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주목해야 할 디자인 트렌드? ‘순환디자인·AI’에 주목!

2023년 주목해야 할 디자인 트렌드는 무엇일까요?

영국 디자인 전문매체 디진(Dezeen)이 디자이너 및 업계 전문가 10명에게 물은 결과, 올해 디자인 트렌드로 ‘순환디자인’과 ‘인공지능(AI)’이 선택됐습니다.

제품의 생산방식을 원형(Circular)으로 바꿀 수 있단 점에서 순환경제는 ‘디자인의 역할’을 강조합니다. 순환디자인은 제품 및 서비스 설계에서부터 재사용·내구성·제품 수명 연장 등이 고려된 것을 뜻합니다.

미국 뉴욕 디자인 갤러리인 퓨처퍼펙트(The Future Perfect), 이탈리아 디자인 스튜디오 포르마판타스마(Formafantasma)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디자인 업체들은 디진과의 인터뷰에서 올해 더 많은 순환디자인 제품을 만나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 건축가 겸 가구디자이너인 해리 누리에프가 명품 브랜드 발렌시아와 함게 만든 업사이클링 소파의 모습. 투명한 비닐 소재의 소파 틀 안에 발렌시아가의 오래된 재고를 쿠션 충전재로 채워 놓아 소파를 완성했다. 누에레프는 디자인 전문매체 ‘디진(Dezeen)’과의 인터뷰에서 2023년 디자인 트렌드 중 하나로 ‘순환디자인’을 꼽았다. ©Balenciaga

“생태위기가 앞으로 수년간 의제 될 것…순환디자인 적용은 필수” 🤔

데이비드 알하데프 퓨처퍼펙트 대표는 “업사이클링은 세계적으로 더 많은 예술가와 디자이너가 사용하는 생산 방식이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알하데프 대표는 본인의 갤러리와 협업하는 예술가들이 앞다퉈 순환디자인 원칙을 적용하는 모습을 보는 중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스튜디오 포르마판타스마는 수명이 다한 제품이 진정으로 순환할 수 있는 디자인 설계를 요구했습니다. 즉, 업사이클링을 넘어 폐기물이 자원으로서 계속 순환할 수 있는 디자인을 말한 것인데요.

스튜디오 측은 “생태위기(Ecological crisis)가 앞으로 수년간 의제가 될 것”이라며 “제품 및 서비스 설계에서부터 생태적 사고가 디자인에 적용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 이탈리아 디자인 스튜디오 포르마판타스마는 순환디자인 원칙이 모든 제품과 서비스에 적용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사진은 스튜디오가 2018년 열린 미국 ‘마이애미 디자인 워크’에서 선보인 작품의 모습. 해당 작품을 통해 전자제품의 수리가 어렵단 문제를 지적하고 싶었다고 스튜디오 측은 밝혔다. ©Formafantasma

또 지난해 3월말 유럽연합(EU)이 발표한 ‘에코디자인 규정(ESPR·Ecodesign regulation)’과 같은 정책들을 따라가야 한다고 스튜디오 측은 밝혔습니다. ESPR 규정은 제품 설계 단계에서부터 제품의 수리용이성·내구성·재활용·재사용 등을 제고하도록 규제한 정책입니다. 해당 규정을 통해 폐기물 절감과 순환자원 사용을 촉진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스튜디오 측은 “더 엄격한 EU 규제로 인해 수리와 재활용이 제품 생산업체의 주요 의제가 됐다”고 설명합니다. 그러면서 디자인 업계가 먼저 순환디자인을 빠르게 적용해 다른 산업이 지속가능한 해법을 찾는 것에 도움을 줘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영국 유명 디자이너 “지속가능성? 디자인 업계에 중요하고 시급한 주제!” 🤝

프랑스 태생 제품 디자이너 필립 스탁은 올해에는 바이오소재가 널리 사용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스탁는 “바이오플라스틱과 같은 새로운 재료와 지속가능한 솔루션을 찾기 위해 (디자인 업계가)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스탁은 제품을 설계하는 과정에서 AI를 사용하는 것이 더 보편화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는 “(제품 설계 과정에서) AI를 활용한 덕에 최소한의 물질과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는데요.

영국 유명 산업디자이너인 톰 딕슨 또한 “AI가 디자인에 대한 미학과 대화를 지배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다만, 그는 ‘지속가능성’이 디자인 업계에서 더 중요하고 시급한 주제란 점을 강조했습니다.

그렇다면 이들 유명 디자이너가 말하는 순환디자인이 실제로 적용된 사례는 무엇일까요?

 

▲ 2022년 5월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 산하 혁신팀 ISAP가 공개한 모듈식 신발 브랜드 ‘ISPA 링크’의 모습. ©NIKE

1️⃣ 신발 밑창, 윗창, 끈 분리가능한 모듈식 신발 👟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가 공개한 모듈식(조립식) 신발 ‘ISPA 링크(Link)’와 ‘ISPA 링크 액시스(Link Axis)’가 좋은 예입니다. 나이키 산하 ISAP(Improvise, Scavenge, Protect, Adapt)팀이 지난해 공개했습니다. 나이키의 혁신을 주도하는 ISAP는 순환디자인을 향한 브랜드 여정의 일환으로 해당 신발을 만들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두 모델 모두 신발 밑창과 윗창, 끈 3가지로 분리할 수 있습니다. 각 부품 조립에 접착제가 필요하지 않은 것이 장점입니다. 소비자 취향껏 부품별 색과 디자인을 선택할 수 있을뿐더러, 분리가 쉬워 수선 및 재활용도 용이합니다. 또 가열이나 냉각 등 접착 공정을 없애버린 덕에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인 것도 이점입니다.

