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러닝타이드, 쇼피파이에 해양 알칼리 기반 탄소제거크레딧 전달…“생태계 훼손 논란 여전”

미국 기후테크 스타트업 러닝타이드(Running Tide)가 전자상거래 플랫폼 기업 쇼피파이(Shopify)에 해양 알칼리* 기반 탄소제거크레딧을 전달했습니다. 다만, 자발적 탄소시장(VCM)에 등록된 크레딧은 아니라고 회사 측은 밝혔습니다.

지난 9일(현지시각) 러닝타이드는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이같은 내용을 알리며 약 275톤의 탄소를 제거했단 사실을 밝혔습니다.

이중 100톤은 쇼피파이에게 전달됐다고 회사 측은 덧붙였습니다. 쇼피파이는 지속가능성 기금(Sustainability Fund)을 통해 2020년부터 러닝타이드를 지원해 왔습니다.

러닝타이드는 일명 ‘탄소부표(carbon buoy)’를 사용해 이산화탄소(CO²)를 해양에 격리합니다.

나무 조각과 석회석으로 구성된 이 부표는 골프공 크기로, 몇 주 이내로 해저에 가라앉아 탄소를 격리합니다. 이렇게 격리된 탄소가 해저에서 800년에서 최대 1만 년 동안 저장될 것이라고 러닝타이드는 주장합니다.

*해양 알칼리: 해양 알칼리 기반 탄소제거는 광물이나 전기화학 반응을 통해 해양의 산성도를 중화시켜 해양의 탄소포집 능력을 간접적으로 증대하는 방법.

 

▲ 러닝타이드는 폐목재 조각에 석회석을 코팅해 만든 탄소부표를 아이슬란드 바다에 가라앉아 탄소를 격리했다고 밝혔다. ©Running Tide

러닝타이드, 아이슬란드 바다서 해조류 없는 탄소부표 1,000톤 가라앉혀 🌊

지난 5월부터 7월까지 약 3개월간 러닝타이드는 북유럽 아이슬란드에서 남쪽으로 약 300㎞ 떨어진 곳에 1,000톤가량의 탄소부표를 가라앉혔습니다. 그 결과, 약 275톤의 탄소가 격리됐다고 두 기관은 주장합니다.

다만, 작년 6월 기술 전문 월간지 MIT테크놀로지리뷰에서 해양생태 전문가 말을 다수 인용해 “(러닝타이드의 탄소제거 방식이) 해양에 부정적인 생태계 영향을 끼칠 수 있어 우려된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같은해 8월 영국물리학협회(IOP) 온라인 저널에는 “해조류를 심해에 가라앉히는 방식이 의도하지 않은 환경·사회적 결과를 수반할 수 있다”는 주장이 해양학자들을 중심으로 나온 바 있습니다.

러닝타이드 내부관계자들 또한 회사의 기술이 잠재적으로 해양생태계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같은 우려가 계속되자 러닝타이드는 본사가 위치한 미국이 아닌 해양 복원에 호의적인 아이슬란드에서 실험을 진행한 것. 2022년 7월 아이슬란드 정부는 정보 공유를 전제로 러닝타이드의 탄소부표를 4년간 최대 5만 톤까지 아이슬란드 바다에 방출할 수 있도록 허가를 부여했습니다.

 

▲ 러닝타이드는 현재 3가지 종류의 탄소부표를 연구 중이며, 이들 모두 기본적으로 폐목재와 해조류 그리고 탄산칼슘과 같은 알칼리성 물질이 포함돼 제작된다. ©Running Tide

이번 탄소제거에는 해조류 씨앗이 부착된 탄소부표 대신 나무 조각과 석회석이 혼합된 작은 부표가 사용됐습니다.

러닝타이드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마티 오들린은 이번 탄소제거 과정이 탄소순환·해양학·해양생태학·임업·탄소격리 등 분야별 기후전문가로 구성된 과학자문위원회의 기준을 지켰단 점을 강조했습니다.

또 모든 탄소제거 과정이 이와 별개로 구성된 과학검토위원회에 의해 객관성을 검토받았다고 덧붙였습니다.

 

+ 가라앉은 부표는 어떻게 될까? 🤔
이번 탄소부표에 사용된 목재는 캐나다와 유럽 각지에서 나온 임업 부산물이 활용됐습니다. 석회석은 아이슬란드 현지에서 부산물 위에 코팅된 것인데요. 러닝타이드는 이들 부표가 약 2주간 아이슬란드 해안에 부유하다 가라앉았다고 밝혔는데요. 가라앉은 부표는 새우와 같은 갑각류에게 먹이거나 해저 퇴적물에 갇힙니다.

또 석회석의 경우 바닷물에 용해돼 바닷물 산성도를 중화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 결과, 해양의 CO² 흡수 능력이 증가한단 것.

 

▲ 올해 5월부터 7월까지 3개월간, 탄소부표가 해저에 제대로 가라앉았는지 확인하기 위해 러닝타이드는 아이슬란드 남쪽 바다에 센서가 부착된 부표 300여개를 띄었다. ©Running Tide

딜로이트 제3자 검증 참여해 크레딧 내놓아…“톤당 최대 46만원” 💸

러닝타이드의 탄소제거 검증은 글로벌 회계법인 딜로이트(Deloitte)가 맡았습니다.

