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수소산업 생태계와 기술 트렌드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수소산업 전문 전시회 ‘H2 MEET(구 수소모빌리티+쇼)’이 8월 31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막을 올렸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 환경부, 국토교통부가 후원하는 H2 MEET. 이날 오전 11시 개막식을 시작으로 9월 3일까지 나흘간 열리는데요.
올해로 3회를 맞은 전시에는 네덜란드, 영국, 프랑스 등 세계 16개국 241개 기업·기관이 참여했습니다. 이들은 ▲수소 생산, ▲수소 저장·운송, ▲수소 활용 분야에 맞춰 여러 기술과 제품을 공개했습니다.
현대차그룹, SK, 두산, 포스코, 코오롱, 효성 등 국내 대기업이 대거 참가했는데요.
해외 기업으로는 세계 최대 수소 생산업체인 미국 에어프로덕츠(Air Products), 엔지니어링 전문 기업 에머슨(Emerson), 수소연료전지 생산 전문 캐나다 기업 발라드파워시스템즈(Ballard Power Systems) 등이 참여했습니다. H2MEET 조직위원회는 금번 전시에 해외 기업 65곳이 참가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렇다면 금번 전시에서 눈길을 끈 부스는 과연 어디였을까요?
현대차, 수소전기버스·청소차·드론 선보여…실증 운행 진행 중 🚗
전시관에 들어가자 가장 먼저 방문객을 사로잡은 부스는 현대자동차그룹이었습니다. 현대차는 이날 전시에서 ▲수소전기 경찰버스, ▲수소전기트럭 청소차·살수차, ▲수소 멀티콥터 드론 등을 선보였습니다.
수소전기 경찰버스의 경우 지난 2019년 첫선을 보였는데요. 지난 몇 년간 실증 사업 기간을 거치며 각종 편의 사양이 추가됐고, 본격적인 보급을 추진하기 위한 양산형 모델로 새롭게 선보인 차량이라고 현대차는 밝혔습니다.
수소전기 경찰버스는 2개의 수소연료전지로 구성된 총 180kW(킬로와트)급 연료전지스택이 탑재돼 있습니다. 완충 시 최대 550km의 주행이 가능한데요.
수소전기트럭 청소차 및 살수차 또한 2개 수소연료전지로 구성돼 있고, 1회 충전 시 최대 400km를 주행할 수 있습니다. 수소전기트럭 청소차의 경우 지난해 경상남도 창원시에서 1대가 투입돼 실증 운행을 진행한 바 있다고 현대차는 설명했는데요.
현대차는 이들 차량은 산자부의 ‘수소전기트럭 개조기술 개발 미 실증’ 연구 개발 과제를 통해 진행됐다고 밝혔습니다. 또 올해 말부터 산업기술평가관리원과 한국자동차연구원과 함께 실증 운행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관람객의 이목을 사로잡은 모빌리티는 단연 ‘수소 멀티콥터 드론’이었습니다. 이 드론은 수소연료시스템과 배터리를 동시에 이용함으로써 먼 거리를 효율적으로 이동할 수 있게 설계됐는데요. 직경 6m, 최대 이륙 중량이 700kg에 이르는 기체입니다.
현대차는 지난 5월 학계 관계자 및 교수 등 100여명을 초청한 ‘미래항공모빌리티(AAM) 테크데이 2022’에서 기체 사진을 공개했는데요. 실물이 일반에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현대차 수소 멀티콥터 드론 연구원은 해당 기체가 수소연료전지를 장착한 덕에 장거리 비행이 가능해져 도심항공모빌리티(UAM)의 한계를 넘어 ‘지역 간 항공교통(RAM)’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고려아연, 재생에너지 풍부한 호주 통해 그린수소 생산 계획 발표 🇦🇺
현대제철은 수소 기반 탄소중립 제철 공정모형과 원리 또한 소개했습니다. 앞서 5월 현대제철은 독자적인 전기를 기반으로 한 탄소중립 철강 생산체제 ‘하이큐브(Hy-Cube)’를 구축하고, 오는 2030년까지 수소 기반 철강 생산체제로 전환한다고 밝혔는데요.
국내 비철금속 기업인 고려아연도 마찬가지로 수소 기반 제철사업을 소개하며, 밸류체인(가치사슬) 전반에 걸친 로드맵을 선보였습니다.
올해 초 고려아연은 ▲재생에너지 및 그린수소 사업, ▲리사이클링을 통한 자원순환, ▲이차전지 소재 사업을 주축으로 한 경영 비전 ‘트라이카 드라이브(Troika Drive)’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고려아연은 이날 재생에너지 및 그린수소 활성화를 위해 호주를 구심점으로 재생에너지 기반 수소 밸류체인을 구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고려아연은 태양광 및 풍력발전 등 호주의 풍부한 재생에너지를 그린수소 개발에 활용한단 계획인데요. 이를 위해 오는 2030년까지 호주에 66억 달러(약 8조 4,8000억원)을 투자합니다.
