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기술개발이나 혁신은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 등 일부 지역에 국한돼 있습니다. 이 가운데 미국 정부가 차세대 기술혁신 거점을 미 전역으로 확장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미국 상무부(DOC) 산하 경제개발청(EDA)이 추진 중인 ‘지역 기술 및 혁신 허브 프로그램(이하 테크 허브·Tech Hubs)’의 이야기입니다.
EDA는 지난 5월 12일(현지시각) 프로그램 출범을 알리며 올해 말까지 총 20곳의 테크 허브 지역을 선정하기로 했습니다.
EDA에 따르면, 테크 허브는 총 2단계에 걸쳐 진행됩니다. 단계별로 서로 다른 지원금이 주어집니다. 테크 허브 지역에 선정되길 원하는 희망자는 오는 8월 15일(현지시각)까지 ‘1단계 자금 조달 기회(NOFO)’에 지원해야 합니다.
美 지역 중심 경제 성장 이끌 ‘테크 허브’…“올해만 6300억 예산 편성” 😮
EDA는 테크 허브에 대해 “미국 경제 및 안보에 필수적인 핵심 기술을 제조하고 상용화하는 지역”이라고 소개했습니다.
테크 허브는 작년 8월 통과된 ‘반도체 및 과학법(이하 칩스법·CHIPS and Science Act)’의 일환으로 시행된 정책입니다. 칩스법은 미국 내 반도체 산업을 개발하고 중국을 공급망에서 배제하는 내용의 반도체 생태계 육성이 골자입니다.
칩스법을 좀 더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기초과학 상용화 및 혁신 기술개발 등도 포함돼 있습니다.
이에 EDA는 “테크 허브는 칩스법과 보완적”이라며 “반도체 산업을 포함해 미국 내 기술혁신 생태계를 강화하는데 집중한다”고 설명합니다.
즉, 기술혁신에 있어 자산·자원·역량·잠재력 등을 갖춘 지역에 투자해 세계적인 기술 경쟁력을 갖춘 테크 허브로 성장시키겠단 것.
이를 위해 테크 허브에는 향후 5년간(2023~2027년) 총사업비 100억 달러(약 12조 7,000억원)가 투입됩니다. 그중 5억 달러(약 6,300억원)는 올해 예산으로 편성돼 1차 테크 허브 선정 및 지원 작업에 사용됩니다.
실리콘밸리 등 한정된 기술혁신 지역 ‘테크 허브’ 통해 美 전역에 구축 🗺️
현재 미 동부 뉴욕주와 서부 샌프란시스코 그리고 남부 텍사스주 오스틴 일대에 머물러 있는 기술개발 지역을 미 전역으로 넓힌단 것.
해당 지역에 있는 집중된 스타트업과 벤처캐피털(VC)들을 미 전역으로 옮겨 지역경제를 살리겠단 목표도 깔려 있습니다. 이를 통해 양질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EDA는 덧붙였습니다.
한편, 지나 레이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은 테크 허브가 미국 내 기술혁신 격차를 완화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레이몬도 장관은 “미국은 전 세계 기술혁신 분야를 선도하고 있지만 미국의 기술 생태계는 (중부를 제외한) 특정 지역에 집중돼 있다”며 “테크 허브는 그동안 기술혁신 산업에서 소외된 지역을 글로벌 리더로 도약하게 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테크 허브는 미국 국민이라면 어느 지역에서든 공평하게 경제적 기회를 누릴 수 있고 좋은 일자리를 얻기 위해 고향을 떠나는 일이 없어야 한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의지가 잘 담겨있다”고 레이몬드 장관은 덧붙였습니다.
1단계서 최소 20곳 테크 허브 지정…“선정 시 기술개발 지원 보조금 제공” 📢
EDA는 올해 테크 허브 기획 단계로 불리는 1단계 NOFO를 통해 최소 20곳의 테크 허브를 지정할 계획입니다.
1단계 NOFO는 테크 허브로 선정된 지역들이 미국의 핵심 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한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전략개발보조금’을 지급하는 과정입니다.
미 경제전문매체 CN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1차 선정은 미 중부에 소재한 대도시가 선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농축산업으로 대표되는 곡창지대인 중부를 기술혁신 지역으로 전환하겠단 것.
이를 위해 약 1,500만 달러(약 190억원)의 보조금이 지원됩니다, 단, 이 보조금은 기술개발 계획을 세우는데만 사용이 가능하며, 시설 건설 등 기반시설 구축에 사용될 수 없다고 EDA는 밝혔습니다.
그렇다면 1단계 NOFO에서 해당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대상은 누구일까요?
1️⃣ 신청 대상: ‘컨소시엄’ 한정…“최소 1개 이상 기관과 파트너십 체결” 🤝
EDA는 테크 허브 신청 대상을 ‘컨소시엄’ 단위로 한정하고 있습니다. 컨소시엄은 단일한 목표를 향해 다양한 전문가나 기업들이 각자의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모인 집단을 뜻합니다.
즉, 1단계 NOFO에 신청하기 위해선 최소 1개 이상의 기관과 파트너십을 맺어야 한단 것.
NOFO 대상 기관에는 ▲고등교육기관 ▲지방자치단체·주정부 하위 기관 ▲기술 제조 기업 ▲경제개발조직 ▲노동조합 ▲연구소 등이 포함됐습니다. 미국에 소재한 외국 기업도 참여가 가능합니다. 이들 기업의 신청을 제한하는 별도의 조항은 없는 상태입니다.