딜로이트는 “제3자 검증자였으나 (러닝타이드의 프로젝트를) 비교할 다른 프로젝트가 없어 일반적인 검증 방법은 사용할 수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러닝타이드와 쇼피파이에서 개발한 방법론을 사용해 탄소제거 크레딧을 계산했다고 딜로이트는 밝혔습니다.

조던 브라이너 러닝타이드 부사장은 센서를 통해 모든 탄소부표를 추적했단 점을 강조했습니다. 브라이너 부사장은 “(이를 추적해) 탄소부표가 해저 1,000m 아래 가라앉는 경우에만 탄소가 제거된 것으로 간주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또 외부 전문가들을 고용해 자사의 탄소제거 측정·보고·검증(MRV) 체계를 고도화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스테이시 카우크 쇼피파이 지속가능성 책임자는 “러닝타이드와 쇼피파이는 다른 해양 탄소제거 기술 개발업체가 참고할 수 있도록 해당 내용을 공유할 계획”이라며 “(해양 탄소제거의) 시작이다”라고 밝혔습니다.

쇼피파이가 지원하는 다른 해양 기반 탄소제거 스타트업으로는 플래닛터리(Planetary)캡츄라(Captura)가 있습니다.

쇼피파이는 러닝타이드의 탄소제거에 대한 구체적인 지불 금액을 지정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러닝타이드는 현재 톤당 250~350달러(약 33만~46만원)을 청구한다고 말했습니다.

 

▲ 나무 조각과 석회석으로 만든 러닝타이드의 탄소부표 마이크로팜 하단에는 해조류 씨앗이 부착된다. 해조류는 수개월에 거쳐 자라는데 무게가 무거워지면 추후 해저에 가라앉아 탄소를 격리한다. ©Running Tide

닝타이드, 해조류 탄소부표 실험 중…“2023년 1만톤 제거 목표” 😮

한편, 러닝타이드는 올해 상반기 내내 탄소부표 설계를 다각화하기 위한 실험을 진행했다고 밝혔습니다.

앞선 지적들이 계속 나오는 상황 속에서 소재 실험 등을 통해 부정적인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라고 회사 측은 덧붙였습니다.

나무 조각에 해조류 씨앗이 부착된 탄소부표, 일명 ‘마이크로팜(microfarms)’은 러닝타이드 실험실과 아이슬란드 해안에서 실험 중이라고 회사 측은 밝혔습니다.

해조류 기반 탄소제거크레딧은 2025년에 나갈 계획이라고 러닝타이드는 예고했습니다.

 

▲ 러닝타이드 탄소부표인 마이크로팜의 탄소격리 방법을 그린 인포그래픽. ©Running Tide 제공, greenium 번역

러닝타이드는 해조류 숲의 경우 수명이 짧아 저장된 탄소가 다시 대기 중에 방출될 우려가 있다고 설명합니다. 해조류가 수확되거나, 폭풍에 의해 해안으로 뜯겨나갈 위협이 높단 것.

이 때문에 해조류를 심해에 저장하는 자사의 방식이 빠르게 확장돼야 한단 것이 러닝타이드의 주장입니다.

러닝타이드는 올해 최대 1만 톤의 탄소제거를 목표로 한다고 오들린 CEO는 밝혔습니다.

 

▲ 해양학자이자 연구원인 나탈리 코알로가 미국 메인주에 위치한 러닝타이드 해조류 부화장에서 해조류의 탄소격리 능력을 실험하는 모습. ©Running Tide

“해조류 기반 탄소제거 방식 상업적 확대는 미지수” 🌱

그러나 러닝타이드의 이같은 사업에 연이어 지적이 나오는 것도 사실입니다. 앞서 언급한대로 해조류 기반 탄소제거 사업의 과학 및 사회적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단 주장입니다.

이에 오들린 CEO는 탐사잡지 내셔널지오그래픽과의 인터뷰에서 자사에 대한 비판을 모두 진지하게 받아들인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도 “이들 질문에 답하기 위해 15년에서 30년을 보낼 시간이 없다”며 기후위기에 대응해야 한단 점을 강조했습니다.

미 캘리포니아 주립 어바인대(UCI)의 크리스틴 데이비스 환경공학과 교수는 해조류 기반 탄소제거 방식이 되려 환경에 해를 끼치거나 온실가스 배출량 감소와 같은 다른 전략에서 주의를 분산시킬 수 있다고 재차 우려했습니다.

데이비스 교수는 해조류 기반 탄소제거 모델링 연구에 참여한 연구진 중 하나입니다. 그는 연구 결과 해조류 기반 탄소제거 비용이 높을뿐더러, 잠재적으로 생태계를 교란할 수 있단 점을 지적했습니다.

이 때문에 “해조류 기반 탄소제거 시장이 상업적으로 확대될지는 미지수”라고 데이비스 교수는 설명합니다. 해당 연구는 지난해 3월 국제학술지 ‘프론티어스 해양과학(Frontiers in Marine Science)’에 게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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