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테크 스타트업 트웰브, 美서 탄소포집 항공연료시설 착공! “SAF 새로운 시대 시작될까?”

“SAF 인센티브 법안 덕분”

‘탄소변환’ 기술로 화제를 모은 기후테크 스타트업 트웰브(Twelve)가 지속가능한 항공연료(SAF) 상용화에 나섰습니다.

미국 워싱턴주 모지레이크시에 탄소포집 항공연료 생산시설을 착공했다고 트웰브가 지난 11일(현지시각) 밝혔습니다.

트웰브 측은 해당 시설이 미국 최초로 상용화 가능 규모의 탄소포집 항공연료 생산시설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 시설에서는 트웰브의 탄소변환 기술로 만든 SAF인 ‘E-Jet’이 2024년 중반부터 생산됩니다. 연간 4만 갤런(약 15만 리터)를 생산할 것으로 트웰브는 내다봤습니다.

알래스카항공, 마이크로소프트(MS) 등 트웰브와 업무협약을 맺은 파트너사들이 가장 먼저 연료를 공급받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쇼피파이(Shopify) 또한 트웰브의 E-Jet을 구매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날 기공식에 참석한 제이 인슬리 워싱턴 주지사는 “(트웰브의)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유망한 신기술이 기후변화로 파괴되지 않으면서도 여행할 수 있는 삶에 대한 기회를 줄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를 나타냈습니다.

 

CO²로 만든 지속가능 항공유, E-Jet? ✈️

2015년 설립된 트웰브는 발전소 등에서 포집한 이산화탄소(CO²)를 전기분해해 화학물질로 바꾸는 기술을 보유했습니다. 이른바 탄소변환 기술로 불립니다.

직접 개발한 고분자전해질막(PEM) 전해조인 ‘O12’ 장치를 사용한 덕분에 기존 대비 낮은 온도와 적은 에너지로 변환이 가능하단 점이 특징입니다.

트웰브는 전기분해로 얻은 분자들을 합성가스, 메탄, 에틸렌 등으로 합성·변환해 여러가지 소재와 연료를 제작했습니다.

회사 측은 이를 ‘CO2Made’라 부릅니다. 트웰브는 주요 기업들과 협업해 안경·선글라스·자동차 부품·세재 등 다양한 형태의 CO2Made 제품을 선보인 바 있습니다.

 

▲ 2021년 트웰브는 미국 공군의 지원을 받아, 포집한 이산화탄소로 만든 합성가스를 활용한 항공연료인 E-Jet를 생산하는데 성공했다. ©Twelve

그중에서도 트웰브가 주력하는 분야는 항공연료입니다. 2021년 트웰브는 미 공군과 함께 합성가스를 활용한 항공연료 E-Jet 생산에 성공합니다.

기존 항공연료는 화석연료를 사용한 합성가스에 수소를 혼합해 만듭니다. 트웰브는 이 합성가스를 CO2Made로 대체한 것.

화석연료 기반 항공연료 대비 수명주기 배출량이 최대 90% 낮다고 트웰브는 설명합니다.

MS는 작년 7월 E-Jet 생산 및 사용 촉진을 골자로 트웰브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습니다. 당시 엘리자베스 윌모트 MS 탄소 프로그램 관리자는 트웰브의 E-Jet이 “항공산업의 탈탄소화를 가속화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밝혔습니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기관 블룸버그NEF(BNEF) 또한 탈탄소항공 부문을 주도하는 2022년 혁신 기업으로 트웰브를 선정한 바 있습니다.

 

▲ 지난 11일 기공식에서 트웰브 공동설립자이자 최고과학책임자인 에토샤 케이브가 제이 인슬리 워싱턴 주지사에게 지속가능 항공연료 생산시설을 설명하는 모습. ©Twelve

SAF 생산시설, 美 워싱턴주 선택된 까닭? “SAF 인센티브 법안 덕분” 💰

이후 트웰브는 E-Jet 상용화에 박차를 가합니다.

