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배터리 스타트업 노스볼트가 리튬·니켈·코발트 등 3가지 주요 핵심광물을 사용하지 않은 차세대 배터리 개발에 성공했습니다.
노스볼트는 리튬·니켈·코발트를 쓰지 않으면서도 나트륨이온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를 상용화 가능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기술개발에 성공했다고 지난 21일(현지시각) 밝혔습니다.
반면, 나트륨이온배터리는 말 그대로 리튬·코발트 같은 핵심광물 나트륨으로 대체합니다. 그간 에너지 밀도가 낮아 상용화가 어렵단 지적을 받았습니다.
노스볼트는 기술개발로 나트륨이온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를 대폭 개선했다며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시작으로 조만간 상용화에 나선다는 계획입니다.
“나트륨이온배터리로 비용·지속가능성 ↑” 🧂
2015년 설립된 노스볼트는 전기자동차와 ESS 등에 필요한 배터리를 생산하는 기업입니다.
테슬라 최초의 기가팩토리에서 근무했던 전직 테슬라 임원 2명이 SGF란 이름으로 설립했습니다. 이후 2017년 사명을 변경하며 지금의 노스볼트가 됐습니다.
설립 후 6년 만인 2021년에는 첫 리튬이온배터리 생산에 성공했습니다.
이후 노스볼트가 현재까지 모은 투자금만 총 90억 달러(약 11조 6,000억원)에 달합니다. 독일 최대 완성차기업 폭스바겐,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 미국 주요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등이 투자자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지난 9월 캐나다 퀘벡주에 연간 60GWh(기가와트시) 생산능력을 갖춘 ‘노스볼트 식스’ 구축 계획을 발표하며 화제를 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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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리튬이온배터리를 전문으로 생산해 왔던 노스볼트가 갑자기 나트륨이온배터리를 개발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노스볼트는 이에 대해 전기화의 중요성을 언급합니다.
전기화의 ▲비용효율성 ▲지속가능성 ▲접근 가능성 등을 향상하는 것이 자사의 지속가능성 목표 달성에 중요하단 것이 노스볼트의 설명입니다.
문제는 리튬이온배터리는 이 목표를 충족하는 것이 어렵단 것. 여러 핵심광물이 사용될 뿐더러, 가격도 비싸기 때문입니다.
노스볼트는 나트륨이온배터리의 장점에 주목했습니다. 나트륨과 철 등 주요 소재가 저렴해 현지에서 조달이 가능할 뿐더러, 리튬이온배터리 대비 안정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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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스볼트 “나트륨이온배터리, 에너지 밀도 높여 ESS 활용 가능” 📈
노스볼트는 이번에 선보인 나트륨이온배터리가 리튬·니켈·코발트·흑연이 사용되지 않으면서도 에너지 밀도를 높였단 점을 강조합니다.
양극재로는 리튬과 코발트 대신 ‘프러시안 화이트(Prussian White)’란 소재가 사용됐습니다. 합성안료인 프러시안 블루의 이온을 치환시켜 만든 물질입니다. 나트륨이나 철과 같이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를 기반으로 합니다.
음극재로는 흑연 대신 목재 부산물인 리그닌으로 생산된 ‘하드카본(Hard Carbon)’이 사용됐습니다. 친환경 음극재 개발을 위해 2022년부터 북유럽 제지업체 스토라엔소(Stora Enso)와 협업하여 개발한 소재입니다.
미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노스볼트가 개발한 나트륨이온배터리는 일찍이 상용화를 추진해온 중국보다도 한발 더 나아간 성과로 평가받습니다.
세계 최대 배터리기업 CATL(닝더스다이)을 비롯해 중국 기업들도 나트륨이온배터리를 개발했으나 니켈·코발트·망간 등의 핵심광물이 여전히 사용되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노스볼트가 개발한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는 ㎏당 160Wh입니다. 리튬이온배터리(210Wh/㎏)보다는 낮지만 리튬인산철배터리(170Wh/㎏)에 근접한 수준입니다.
이번에 개발된 나트륨이온배터리가 ESS에 적합하다고 노스볼트는 밝혔습니다.
일반적으로 전기차용과 ESS용 배터리에 요구되는 에너지 밀도는 각각 250~300Wh/㎏와 180Wh/㎏입니다. 흑연을 하드카본으로 대체한 덕에 리튬이온배터리보다 고온에 더 잘 견딜 수 있단 점도 장점입니다.
페테르 칼손 노스볼트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기술개발로 인해 중동이나 아프리카, 인도 등에서 저렴한 비용으로 ESS 구축이 가능해질 것으로 봤습니다. 이를 통해 수백억 달러 규모의 시장을 창출한단 것이 칼손 CEO의 말입니다.
노스볼트가 선보인 리튬이온배터리는 아직 프로토타입(시제품)입니다. 이에 대해 사측은 2024년까지 첫 번째 제품을 고객사에게 전달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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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튬 가격 급락·전고체배터리 기술 등 변수로 남아 🤔
다만, 이번 기술이 상용화되기까지는 10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리튬 가격과 배터리 기술 경쟁도 나트륨이온배터리 상용화의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영국 전기차 시장조사기업 로모션(Rho Motion)의 연구매니저인 아이올라 휴즈는 최근 리튬 가격이 급락하면서 중국 내 나트륨이온배터리 개발 열기가 식고 있단 점을 지적했습니다.
시장조사기관 블룸버그NEF(BNEF)의 연례 배터리 가격 조사 발표에 따르면, 2023년 리튬이온배터리 가격은 전년 대비 14% 하락했습니다. 리튬과 리튬배터리 모두 가격이 급락했기 때문입니다. 근본적인 원인으로는 전기차 업계의 수요 둔화가 꼽힙니다.
한편, 한국과 일본 등에서는 차세대 배터리로 전고체배터리를 점찍었단 점도 주목할 대목입니다. 전고체배터리란 기존의 액체 대신 고체 금속을 전해질로 사용하는 배터리를 말합니다. 배터리 에너지 밀도와 안정성 모두 높일 수 있단 장점이 있습니다.
일본 완성차 기업 토요타는 일찍이 전고체배터리를 2027년부터 양산하는 것을 목표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3사도 미래 먹거리로 전고체배터리 개발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배터리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는 글로벌 전고체배터리 생산이 2025년 1GWh, 2035년 950GWh으로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 고성능 차세대 이차전지 기술개발 사업 추진 나선 산자부 🔋
산업자원통상부 또한 다양한 차세대 배터리 기술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친환경 이동수단용 고성능 차세대 이차전지 기술개발 사업’을 추진 중입니다. 총 사업비 1,100억 원대 규모로, 지난 29일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했습니다.
해당 사업에서는 전고체배터리과 더불어 리튬메탈배터리, 리튬황배터리 등 차세대 배터리 기술개발을 지원할 예정입니다.
👉 각축장 된 세계 배터리 기술 전쟁, 재활용 딜레마 불러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