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T 기술 접목해 회수는 더 쉽고, 보안은 더 강한 다회용 택배 솔루션 만든 ‘리빙패킷’

지난 9월 14일, 환경부가 2024년부터 다회용 택배상자를 본격적으로 도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10월부터 약 7개월간 다회용 택배상자 시범사업을 진행한 결과, 상용화 가능성을 확인했기 때문이라고 환경부는 설명했습니다.

환경부는 사업 자료를 바탕으로, 다회용 택배상자를 1년간 사용하면 경제성은 조금 낮지만, 환경성과와 자원순환성은 우수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그러나 다회용 택배상자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지난 7일 한국골판지산업협동조합은 정부의 다회용 택배상자 도입 계획에 반대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조합은 다회용 택배상자의 비용과 회수 시스템 미비가 문제라고 꼬집었습니다. 조합은 쿠팡의 다회용 택배상자를 사례로 들며 문 앞에 오랫동안 방치된 사례가 많았다고 강조했는데요.

만약 기술을 통해 이러한 문제를 보완할 수 있다면 어떨까요? 오늘은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접목해 회수를 더 쉽고 간편하게 만든 스타트업을 소개합니다.

 

▲ 리빙패킷이 개발한 더박스. 100% 재활용 플라스틱 소재와 모듈러디자인이 적용됐다. ©Living Packets

다회용 택배상자 서비스 개발한 리빙패킷, 목표는 순환경제 ♻️

2016년 프랑스 서부의 낭트시에서 시작한 스타트업 리빙패킷(Living Packets). 리빙패킷의 목표는 내구성이 약하고 몇 번 사용되지 못하는 골판지 상자 대신, 여러 번 사용해 자원 낭비를 줄일 수 있는 다회용 택배상자 시스템을 만드는 것입니다.

리빙패킷이 다회용 택배상자에 주목한 이유, 택배상자의 순환경제를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리빙패킷은 지금까지 사용돼온 골판지 택배상자는 내구성이 약해 재사용되기 어렵다고 말합니다. 골판지 상자를 재활용하고 있으나, 재활용 공정에는 에너지와 물이 추가로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하는데요. 때문에 리빙패킷은 폐기물과 탄소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재사용에 주목한 것!

이를 위해 리빙패킷은 최대 1,000번까지 재사용이 가능한 다회용 택배상자 ‘더박스(The Box)’를 개발했습니다.

최대한 오랫동안 사용될 수 있도록 낙하, 충격 테스트 등을 통과한 것은 기본입니다. 여기에 순환성을 높일 수 있도록 100% 재활용 플라스틱 소재를 사용했을 뿐만 아니라, 모듈러디자인으로 설계돼 수리도 쉽습니다.

 

▲ 더박스는 ‘통합 홀딩 메커니즘’으로 별도의 완충재 없이도 배송물품을 안전하게 고정할 수 있다. ©Living Packets

더박스는 접이식으로 32L와 2L의 두 가지 용량을 제공합니다. 문제는 중간 크기의 경우 상자 내 여유공간으로 인해 배송 물품이 부딪치며 손상될 수 있단 것. 이 경우 에어캡 같은 완충재를 사용하게 되는데요. 대부분이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질뿐더러, 종이 완충재 또한 결국은 폐기물이 된단 지적을 받습니다.

하지만 리빙패킷은 ‘통합 홀딩 메커니즘’으로 이러한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완충판과 형상기억장치를 사용해 배송 물품을 고정하는 특허 기술인데요. 상판을 덮으면 자동으로 물품이 고정된 덕에 별도의 완충재가 필요 없습니다.

 

▲ 더박스에는 NFC 기술이 적용된 태블릿이 장착된다. ©Living Packets

IoT 기술 적용해 회수는 더 쉽게, 보안은 더 강력하게! 🛡️

다회용 택배상자와 차별화되는 더박스의 또 다른 특징은 NPX반도체와 협력해 디지털 잠금과 모니터링, 추적이 가능한 사물인터넷(IoT)기술이 접목됐다는 것입니다.

