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기후위기를 해결할 핵심 열쇠가 될 수 있다면, 기후테크 산업 나아가 인류는 이를 어떻게 해야 다뤄야 할까?
임팩트투자사 소풍벤처스가 제주도에서 지난 19일부터 21일까지, 3일간 주최·주관한 ‘2023 클라이밋 테크 스타트업 서밋’에서 논의된 주제 중 하나입니다.
올해로 2회차를 맞은 이번 행사는 카카오임팩트가 후원했고, 2050 대통령 직속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탄녹위)와 서울대학교 기후테크센터가 협력기관으로 함께했습니다.
‘기후기술과 인공지능(AI for fighting against the Climate Crisis)’이란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에는 국내외 빅테크 기업과 기후테크 스타트업 관계자, 투자자, 정책 전문가 등 총 120명이 참여해 깊이있는 논의와 토론을 이어갔습니다.
어떤 이야기들이 오갔을까요? 그리니엄이 4편으로 나누어 취재했습니다.
[편집자주]
2030년까지 인류가 상상할 수 없는 기후테크들 더 빠르게 도입돼야 🧪
“기후정책 수립 시 발전·수송 등 부문별로 구분한 것이 특징이다. 그런데 실제 현장에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할려면 부문 간 경계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이를 결합하는 것이 기후테크의 재밌는 포인트(지점)다.”
지난 20일 ‘2023 클라이밋 테크 스타트업’ 서밋에 참석한 김승완 사단법인 넥스트 대표가 남긴 말입니다.
김 대표는 “현존하는 기술들만으로는 기후대응이 어렵다”며 “2030년에는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기후테크들이 더 빠르게 도입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이어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집계하고 고민하기 위해선 새로운 풀이법이 필요하다”며 그 일환으로 AI를 언급했습니다.

일례로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AI가 크게 ▲감축 ▲적응·탄력성 ▲기초 여건 등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김 대표는 AI가 기후대응에서 △재생에너지 수용성 향상 위한 전력망 구축 △전기자동차 중심 모빌리티 기반시설 운영 △산업 효율향상 및 공정관리 △장기 기후예측 △기후재난 예측 및 조기경보시스템 운영 △보험산업 내 물리적 리스크 계산 등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해당 기술을) 누구에게 팔아야 할지 또 레거시 플레이어(기존 산업계)와 충돌할지 고민해야 한다”며 “이를 알아야 수익 모델까지 수립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 BCG 등 AI연합, 기후대응서 5가지로 정리한 AI 활용법 제시

“AI 통해 수요자가 원하는 가치 있는 데이터 도출 필요” 🛰️
일례로 기후모니터링과 재난 예측 분야 등 기후적응 분야는 국내외 투자 모두 적은 상황입니다.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산하 재정상설위원회(SCF)에 의하면, 2020년 세계 기후금융 약 6,400억 달러(약 833조원) 중 적응 부문 투자 규모는 약 409억 달러(약 64조원)에 불과했습니다. 이중 기후적응 전문 업계에 투자된 금액은 더 적습니다.
국내 인공위성 기업 쎄트렉아이의 AI 자회사인 에스아이에이(SIA)의 최예지 지구정보사업 부문장은 “AI를 통해 어떻게 좋은 데이터를 만들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AI를 통해 수요자들이 원하는 데이터가 개발되면 수익 모델 구축에도 도움이 된단 것이 그의 설명입니다.
최 부문장은 “통계는 정보를 입력해 전체를 설명하는 대표값을 찾는 것”이라며 “(반면,) AI는 대표값이 아닌 모든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미래가 어떻게 될 것인지 답을 찾는 행위”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기상데이터만으로는 가치를 만들기 굉장히 어렵다”며 “여러 지리적 정보와 사회경제적 데이터를 결합하고 분석해 원하는 가치를 뽑아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최 부문장은 “홍수 예측 서비스를 만드는 기업이 (SIA에) 관련 데이터가 없다”며 “해당 데이터가 나오면 바로 구매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는 사례를 소개했습니다.
이어 “AI는 그런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다”며 “여러 곳에 분산된 데이터들을 한 곳에 통합하는 플랫폼이 개발되면 좋겠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우리나라 기상청은 올해 2월부터 12개 분야 기상기후자료를 활용할 수 있도록 API(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를 모은 ‘API허브’를 운영 중입니다. 방재기관을 넘어 일반인들도 정보를 활용할 수 있으나, 아직 수요자들이 원하는 정도의 데이터가 없단 것이 한계입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기상산업기술원 기상기후빅데이터센터의 방철한 센터장은 “API 사업 중장기 계획에서 분산된 데이터들을 융복합하는 플랫폼 구축이 실험적으로 추진 중”이라며 “민간에서도 유사한 노력이 있다”고 전했습니다.
AI 기반 기상전문기업 위즈아이(Wizai)의 노준우 부사장 겸 최고기술책임자(CTO)는 “기상기후 분야는 정보통신(IT) 기술 부족 문제로 데이터를 받지 못하는 국가도 있다”며 “기상데이터가 급격한 기후변화를 지연시키는 핵심 기술이란 인식이 생겨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국내외 빅테크 기업, 기후대응 위해 AI 어떻게 활용하나? 🤔
한편, 이날 행사에서는 국내외 빅테크 기업들이 AI를 기후문제 해결에 어떤 식으로 활용하고 있는지도 공유됐습니다. 카카오, 네이버랩스, SK텔레콤, 아마존웹서비스(AWS) 등이 각각 발제를 진행했습니다.
이들 빅테크 기업 관계자들은 사회가 기후대응을 요구하고 있단 점을 언급하며 기업 생존을 위해선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한목소리로 강조했습니다.
한 관계자는 AI는 “피할 수 없는 기술이자 트렌드”라며 기후대응에서 AI 기술이 활용돼야 한단 점을 재차 언급했습니다.
이와 별개로 ‘인공지능, 어디까지 와 있나’를 주제로 오프닝 발표를 맡은 백운혁 카카오브레인 부사장 또한 기후대응에서 AI가 적극적으로 활용돼야 한단 점을 피력했습니다.
백 부사장은 “우리가 풀어야 할 문제가 계속 바뀌고 있다”며 “AI가 기후문제 해결에 있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스타트업들이 AI를 활용하는 부문에서 고비용 문제가 발생하는 상황에 대해선 백 부사장은 “큰 비용이 들어가는 것이 사실”이라며 “(AI 기술개발 비용이) 1년에 10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드나, 모델이나 학습 미용은 1년에 100배 정도 커지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비용 감소에도 불구하고 단기적으로는 비용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이로 인해 탄소배출량이 많이 나온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허나, 백 부사장은 “지금 당장은 AI가 탄소배출에 악영향을 미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규제나 지원 정책 등 세부적인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단 의견도 제시됐습니다.
[2023 클라이밋테크 서밋 모아보기]
①: 에너지·물소비량 높은 AI가 기후대응에 정말 도움되나?
②: 탄소중립 속 녹색보호무역주의 시대 도래, 한국은?
③: 韓 기후테크 업계, AI 기후문제 해결 도움…“분산 데이터 통합 필요”
④: 국내 기후 전문 투자자들이 바라본 기후테크 속 AI 현황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