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는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탈탄소화와 전기화 사이의 누락된 연결고리를 잇는 유력한 수단으로 인식되고 있다.”
지난 8월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그린수소 정책 점검과 제도 개선방안’ 세미나에서 배준형 산업통상자원부 수소산업과 과장이 밝힌 말입니다.
주제발표에 나선 배 과장은 한국이 세계 수소경제를 주도하고 있다고 자부했습니다. 실제로 한국 정부가 2020년 세계 최초로 수소경제법을 제정하고, 수소기반시설 구축을 위한 컨트럴타워를 세우는 등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한 정책을 추진 중입니다.
국내 수소경제법이 제정된 같은해 에너지 전문 컨설팅 기업 우드맥킨지(Wood Mackenzie)는 한국 수소 시장을 세계 5위로 소개했습니다.
배 과장은 수소가 각광받는 이유에 대해 “기후변화 때문이다”라고 밝혔습니다. 배 과장은 그러면서 기후변화가 국가와 기업의 활동에 큰 영향을 끼치고, 이 가운데 전기화*가 어려운 산업군에서 수소가 기후대응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전기화(Electrification): 석탄, 석유,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기술을 전기를 사용한단 뜻입니다. 내연기관 자동차가 전기차로 대체되는 현상을 예로 들을 수 있는데요. 산업계에서 대개 ‘전력화’란 용어를 사용합니다.
수소, 에너지 효율 화석연료 대비 최대 7배↑…탄소배출량 제로 ☁️
배 과장은 수소의 특징을 크게 ▲에너지 안보, ▲에너지 효율, ▲친환경, ▲안정성으로 소개했습니다. 풍력과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가 있는 곳이면 수소는 세계 어디서나 생산할 수 있는데요.
배 과장은 “수소는 거의 모든 곳에서 활용할 수 있어 에너지 안보 측면이 강하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이어 “에너지 효율도 화석연료 대비 최대 7배 높으며 대표적 2차 전지인 에너지저장장치(ESS) 대비 저장량이 12배 가까이 많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또한, 수소를 통한 전력 생산 과정에서 주요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CO2) 발생이 없고, 철강·화학·수송 등 고탄소배출 부문의 탈탄소화가 가능해 친환경이라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수소는 가벼운 덕에 대기 누출 시에도 빠르게 상승해 폭발 연소 위험이 없어 안전성도 확보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우리나라 수소경제 청사진 모습은? 🇰🇷
배 과장은 탄소중립의 핵심수단으로 우리나라 수소경제 청사진은 확립된 상태라고 밝혔습니다.
우리나라는 수소경제법 제정에 이어 지난해 11월 최초 법정기본계획으로 ‘제1차 수소경제 이행 기본계획’이 발표됐습니다.
이 계획에는 2020년 220만 톤에 불과했던 수소 공급량을 2030년 3,900만 톤, 2050년 2억 7,900만 톤까지 확대한단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더불어 ▲청정수소발전구매의무화(CHPS), ▲청정수소인증제 ▲연료전지 가충지 부여 등을 골자로 한 수소법 개정안이 지난 5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오는 12월 시행을 앞두고 있습니다.
개정안은 일정 규모 이상의 발전 사업자들이 전체 발전량의 일정 부분을 수소 발전으로 공급하도록 의무화했습니다. 정부는 내년부터 CHPS를 시행하고, 2024년에는 한국형 청정수소인증제도 도입 계획을 담고 있습니다.
배 과장은 “2050년 전체 에너지 구성에서 수소 비율을 33%까지 높이는 게 목표”라며 “수소가 전기기관이나 내연기관 같은 수준의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습니다.
정부는 구체적으로 그린수소와 블루수소 등 청정수소를 동력 삼아 수소경제를 추진하겠단 목표입니다. 수소경제 추진전략상 국내외 청정수소 생산은 크게 ▲그린수소 생산, ▲블루수소 생산, ▲해외도입 등으로 구분돼 있습니다. 이를 간단하게 설명한다면.
