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LG엔솔)이 전 세계 자동차 판매 1위 기업 일본 도요타자동차와 손을 잡고 북미 전기자동차 시장 공략에 나섰습니다. LG엔솔이 미국에서 연간 20GWh(기가와트시) 규모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해 납품하면, 도요타가 이를 전기차에 탑재해 판매할 계획입니다.
LG엔솔은 도요타와 이같은 내용을 담은 전기차 배터리 대규모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지난 5일(현지시각) 밝혔습니다.
이로써 LG엔솔은 세계 5대 완성차업체(도요타·폭스바겐·르노닛산·현대자동차그룹·GM)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유일한 업체가 됐습니다.
LG엔솔, 2025년까지 4조 투자해 연 20GWh 규모 배터리 생산 🔋
이번 계약은 합작공장(JV)을 제외하면 단일 수주 계약으로 최대 규모라고 LG엔솔은 밝혔습니다.
또 올해 말부터 2025년까지 미국 미시간주 홀랜드 공장에 총 4조 원을 투자해 도요타 전용 배터리셀과 모듈 생산라인을 구축할 것이라고 사측은 밝혔습니다.
홀랜드 공장은 LG엔솔의 북미 핵심 생산 거점으로 2012년 6월 준공됐습니다. 현재 북미 수주가 늘며 공장은 증설 중입니다.

LG엔솔은 하이니켈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기반 파우치셀이 탑재된 모듈을 도요타 측에 공급한단 계획입니다.
이 모듈은 도요타의 미국 켄터키주 공장에서 팩으로 조립돼 신형 전기차 모델에 탑재됩니다. 기존 내연기관차 생산 설비를 보수한 공장으로 2025년부터 전기차 생산을 위해 가동됩니다.
양사는 LG엔솔의 셀·모듈 기술력, 도요타의 팩 기술력이 결합돼 안전성과 성능 등 모든 면에서 한층 강화된 배터리를 생산하고, 덕분에 안전하게 주행할 수 있는 전기차를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권영수 LG엔솔 부회장은 “세계 1위 글로벌 자동차 회사 도요타와 배터리 선도기업 LG엔솔의 새로운 협력이 북미 전기차 시장의 커다란 진전을 가져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현재 LG엔솔은 북미에 2개 단독 공장과 6개 합작공장을 운영 및 건설 중입니다.
*하이니켈 NCMA: 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을 사용한 4원계 리튬이온배터리. 니켈 비율이 90%가량으로 높고, 코발트 비율은 10% 이하다. 여기에 알루미늄을 추가해 안정성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라고 LG엔솔은 밝혔다.
+ 전기차 배터리 시스템 구성은? 🤔
전기차 배터리 시스템은 크게 ▲셀(Cell) ▲모듈(Module) ▲팩(Pack)으로 구성됩니다. 배터리 최소 단위인 셀이 여러 개가 모여 모듈이 됩니다. 모듈이 여러 개가 모인 것, 일반적으로 전기차에 탑재된 커다란 배터리가 팩입니다.

LG엔솔, 도요타 계약 및 AMPC 혜택 덕에 3분기 영업이익 ↑ 💰
더불어 LG엔솔은 올해 3분기(Q3)에만 7,312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고 지난 11일 밝혔습니다. 지난해보다 40% 늘었고, 분기 기준 역대 가장 많은 규모입니다.
같은기간 매출은 7.5% 늘어난 8조 2,235억 원입니다. 이미 지난해 연간 수준을 뛰어넘은 것입니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라 배터리를 미국에서 출하할 때 받는 세액공제 혜택, 즉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를 3분기에만 2,000억 원 넘게 받은 덕분입니다.
여기에 도요타를 포함한 세계 5대 완성차업체 모두와 공급계약을 맺으며 좋은 실적 흐름의 기반을 다졌단 평가가 나옵니다.
다만, 북미 내 리튬이온배터리 가격 하락 등의 여파로 다음 분기 실적은 낙관하기 어렵단 전망도 나옵니다. LG엔솔은 오는 25일 3분기 확정 실적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도요타가 LG엔솔과 손잡고 북미 전기차 시장 공략 나선 이유는? 🤔
한편, 업계에선 LG엔솔과 도요타의 이번 장기 공급계약이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옵니다. 대개 일본 기업은 자국 기업을 중심으로 핵심부품 공급망을 꾸리기 때문입니다.
여기에는 미국의 IRA가 영향을 줬단 분석도 나옵니다.
도요타는 2030년까지 전기차 30종을 출시하고 전 세계에 연간 350만 대 전기차를 판매한단 로드맵을 내놓은 바 있습니다.
실제로 이번 계약 체결 직후 도요타는 “(LG엔솔과의 계약이) 2030년까지 전 세계에 30개의 전기차 모델을 출시하고 연간 최대 350만 대 전기차를 생산하는 도요타의 ‘전동화 이니셔티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데츠오 오가와 도요타자동차 북미법인 최고경영자(CEO) 또한 “도요타는 최대한 빨리 이산화탄소를 줄이기 위해 북미에서 전기차 판매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리튬이온배터리의 안정적인 공급을 확보하는 건 제조와 제품 계획의 중요한 부분”이라고 밝혔습니다.
도요타는 그간 테슬라나 중국업체들에 비해 전기차 전환이 늦어진단 우려를 받아왔습니다. 2022년 기준 도요타가 세계 시장에 판매한 전기차는 2만 4,000여대에 그칩니다.
도요타는 이같은 우려를 극복하기 위해 2030년까지 북미 시장에 100만여대 이상의 전기차를 판매한단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켄터키주 공장과 별개로 노스캐롤라이나주에도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에 사용할 배터리 공장을 건설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