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대항마’ 불린 전기트럭 스타트업 리비안, 녹색채권 발행에 주가 20% 급락한 까닭?

“낮은 실적·유동성 문제 발목”

제2의 테슬라, 테슬라의 대항마로 불리는 전기트럭 스타트업 리비안(Rivian).

최근 리비안이 예상을 뛰어넘는 성과를 냈음에도 주가가 대폭 하락했다는 소식입니다.

2009년 설립된 리비안은 글로벌 유통기업 아마존으로부터 7억 달러(약 9,462억원) 투자와 아마존의 전기밴 독점 공급 계약을 따내며 급부상한 전기자동차 스타트업입니다.

테슬라의 가격 인하 전략으로 여타 전기차 스타트업들이 고전하는 가운데 지난 2일(현지시각) 리비안은 예상치를 초과하는 3분기(Q3) 실적을 알렸습니다.

2분기 대비 약 23% 증가한 1만 6,304대의 전기차량을 생산한 것. 금액 등 구체적인 사항은 11월 7일(현지시각) 이후 발표됩니다.

그러나 사흘 뒤인 5일(현지시각) 리비안이 15억 달러(약 2조원)의 녹색채권 발행을 발표하자 직후 주가는 20%가량 급락했습니다.

리비안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그리니엄에서 정리했습니다.

 

▲ 미국 전기자동차 스타트업 리비안의 주가가 10월 4일을 기점으로 급락한 모습. ©Yahoo! finance

15억 달러 녹색채권 발행, 주가 급락으로 이어진 까닭? 📉

리비안은 15억 달러 규모의 전환사채(CB) 발행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전환사채란 쉽게 말해 일정 기간이 지나면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기업 채권을 말합니다.

리비안은 신규 발행하는 전환사채는 재생에너지, 저탄소 운송 등에 사용되는 녹색채권이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녹색채권 발행 소식이 주가 하락으로 이어진 이유는 복합적입니다.

먼저 고금리 상황에서 채권 발행으로 인한 기업의 금리 부담이 높아집니다. 또 전환사채가 주식으로 전환되면 공급 증가로 인해 기존 투자자들이 보유한 주식의 가치가 희석될 수 있다는 점도 주식 매도의 요인으로 꼽혔습니다.

여기에 리비안이 지난 3월 이미 13억 달러(약 1조 7,5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 발행을 발표했단 점도 영향을 끼쳤을 것이란 분석입니다.

 

▲ 2021년 11월 13일 블룸버그통신은 리비안이 나스닥 상장 이후 주가가 급등하자 매출 실적 없이도 미국 최대에서 최고 시총 기업이 됐다고 평했다. ©Bloomberg, 캡처

시총 899억 달러 나스닥 상장했지만 낮은 실적·유동성 문제 발목” 🏦

리비안의 가장 큰 약점은 아직 전기차 판매를 통해 영업 이익을 내지 못한단 것.

리비안에 따르면, 지난 2분기(Q2) 전기차량 영업 실적은 ▲판매 1만 2,640대 ▲매출 11억 2,000만 달러(약 1조 5,100억원) ▲매출 총손실액 4억 1,200만 달러(약 5,571억원)였습니다.

영업손실은 11억 9,000만 달러(약 1조 6,100억원)에 달합니다.

이 때문에 현재까지 리비안은 아마존 등 대기업의 투자와 기업공개(IPO)*로 조달한 자금으로 운영되는 실정입니다.

2021년 11월 미 장외주식시장 나스닥(NASDAQ) 상장을 앞두고 리비안이 IPO에서 조달한 금액은 119억 달러(약 16조원)였습니다.

시작 당시 78달러(약 10만원)로 책정됐던 주식 가격은 최대 119달러(약 16만원)까지 급등하며 리비안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를 반영했습니다.