그러던 지난 6월 19일(현지시각) 세계 최대 항공산업전시회 프랑스 파리에어쇼에 참가한 트웰브는 SAF 상용화를 위한 생산시설 배치 소식을 전했습니다. 발표 직후 기공식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된 것.

그런데 트웰브가 SAF 생산시설을 본사가 위치한 캘리포니아주가 아닌 워싱턴주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여기에는 워싱턴주의 SAF 보조금 법안이 주력했단 분석이 대체적입니다.

올해 5월 워싱턴주 주의회에서는 SAF 생산 및 구매를 장려하는 법안이 통과됐습니다.

법안에 따르면, 워싱턴 주정부는 기존 항공연료 대비 CO² 환산 배출량을 50% 이상 낮춘 SAF에 대해 갤런(약 3.79리터)당 1달러(약 1,300원)부터 최대 2달러(약 2,600원)의 세액공제를 제공합니다. CO² 환산 배출량 감축량이 높을수록 세액공제 범위도 증가합니다.

워싱턴주 모지레이크시 인근 제지공장과 에탄올공장에서 포집된 CO²를 원료로 사용할 수 있단 것도 위치 선정에 영향을 줬다고 트웰브 측은 밝혔습니다.

더불어 워싱턴주 전체 전력망의 3분의 2가량이 수력발전소에서 공급된단 점도 E-Jet 생산에 지속가능성을 더 높일 것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습니다.

한편, 2019년 워싱턴주 주의회는 2045년까지 에너지원을 100% 청정에너지로 전환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청정에너지 전환법안법안(CETA)’을 통과시킨 바 있습니다.

 

▲ 트웰브는 E-Jet 상용화를 위해 알래스카항공 MS 그리고 쇼피파이 등과 협력해 왔다. ©Twelve

탄소포집 항공연료 E-Jet, ‘차세대 SAF’ 될까? 🙏

인슬리 주지사는 트웰브의 탄소포집 항공연료 생산시설 기공식에서 “새로운 항공의 새벽이 밝았다”며 환영했습니다.

그는 미국 남부를 덮친 거대 열돔(Heat dome) 현상과 북동부 뉴잉글랜드주 홍수 피해 등을 언급하며 “전례 없는 수준의 기후재앙 속에서 트웰브와 같은 시급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트웰브의 E-Jet이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기존 SAF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단 기대 때문입니다.

SAF는 대개 화석연료가 아닌 폐식용유·폐유·해조류·옥수수 등 바이오매스로 생산됩니다. 정작 세계 최대 바이오연료 기업 네스테(Neste)를 비롯한 SAF 생산 기업 상당수는 폐식용유·동물성 폐지방을 원료로 연료를 생산합니다.

데이터 통계 사이트 스태티스타(Statista)가 추정한 2023년 전 세계 항공연료 소비량은 800억 갤런(3,000억 리터)입니다. 이를 SAF로 대체하기 위해서는 실질적이고 확장 가능한 생산방식이 필요하단 것.

트웰브 공동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니콜라스 플랜더스는 E-Jet는 어디에나 존재하는 CO²를 원료로 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확장가능한 솔루션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언급한대로 트웰브의 탄소포집 항공연료 생산시설은 2024년부터 가동됩니다. 트웰브는 추후 연간 생산량을 100만 갤런(약 378만 리터)까지 확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습니다.

이 목표치는 세계 전체 항공연료 소비량과 비교할 때 여전히 극히 일부에 불과합니다. 또 화석연료 기반 항공연료 대비 높은 SAF 가격도 풀어야 할 숙제입니다.

이에 대해 앤드류 스티븐슨 트웰브 부사장은 “시작하는데 비용이 많이 들지만, 재생에너지가 저렴해짐에 따라 비용경쟁력 있는 연료를 생산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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