고려아연은 이미 호주 노던주 태양광 발전에서 7MW(메가와트), 퀴즐랜드주 124MW, 뉴사우스웨일스주 560MW, 테즈메니아주 18MW를 구축했는데요. 육상풍력 또한 주별로 구축할 계획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아울러 고려아연은 호주 북부나 동북 지역에 수소 수출 사회기반시설(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는데요. 전력망(그리드) 연결을 통해 재생에너지 생산 전력을 한곳으로 모아 그린수소를 생산하고, 이를 암모니아로 저장 후 국내로 운반해 활용할 계획이라고 고려아연은 설명했습니다.
한편, 고려아연은 호주 자회사 아크에너지(Ark Energy)를 구심점으로 그린수소를 생산해 연료전지 구동 트럭을 운영하는 실증사업을 진행 중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2050년 수소 700만 톤 생산 목표한 포스코, 수소사업 청사진 모습은? 🗺️
포스코 또한 H2 MEET에서 수소사업 비전과 역량을 선보였습니다. 포스코홀딩스, 포스코인터네셔널, 포스코건설, 포스코에너지, 포스코모빌리티솔루션,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등 6개 그룹사가 참여해 수소사업 밸류체인 전반에 걸친 그룹 내 기술력을 소개했습니다.
포스코는 2050년까지 수소 700만 톤 생산체제를 갖춰 국내 최대 수소 수요처이자 공급자로 발돋움한단 목표입니다. 이를 위해 포스코는 호주, 말레이시아, 인도 등 6개국에서 수소생산 프로젝트를 진행 중입니다.
금번 전시에서 포스코는 수소환원제철*의 원리와 이를 통해 구현되는 가상 제철소를 모형과 영상을 통해 공개했습니다.
*수소환원제철: 석탄 대신 수소를 환원제를 사용해 철을 생산하는 기술이다. 이산화탄소(CO2) 배출이 없단 점에서 철강업계로부터 각광받고 있다.
또 수소생산기술존에서는 고온에서 물을 전기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고온수전해 기술이 소개됐는데요. 이와 함께 암모니아를 개질해 수소를 만드는 암모니아 크래킹(분해) 기술과 중조(탄산수소나트륨)를 활용한 블루소소 생산기술 모형도 선보였습니다.
아울러 포스코는 이산화탄소 포집·저장(CCS) 기술 사업개발 현황 및 해외에서 생산한 청정수소를 수출하기 위한 복합 터미널 사업 모델도 전시했는데요.
이에 대해 포스코는 다양한 해외 자원개발 프로젝트 수행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과 공동 연구를 추진하는 등 CCS 조기 사업화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SK E&S, 국내 1호 친환경 수소물류센터 구축 나서 📦
재생에너지 사업에 적극적인 SK E&S도 금번 H2 MEET에 참가했습니다.
SK E&S는 에너지 셀을 형상화한 돔 형태의 내부 공간과 수소 세상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외부 공간으로 부스를 설계했는데요.
SK E&S 또한 다른 대기업들처럼 수소 밸류체인 및 수소 활용방안 전반을 소개했습니다. 내부 전시관에는 미국 수소기업 플러그파워(PLUG)와 SK가 함께 만든 수전해설비 모형이 전시됐습니다. 전시장 한편에는 블루소소 생산 핵심 기술인 이산화탄소포집·활용 저장(CCUS) 기술이 공개됐는데요.
또한, SK E&S는 그간 액화천연가스(LNG) 사업 역량을 활용해 인천에 세계 최대 규모 액화수소 플랜트를 조성한단 계획도 소개했습니다.
SK E&S 부스에서 관람객들은 내부보다는 외부 전시에 눈길이 쏠렸습니다. 외부 전시에는 친환경 수소 물류센터 및 수소 모빌리티 시티가 전시됐는데요. 전시장에는 지난 4월 SK E&S가 두산밥캣과 업무협약 이후 연구·개발돼 최초로 공개한 수소지게차가 첫선을 보였습니다.
한편, SK E&S와 플러그파워의 수소사업 전문 합작법인인 SK 플러그 하이버스는 쿠팡풀필먼트서비스, 켄달스퀘어자산운용과 ‘친환경 수소 물류센터 구축·운영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지난 1일 밝혔습니다.
해당 협약에는 쿠팡 목천물류센터에 수소지게차를 도입하고 수소충전소 등 인프라를 조성해 ‘국내 1호 친환경 수소물류센터’ 구축을 위해 협력한단 내용이 담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