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알프스 일대 태양광 발전소 설치 주민투표…“반대 53.94%로 부결, 이유는 자연환경”

스위스에서 알프스 산지 일대에 대규모 태양광 발전소를 설치하는 방안을 놓고 주민투표에 부쳤으나 부결됐습니다.

지난 11일(현지시각) 스위스 남부 발레주에 따르면, 주정부가 지역에 세우기로 한 태양광 발전소를 예정대로 건설할지를 묻는 주민투표 결과 반대표가 53.94%로 부결됐습니다. 투표율은 35.72%를 기록했습니다.

스위스에서 태양광 발전소 건립 사업에 관한 첫 주민투표였던 만큼 이번 결과에 관심이 쏠렸습니다.

무엇보다 주민투표 결과가 스위스의 재생에너지 강화 정책을 둘러싼 여론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점쳐집니다.

 

 

스위스, 재생에너지 전환 위해 태양광 발전 비중 ↑ 🇨🇭

스위스 연방에너지청(SFOE)에 의하면, 2022년 기준 스위스 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은 전체 전력 생산에서 80%를 차지합니다. 이중 수력발전이 68%이고, 태양광 발전이 11%가량을 차지합니다.

2050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하는 스위스는 재생에너지 중에서도 태양광 발전 비중을 더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일례로 지난해 9월 스위스 연방의회는 알프스 산지에 태양광 발전소 설치 규제 완화 및 설치 가속화를 골자로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법안 통과 직후 최대 50여개 태양광 발전소 프로젝트가 제안됐습니다.

이중 상당수는 남부 발레주에서 제안됐습니다. 발레주는 알프스 산지 내에서도 일조량이 가장 많은 지역으로 평가되는 곳입니다.

 

 

여기에 주택이나 건물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는 것만으로는 발전량이 제한적이어서 넓은 부지가 필요하단 것이 주정부와 주의회 다수 입장이었습니다.

이에 주정부는 연방정부의 에너지 정책에 발맞춰 알프스 산지에 대규모 태양괄 발전시설을 조성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습니다.

 

스위스 녹색당·국민당 “알프스 산지 내 대규모 태양광 발전소 설치 반대” 🙅

그러나 발레주 녹색당 등 일부 정당과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태양광 발전소가 알프스 산지 일대 자연환경과 멸종위기종 생태계를 훼손할 것이란 반발이 나왔습니다.

그 대신 기존 수력발전소나 도로에 태양광 패널을 부착하거나, 저수지에 수상 태양광 발전소를 건설하는 방식이 대안으로 제시됐습니다.

보수정당인 스위스국민당 발레주 지부 또한 태양광 발전소의 경제성이 기대에 못 미칠 것이라고 주장하며 궤를 같이했습니다.

경사형 부지일 뿐더러, 겨울철 폭설과 강풍이 빈발해 시설 운영에 막대한 비용이 소모된단 것이 이들의 지적입니다.

여기에 고산지대에 있는 태양광 발전소를 국가 전력망과 연결하는 것도 복잡한 문제입니다.

 

▲ 조립이 완료된 수상 태양광 발전소 모듈이 저수지로 공수되는 모습. ©Romande Energie

주민투표 결과, 알프스 일대 태양광 발전소 건설 난항 🌤️

이번 주민투표 결과는 알프스 내 대규모 태양광 발전소 조성 시 문제점을 지적한 일부 정당의 의견에 여론이 기운 결과로 풀이됩니다.

발레주 현지매체인 르 누벨리스트(Le Nouvelliste)는 환경적 이상과 보수주의가 “기존 건물을 최대한 활용하기 전까지 산에 손을 대지 말자라는 기조 아래 함께 모였다”고 평가했습니다.

이번 주민투표 결과로 알프스 산지에 아예 태양광 발전소를 건설하지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주정부가 아닌 민간 사업자들은 기존 제안대로 태양광 발전소 사업을 추진할 수 있습니다.

그 대신 사업비의 최대 60%까지 충당할 수 있는 연방정부 보조금은 받기 어려워집니다.

또 태양광 발전소 건설 시 다른 지역보다 더 긴 인허가 시간이 소요될 전망입니다. 즉, 민간 기업들도 쉽사리 태양광 발전소를 추진하기 어려운 사업 환경이 만들어진 것입니다.

 

발레주 주민투표 결과, 스위스 탄소중립 정책 영향 줄까? 🤔

한편, 발레주 주민투표 결과가 스위스가 추진 중인 탄소중립 정책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습니다.

스위스 국민들이 거주 지역 내 알프스 환경을 더 중시한다는 여론이 처음 확인됐기 때문입니다.

지난 6월 스위스는 국민투표를 통해 ‘기후보호, 혁신 및 에너지보안에 관한 연방법(이하 기후법)’을 통과시켰습니다.

이 법은 2050년 탄소중립에 도달하기 위해 단계별 이정표가 될 감축목표를 세우고, 재생에너지 비중을 더욱 끌어올리는 것을 골자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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