IoT 기술이란 각종 사물에 센서와 통신 기술을 내장해 인터넷에 연결하는 기술을 말합니다. 더박스의 한쪽 면에는 이러한 기술이 적용된 태블릿이 장착돼있습니다. 기본적으로 태블릿은 일회용 종이라벨을 대신하는 전자라벨 역할을 합니다. 한번 라벨이 다운로드 되면 소비전력 없이도 사라지지 않는다는데요.

아울러 태블릿은 내부의 다양한 센서와 카메라와 NPX반도체의 근거리무선통신(NGC) 기술을 사용해 배송물품이 받는 압력과 충격, 손상 등의 데이터를 수집합니다.

수집된 모든 데이터는 아마존웹서비스(AWS) 클라우드에 연결돼 보호되는데요. 덕분에 수취인은 택배 내외의 정보를 원격으로 바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모든 배송 경로는 추적되며 어플리케이션(앱)으로 확인할 수 있고, 중간에 배송 경로를 변경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2세대 더박스의 경우에는 스피커, 마이크가 내장된 덕에 수취인과 배달기사가 더박스를 매개로 통신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테이프를 뜯으면 누구나 개봉할 수 있는 골판지 상자와 달리, 스마트폰의 NFC 기능을 사용해야 열 수 있는 디지털 잠금 기능으로 택배의 보안을 강화했다는 점도 특징입니다.

리빙패킷 공동설립자 겸 최고기술책임자(CTO)인 파비안 클리엠은 “당신은 관련된 모든 것을 완전히 통제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 전자라벨 시스템으로 이용자는 별도의 종이라벨 없이 편리하게 상자를 반품할 수 있다. ©Living Packets

아울러 리빙패킷은 이용자가 더 쉽게 더박스를 반품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었습니다. 우선 전자라벨 시스템 덕분에 라벨을 인쇄할 필요가 없습니다. 앱에 입력만 하면 반품 주소가 자동으로 표시되기 때문인데요.

5초 만에 조립가능한 접이식 박스일 뿐더러, 자동화된 디지털 잠금을 제공하기 때문에 반품을 위해 별도의 포장을 준비할 필요도 없습니다.

또한, 리빙패킷은 사용자가 더박스를 근처의 상점이나 상자가 필요한 개인에게 전달하도록 독려하기 위해 리워드를 제공합니다. 물류 파트너가 사용자의 집에서 더박스를 픽업할 경우에도 현금을 제공하는 시스템도 갖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리빙패킷이 운송한 배송지역을 나타낸 지도. 리빙패킷은 2022년까지 14개 국가를 통해 74만㎞ 이상의 거리를 운송했다고 밝혔다. ©Living Packets

“높은 가격대가 약점”…현재 ‘하이엔드’ 시장에 주력 중 🖼️

현재 리빙패킷은 5개 주요 국제운송업체(UPS, DHL, TNT, Fedex, Chronopost)와 협력해 다회용 택배상자를 대여하고 배송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다회용 택배상자 생산에 드는 비용이 높은 것이 약점인데요. 이 때문에 현재까지 리빙패킷은 주로 보안이 중요한 미술품, 명품 등 하이엔드(high-end·최고급) 시장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리빙패킷은 지금까지 유럽, 아메리카, 아시아 등 14개 국가에서 사용됐습니다. 더박스로 운송된 물품의 거리만 74만㎞에 달한다고 회사 측은 밝혔습니다.

 

+ 리빙패킷의 독특한 비즈니스 모델, 높은 초기 비용 문제 해소할 수 있을까? 💸
리빙패킷은 대여 서비스 모델을 운영하는 한편, 초기 비용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방법도 모색 중입니다. 개인이 더박스를 구입해 리빙패킷에 임대하는 대신, 그 수익의 일부를 구매자에게 돌려주는 방식입니다. 리빙패킷은 초기 다회용 박스 제작 비용을 마련하고, 개인은 일정 수익을 얻는 ‘윈윈구조’인데요. 리빙패킷은 399유로(약 56만원)만 지불하면 8년간 임대수익을 지급할 것이며, 박스 하나당 최소 800유로(약 112만원)·최대 28배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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