당시 리비안의 실적이 150대가량의 전기차 판매에 불과했단 점에서 블룸버그통신은 “매출 실적이 없는 미국 최대 기업”이라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기업공개(IPO): 외부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는 첫 주식 공개매도

 

▲ 지난 3월 리비안은 시장 확장을 위해 아마존과의 전기밴 독점 계약 중단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Amazon

그러나 리비안은 2021년 상장 이후 계속해서 판매 부진을 겪고 있습니다.

주요 원인은 생산 부족입니다. 2022년 초기 생산 목표를 5만 대로 잡았지만, 같은해 2월 러시아발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공급망 문제가 불거지자 생산 목표를 2만 5,000대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원자재 가격 상승, 물가상승 압력으로 판매가격을 최대 20% 인상한 점도 시장 확대를 어렵게 하는 요인입니다.

반면, 미국 전기차 판매 1위 테슬라는 공격적인 가격 인하 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이는 리비안, 루시드 등 후발 전기차 스타트업의 판매 부진으로 이어지고, 이들의 유동성 위기를 더욱 부추겼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리비안의 경우 92억 달러(약 12조 4,500억원)에 달하는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상당한 액수이지만, 누적되는 손실로 회사 재무제표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단 우려도 나옵니다.

 

▲ 대표적인 전기차 스타트업 테슬라는 2008년 첫 전기차를 출시한 지 12년만인 2020년에 수익 전환에 성공했다. ©Statista

테슬라의 12년, 리비안에도 가능할까? “투자자 인내심에 달려” ⌛

종합하면 현재 리비안은 영업 이익이 아닌, 자금 조달을 통해 기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리비안이 앞으로도 지속가능할 지에 대한 의구심이 계속해서 제기되는 이유입니다.

이에 대한 리비안의 전략은 단순합니다. 생산시설을 확대하고 생산량을 증가시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는 것. 생산량 확대를 통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다시 판매 증가와 생산 확대로 이어지는 선순환이라는 전통적인 성장 경로입니다.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기까지 리비안이 충분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가에 달렸습니다. 리비안은 이에 대해 2025년까지 운영을 계속할 수 있을만큼 충분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즉, 리비안이 전기차 산업에 안정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상당한 현금 확보가 필수적인 상황입니다.

비슷한 경로를 밟았던 테슬라는 2008년에야 첫 전기차를 출시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2020년 처음으로 영업 이익을 달성에 성공했습니다. 첫 전기차 출시부터 수익 전환까지 13년이 걸렸다는 것.

이와 비교하면 리비안은 2021년 첫 전기트럭을 출시한 지 2여년째에 불과합니다.

월가(Wall Street)로 대변되는 투자자들의 인내심이 계속될 지가 관건입니다.

지난 5일 발표한 녹색채권 발행을 통해 15억 달러를 추가로 확보할 경우 리비안은 2026년까지 충분한 자금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수익 개선·생산량 증가는 긍정적…“비용절감 필요하단 제언도” 💰

한편, 최근에는 긍정적 신호도 나오고 있습니다.

먼저 올해 리비안의 생산량은 5만 2,000대로 예상됩니다. 지난해 2만 4,337대의 2배를 상회하는 수치입니다.

또 2021년 4분기 이후 영업 손실은 개선되는 모습입니다.

일례로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QoQ) 크게 개선됐습니다. 영업손실액이 2022년 2분기 17억 800만 달러에서 12억 8500만 달러로 줄어든 것.

이와 관련해 지난 3월 세계 3대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의 애덤 조나스 애널리스트는 리비안이 비용절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제언한 바 있습니다.

그는 5만 대 생산 목표와 관련해서, 테슬라가 2015년 해당 목표에 도달했을 당시 전기차 보조금을 제외하고도 영업 이익률이 21.3%를 기록했단 점을 강조합니다.

반면, 리비안은 올해 같은 목표를 달성하더라도 효율성, 비용절감 문제로 영업 이익률 -68%를 기록할 것이라 전망했습니다.

이에 투자자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서는 리비안이 비용 절감과 효율성 제고를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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