EDA는 “컨소시엄은 그들이 발전시키려는 기술과 직접적으로 관련 있는 2개 이상의 기업이 참여할 것을 독려한다”며 “동시에 노동조합의 적극적인 참여도 권장한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EDA는 “컨소시엄의 성격과 상관없이 테크 허브에선 모든 주체에 동등한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2️⃣ 신청 조건: 10대 핵심 기술 선택…“반도체·배터리·AI 등 포함” 💽
테크 허브 지원을 위해 컨소시엄을 구축했다면 그 다음으로 ‘10대 핵심 기술 영역(KTFA)’에 포함된 산업을 선택해야 합니다.
KTFA는 칩스법에서 지정한 향후 집중 투자가 필요한 ▲반도체 ▲첨단에너지(배터리·첨단원자력) ▲인공지능(AI) ▲자연재해 예방 ▲생명공학 ▲데이터 관리 등 총 10개의 기술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EDA는 “KTFA는 미국 반도체 산업을 포함해 전반적인 산업 혁신에 영향을 미치는 기술”이라며 “테크 허브를 통해 지역을 중심으로 KTFA의 공급망을 강화하고 연구개발(R&D)을 주도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나아가 컨소시엄은 KTFA를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갖춘 기술로 성장시킬 수 있단 점도 입증해야 합니다.
컨소시엄이 소재한 지역에서 그들이 선정한 기술의 ▲현재 산업종사자 수 ▲예상 수익률 등 향후 성장 규모를 설명할 객관적인 지표를 제시해야 한단 것.
EDA 테크 허브 우선 선정 기준은? 🤔
한편, 테크 허브 1단계 NOFO 신청 기간은 오는 8월 15일이나 신청 기업이나 기관 등 구체적인 신청 현황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1단계 신청 기간이 마감된 EDA는 총 7개의 기준을 잣대로 테크 허브를 선정할 예정입니다.
크게 ▲기술혁신 잠재력 ▲민간 부문 역할 ▲지역 간 파트너십 ▲형평성 및 다양성 ▲인력구성 및 역량 ▲랩투마켓(lab-to-market)* 접근법 ▲경제 및 안보에 미치는 영향 등입니다.
무엇보다 EDA는 위 기준에 앞서 우선시되는 선정 기준 3개를 제시했습니다.
우선 선정 기준에는 ①지역경제 성장 확대 및 기술 혁신 민주화 ②포용적 경제 성장 추진 ③다양하고 숙련된 인력 및 공급망 구축이 해당 내용으로 포함됐습니다.
*랩투마켓: 새로운 기술을 상용화하고자 기술이 연구실에서 시장으로 이전하는 과정.
1️⃣ 지역 경제 성장 확대 및 기술 혁신 민주화|“지역 간 전략적 협력으로 기술개발 추진” 🤝
EDA는 “미국 내 기술혁신을 가속하고자 테크 허브는 각 지역을 강력한 경쟁자로 만들고자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테크 허브에 지원한 컨소시엄은 지역(장소)을 기반으로 전략적으로 협력해 기술을 개발하고 경쟁력을 제고하는 계획을 수립해야 합니다.
지역 간 협력과 경쟁을 기반으로 한 테크 허브 네트워크를 통해 더 많은 사람이 양질의 일자리를 누릴 수 있단 것이 EDA의 설명입니다.
2️⃣ 포용적 경제 성장 추진|“지역사회와 경제적 이익 공유” 💰
EDA는 테크 허브 이행 과정에서 이익 분배 등 형평성을 추구하는 절차도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에 컨소시엄은 신청 단계에서 그동안 기술혁신에 있어 지역사회를 테크 허브에 참여시키는 방법을 제시해야 합니다.
대표적으로 EDA는 “KTFA 기술이 성장함에 따라 창출된 경제적 이익을 지역사회와 공평하게 공유할 방법을 명시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즉, 테크 허브가 불러온 사회경제적 번영을 배분하는 방식이 구체화될수록 우선 선정을 고려한단 것. 또 컨소시엄 기술개발 과정에서 지역사회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EDA는 덧붙였습니다.
3️⃣ 숙련되고 다양한 인력 및 공급망 구축|“경쟁력 제고 위해 기술혁신 인력 교육해야” 🧑🏫
미국의 기술경쟁력을 강화하고자 숙련되고 다양한 인력을 모집·교육·유지하는 컨소시엄의 계획도 중요하다고 EDA는 피력했습니다.
EDA는 “테크 허브의 목표는 노동조합 등과 협력해 노동자에게 기술혁신과 관련된 경제적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기술 발전 관점에서 노동자를 교육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노동자 교육과 더불어 EDA는 테크 허브는 KTFA 기술의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해 미국 기업에 더 많은 자국산 제품을 공급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2단계 진입 시 전략이행보조금 제공…“인프라 투자 시에도 활용 가능” 🛠️
이러한 과정을 거쳐 테크 허브로 선정된 컨소시엄은 구성 단계로 불리는 2단계 NOFO로 진입할 수 있습니다.
2단계에 도달한 컨소시엄은 경쟁력 있는 테크 허브로 나아가기 위해 구체적인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지원 자금을 받기 위해 경쟁합니다.
이때 EDA는 ▲인력 육성 ▲비즈니스 개발 및 기업가 육성 ▲기술성숙도 ▲인프라 총 4개의 범주 아래 테크 허브의 경쟁력을 제고하는 3~8개 프로젝트에 ‘전략이행보조금’을 제공합니다.
EDA는 “전략이행보조금은 5,000만~7,000만 달러(약 642억 원~963억 원)에 달할 것”이라며 “(인프라 투자가 금지된) 1단계와 달리 연구개발(R&D)을 위한 인프라 투자 에도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해당 보조금의 구체적인 사용 범위는 올해 가을 발표될 예정입니다.
관련해 바이든 행정부는 내년 테크 허브 예산으로 40억 달러(약 5조원)를 추가로 편성해 달라고 미 의회에 요청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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