 설치돼 인근 400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습니다.
기후테크 스타트업 모드비온이 스웨덴 남서부 베스트라예탈란드주 스카라시 숲에 설치한 목재 풍력발전기 이야기입니다.
외관상으로 구분하긴 어려우나 발전기 타워가 강철이 아닌 목재로 만들어진 것이 특징입니다. 이 목재 풍력발전기는 지난해 12월 말부터 가동 중입니다.
회사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마리아 리나 헤드룬드는 지난달 30일(이하 현지시각) 디자인 전문 매체 디진(Dezeen)과의 인터뷰에서 “목재 타워는 기존 철강으로 만든 풍력발전기보다 탄소배출량이 9%는 적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헤드룬드 CFO는 “목재 타워가 추가로 탄소까지 흡수하면 실제 배출량은 마이너스(-)가 된다”며 “목재 풍력발전기가 탄소저장고 역할도 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단판적층재’ 기술로 105m 높이 풍력타워 건설…“핵심광물 소비 ↓” 🌲
2016년 설립된 모드비온은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목재가 더 적극적으로 활용돼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재생에너지 설비 건설에 구리·알루미늄 등 여러 핵심광물이 사용되기 때문입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발전규모 기준으로 육상 풍력발전기는 가스화력발전소보다 9배 더 많은 광물자원이 필요합니다. 풍력발전기 타워만 해도 금속과 플라스틱이 섞여 제작돼 재활용이 쉽지 않단 문제도 있습니다.
모드비온은 이 문제들을 목재가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모드비온의 목재 풍력발전기는 강도 면에서 기존 발전기와 큰 차이가 없습니다. 일명 ‘단판적층재(LVL)’란 기술 덕분입니다. 이는 목재에 열과 압력을 가해 합판처럼 단단하게 만드는 기술입니다. 그 강도가 콘크리트나 강철에 필적해 대개 고층형 목재건축물 제작에 사용됩니다.
이번에 가동을 시작한 발전기는 핀란드 가문비나무 원목을 활용한 단판적층재를 144겹으로 쌓아 제작됐습니다.
나무판들은 볼트 나사가 아닌 접착제를 이용했습니다. 덕분에 나사 조임을 확인하는 검사는 필요하지 않습니다.
모드비온 풍력발전기 수명은 25~30년으로 알려졌습니다.
“목재 풍력발전기 배출량 기존 발전기 대비 10분의 1 수준” 🤔
무엇보다 제작 시 탄소배출량이 적습니다. 강철은 용광로에서 제작됩니다. 용광로 가동을 위해선 석탄 같은 화석연료의 연소로 대량의 온실가스가 배출됩니다.
이를 목재로 대체하면 그만큼 배출량이 낮아진단 것이 모드비온의 설명입니다.
실제로 전과정평가(LCA)를 진행한 결과 105m 높이 강철 풍력발전기에서 나온 배출량은 약 1,250톤인 반면, 목재 풍력발전기 배출량은 약 125톤에 불과했다고 사측은 밝혔습니다.
한편, 화재 위험과 관련해 밀도가 높은 목재 건축물이라 발화 자체가 쉽지 않을 것이고, 혹여 화재가 발생해도 통제가 가능할 것으로 사측은 내다봤습니다. 발전기 외벽에 두꺼운 페인트가 칠해진 덕에 습도도 조절된다고 모드비온은 덧붙였습니다.
“블레이드도 목재화 시도” 2027년까지 연간 100개 목재 풍력발전기 목표 😮
모듈식 설계 덕에 운송부담과 설치비가 기존보다 줄어든단 것도 장점입니다.
더 많은 전력을 제공하기 위해 풍력발전기가 대형화 됨에 따라 운송비와 시간이 모두 크게 늘었기 때문입니다. 일부 업체는 부품 이송에 필요한 선박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엔지니어이기도 한 헤드룬드 CFO는 “모듈식 설계가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현재 대형 풍력발전기들은 육로로 이동할 수 없는 한계에 이르렀습니다.
헤드룬드 CFO는 “풍력산업이 모듈식 설계로 전환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모드비온의 생산 공장은 현재 스웨덴 제2의 도시 예테보리에 있습니다.
오토 룬드만 모드비온 최고경영자(CEO)는 2027년까지 연간 100개의 목재 풍력발전기를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관련 시설을 만든단 계획입니다.
10년 안에 전체 풍력발전기의 10%가 목재로 지어지는 것이 그의 목표입니다.
나아가 블레이드(날개)까지 목재로 만드는 것이 모드비온의 목표입니다. 현재 ‘부딘 블레이드’란 독일 스타트업과 협업해 블레이드 목재화 기술을 개발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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