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 구글(Google)이 순환경제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을 발족했습니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순환경제 체계 구축에 도움이 될 기관을 발굴해 지원한단 목표입니다.
지난 3일(현지시각) 발족한 이 프로그램은 다음달(11월) 14일까지 지원 접수를 받습니다. 모집 분야는 크게 ▲재사용 ▲재활용 ▲퇴비화 ▲패션 ▲식품 ▲순환재료(Circular material) ▲건축환경 등 7개인데요.
해당 분야에서 순환경제 전환을 촉진하는 스타트업 및 시민단체(NGO)라면 모두 지원할 수 있습니다. 아태지역 전역에서 접수를 받으며, 국가별 쿼터는 따로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프로그램은 2023년 2월부터 시작될 예정입니다. 구글은 신청기관 중 15개 안팎을 선정해 10주간 지원한단 계획입니다. 프로그램은 온라인으로 진행되는데요.
구글은 선정된 기관에 자체 인공지능(AI)·머신러닝(ML), 클라우드 등 기술에 대한 멘토링을 지원할뿐더러, 전문가 멘토링·네트워킹·마케팅·디자인·전략 설계 등도 지원할 예정입니다.
구글, 순환경제 스타트업 육성 나서…기관별 ‘맞춤형 지원’ 🗺️
이번 프로그램은 ‘구글 포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Google for Startups Accelerator)’를 통해 진행됩니다. 시드(초기·Seed) 또는 시리즈A 단계 스타트업, 즉 성장 가능성을 지닌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인데요. 2016년 이스라엘을 시작으로 전 세계 여러 국가에서 진행 중이며, 지난해 9월까지 총 684개 스타트업이 참여했습니다.
금번 발족한 프로그램은 구글이 최초로 순환경제 분야에서 진행하는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입니다. 구글은 성명을 통해 “환경, 경제, 사회적 이슈로 소재(자재) 관리를 순환경제로 전환하는 것이 절실하다”고 밝혔습니다.
구글은 이번 프로그램에 선정된 기관에게 별도의 투자나 자본을 지원하진 않는단 점을 명시했습니다. 다만, 최대 20만 달러(약 2억 8,500만원) 상당의 구글 클라우드 크레딧(사용료)이 제공되는데요. 구글 기반의 클라우드 시스템을 무료로 구축하는 것을 도와 고객 확보 및 데이터 분석이 보다 용이해질 것이라고 구글 측은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벤처캐피털(VC) 네트워크 등 각종 자원을 동원한단 것이 구글의 계획입니다. 투자 피칭*을 할 수 있는 ‘데모데이(Demo day)’도 내년에 열 예정인데요. 선정된 기관별로 상황에 특화된 맞춤형 지원이 제공될 예정입니다.
이를 위해 기관별로 전담 ‘스타트업 성공 매니저(Startup Success Manager)’가 배정될 것이라고 구글은 설명했는데요. 구글은 “성공 매니저는 기관별 과제와 목표 등을 정확히 이해하고 가장 적합한 멘토와 연결해주는 등 프로그램 전담 창구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투자 피칭: 투자유치를 목표로 스타트업이 발표를 통해 투자자들을 설득하는 과정.
또한, 프로그램에 선정된 기업들을 위해 순환경제 관련 전문가 및 기업과도 네트워킹이 제공됩니다. 홈페이지에 등록된 멘토만 36명인데요.
AI 로봇 선별기 제조 기업 글래시어(Glacier), 순환경제 촉진을 추구하는 엘렌맥아더재단(EMF), 순환경제 전문 투자그룹 클로즈드루프파트너스(CLP), 의류영향연구소(AII), 세계자연기금(WWF) 등 순환솔루션 구축에 내로라하는 전문가들이 대거 포함된 것이 확인됐습니다.
구글 측은 프로그램 중 각 기관의 요구에 따라 멘토 목록이 늘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구글, 아태지역 “순환솔루션 창출 위한 좋은 출발점” 🌏
구글이 첫 순환경제 엑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을 아태지역에서 시작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에 대해 구글은 아태지역이 “기후변화 영향에 가장 취약한 지역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구글은 이어 “바다로 흘러온 폐플라스틱 90%는 세계 10대 강에서 흘러들어왔다. 이 중 8개의 강이 아태 지역에 위치해 있다”며 독일 헬름홀츠 환경연구센터(UFZ) 연구 결과를 인용했는데요.
구글은 그러면서 아태지역이 “순환경제와 관련된 각종 혁신과 솔루션을 창출하기 ‘좋은 출발점’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기후영향 취약 및 폐기물 문제에도 불구하고 아태지역 곳곳에서 스타트업 생태계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구글은 “혁신 생태계가 번성하면서 보다 독창적이고 유용한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는 새로운 기회의 문이 (아태지역에서) 열리고 있다”고 역설했습니다.
엑셀러레이터 책임자 “구글 지원 및 브랜딩 만으로도 자금 조달 용이해” 💰
순환경제는 물, 탄소와 비롯해 구글의 3대 지속가능성 약속 중 하나입니다. 구글은 2019년 7월 미국 그린비즈(GreenBiz)그룹의 연례 콘퍼런스에서 “운영, 제품 및 공급만 전반에 걸쳐 자원 재사용을 극대화”하며 동시에 “다른 조직들도 (순환경제 구축에 함께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당시 구글은 엘렌맥아더재단의 프레임워크를 바탕으로 “전 세계 자원의 재사용을 극대화”한단 내용을 담은 2030년 순환경제 목표를 설정했는데요. 금번 프로그램 출시로 구글이 2030년 목표에 한발 다가섰단 평가가 나옵니다.
구글의 순환경제 책임자인 마이크 베르너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재활용·재사용 자원은 탄소발자국이 낮기 때문에 기후변화를 완화하고 저탄소경제로 전환하기 위한 중요한 경로를 제공한다”고 밝혔습니다.
엑셀러레이터 책임자이자 구글 지테크(gTech) 지속가능성 팀 책임자인 에스티 청 이사 또한 “순환경제는 탄소중립을 이루기 위해선 매우 중요한 일”이라며 “전 세계 탄소배출량의 절반 정도는 화력발전 등 에너지 사용에 따른 결과이나, 나머지 절반은 식품·플라스틱·철·알루미늄 등을 생산하고 폐기하는 과정에서 나온다”고 설명했습니다.
청 이사는 “엑셀러레이터의 주요 목표는 참가자들이 가진 솔루션을 지원하는 것”이라며 “프로그램에 참여해 구글의 지원과 브랜딩 자체로 자금 조달이나 파트너 모색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한편, 청 이사는 순환경제 분야에 필요한 정보를 지도, 픽셀, 사진 등 구글 내 자원과 통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구글 지테크 팀이 유엔과 협력해 인도네시아와 태국 내 노상 쓰레기 등을 파악할 수 있는 머신러닝(ML) 모델을 구축해 오픈소스로 공개한 것인데요. 구글 지도와 검색 도구를 활용해 전 세계 재활용 현황 데이터를 지난해 3월부터 제공하는 것도 노력의 일환이라고 청 이사는 덧붙였습니다.
+ 앞서 구글이 진행한 기후 엑셀러레이터, 결과는? 🌡️
구글은 올해 6월 기후변화 엑셀러레이터 프로그램도 진행했습니다. 북미 지역에서만 진행된 프로그램에 19개 기관이 선발됐는데요. 청 이사에 따르면, 엑셀러레이터 프로그램 참가 후 이들 기업은 약 220억 달러 (약 30조 2,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