ISPA 링크의 경우 신발 한 켤레 만드는 데 필요한 시간은 단 8분입니다. 40명의 선수가 200시간이 넘게 착용을 해본 결과, 편안하고 안정적이었던 평이 다수였습니다. ISPA 링크는 지난해 6월 출시됐고, ISPA 링크 액시스는 올해 상반기에 출시될 계획입니다.

 

▲ 콩, 유채 기름 등을 이용해 만든 가짜 아보카도, 에코바도의 모습. ©Arina Shokouhi

2️⃣ 자원집약적 과일 아보카도 대체 위한 ‘에코바도’ 🥑

순환디자인 제품의 또 다른 사례로는 에코바도(Ecovado)가 있습니다. 영국 센트럴세인트마틴스(CSM) 대학원에서 소재미래학을 전공한 아리나 쇼코히가 아보카도를 대체하기 위해 선보인 작품입니다.

아보카도는 사실 굉장히 자원집약적인 과일입니다. 아보카도 열매 하나를 위해 필요한 물의 양은 320리터. 오렌지 한 알에 22리터, 토마토 한 알에 5리터의 물이 필요한데 비하면 매우 많은 양인데요. 주요 생산국이 남미인지라, 운송 거리에 따른 탄소발자국 또한 바나나보다 2배 이상 높습니다.

이처럼 아보카도로 인한 환경 부담을 줄이기 위해 에보카도를 만들었다고 쇼코히는 밝혔습니다.

그는 콩, 헤이즐넛, 사과, 유채 기름 등을 이용해 아보카도의 맛과 질감을 재현했습니다. 겉껍질은 생분해 및 퇴비화가 가능한 왁스를 채색해 만들었는데요. 덕분에 껍질은 양초로 재활용이 가능합니다.

쇼코히는 에보카도 개발을 위해 영국 노팅엄대 식품혁신센터와 협력해 아보카도의 화학식을 분석했는데요. 영국에서 나온 재료만으로 아보카도의 풍미와 질감을 표현하는 것이 상당한 도전이었다고 그는 회상했습니다.

 

▲ 지난 10월 ‘네덜란드 디자인 위크(Dutch Design Week)’에서 처음 소개된 생분해 비누 포장재 ‘파키올리’. 파스타의 한 종류인 라비올리(ravioli)에 포장을 뜻하는 영단어 ‘package’가 결합된 단어다. ©Alara Ertenü

3️⃣ 욕실 내 플라스틱 폐기물 문제 해소 위한 ‘파키올리’ 🧼

일상 속 욕실은 상당량의 플라스틱 폐기물을 배출하는 공간입니다. 샴푸, 바디워시 등 세정 관련 제품들은 대부분 일회용 플라스틱 용기에 담겨있는데요. 비누도 대개 비닐 혹은 재생용지 등에 포장돼 판매됩니다.

알아라 에르투네란 튀르키예(터키) 산업디자이너는 욕실 내 플라스틱 폐기물 문제를 해결하고 싶었습니다. 그는 오랜 연구 끝에 ‘파키올리(Packioli)’란 생분해 비누 포장재를 개발했습니다. 이 포장재의 주재료는 아티초크의 잎과 줄기 그리고 완두콩 깍지입니다. 아티초크와 완두콩 모두 지중해 일대에서 쉽게 볼 수 있는데요.

파키올리를 만드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아키초크와 완두콩 부산물을 동결건조해 곱게 분쇄합니다. 이후 물과 해조류 추출물을 넣어 섞는데요. 진득해진 혼합물을 틀에 부어 이틀간 실온에서 굳힙니다. 마지막으로 열을 가해 포장재 가장자리를 밀봉하면 끝인데요. 포장재의 노란빛은 사탕무와 강황으로 물들였습니다.

파키올리는 최대 15일 이내에 100% 생분해됩니다. 뿐만 아니라, 물과 가까운 곳에 두면 일주일 후면 완전히 녹아서 없어집니다. 에르투네는 “일상에서 배출되는 음식물쓰레기를 순환경제 시스템 안으로 편입하고 싶었다”며 “동시에 비누 브랜드의 위생·내구성·물류 등의 요구사항은 충족시키고 싶었다”고 설명했습니다.

 

▲ 바나나 폐기물 섬유(왼)로 만든 가니의 트레이닝복 세트(오) 모습. ©Ganni

이외에도 순환디자인 원칙이 적용된 혁신적인 제품들이 세계 곳곳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앞서 소개한 3가지 사례를 비롯해 여러 순환디자인 제품들은 그리니엄의 ‘써큘러 비즈(Circular Biz) 뉴스레터’를 통해 먼저 소개하고 있습니다. 세상을 바꿀 더 많은 순환디자인을 만나고 싶다면, 매주 월요일 정오에 발송되는 ‘써큘러 비즈’ 뉴스레터를 구독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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