- 그린수소 🟢: 재생에너지에서 얻은 전력으로 물을 전기분해해 얻은 수소를 그린수소라 부릅니다. 생산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배출이 전혀 없는데요. 그린수소의 경우 2030년 25만 톤(kg당 3,500원), 2050년 300만 톤(kg당 2,500원) 생산을 목표로 기반시설이 구축될 예정입니다. 그린수소 생산의 핵심인 수전해기술** 및 전해조***는 고효율화와 대용량 연구가 진행 중인데요. 정부는 실증 연구를 통해 해외 수전해시장까지 진출한단 계획입니다.
- 블루수소 🔵: 천연가스를 개질해 생산했으나, 이 과정에서 나온 이산화탄소를 대기 중에 방출하지 않고 이산화탄소 포집·저장(CCS) 기술을 이용해 포집하는데요. 이를 블루수소라 부릅니다. 블루수소의 경우 2030년 75만톤, 2050년 200만톤을 목표로 생산체계가 구축됩니다. 현재 산자부와 해양수산부가 공동으로 동해가스전을 활용한 CCS 중규모 실증사업이 진행 중인데요. 정부는 국내 탄소저장소 확대 및 해외저장소 발굴을 통해 블루수소 생산량을 늘릴 예정입니다.
- 해외 도입 🚢: 이와 함께 2050년까지 해외에서 생산된 수소를 수입해 국내에 공급한단 계획인데요. 해외 수소 공급망 40개 확보를 목표로 원산지 검증체계 도입 및 비축기지 건설 등이 추진 중입니다.
**수전해기술: 물을 전기분해하여 분리막으로 이온을 이동시킴으로써 수소와 산소를 생성하는 기술.
***전해조: 수전해기술이 적용되는 장비. 물(H2O)을 전기분해하여 수소를 생산하며 그린수소를 생산하는 핵심 설비다.
산유국도 앞다퉈 청정수소 생산 위한 프로젝트 추진 중 🛢️
한편,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세계 각국이 앞다퉈 수소전략을 내놓는 중입니다.
2019년만 해도 한국과 일본만 수소 전략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현재 유럽연합(EU)을 포함해 24개국이 수소 전략을 발표했고, 22개국이 수립 중인 상황입니다.
당장 이웃나라 중국은 올해 미래6대 사업 하나로 수소를 택하고, 그린수소 기술 확보에 주력에 나섰습니다. 일본 또한 세계 최초로 국가 수소전략을 채택한 후 수소무역을 주도하기 위해 노력 중인데요.
미국은 최근 통과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기반으로 수소이니셔티브가 발족한 상황입니다. 해당 이니셔티브에 따르면 수전해기술 개발에 10억 달러(약 1조 3,300억원), 수소허브 구축에 80억 달러(약 10조원) 등이 투자될 계획입니다.
배 과장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 산유국들도 앞다퉈 수소 생산을 위한 기반시설 구축에 나선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들 국가 상황을 핵심만 말한다면.
- 사우디아라비아 🇸🇦: 세계 최대 원유 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해 세계 최대 수출국으로 나아가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사우디 에너지장관을 맡고 있는 압둘아지즈 빈 살만 알-사우드 왕자는 “지구상에서 가장 큰 수소 수출국이란 기록에 도전받지 않을 것”임을 밝혔는데요. 2025년 완공을 목표로 미래 도시 네옴(Neom)에 세계 최대 규모 그린수소 생산 시설이 건설되고 있습니다. 일명 ‘헬리오스 그린 퓨얼(Helios Green Fuel)’ 프로젝트인데요. 사우디는 해당 프로젝트를 통해 연간 650만 톤의 그린수소, 180만 톤의 그린암모니아를 생산하는 게 목표입니다. 더불어 2030년까지 이웃국가들에게 블루수소 약 400만 톤을 수출할 계획입니다.
- UAE 🇦🇪: 사우디의 이웃국가인 2030년까지 세계 수소시장 점유율 25% 달성을 목표로 7개 프로젝트가 추진 중입니다. 이집트 정부와 협력해 수에즈 운하 경제수역 일대 수소 생산공장이 건설 중인데요. UAE 수도 아부다비 인근 키자드 산업단지에 연간 20만 톤 이상의 그린수소·암모니아 생산 공장 건설을 위한 협력이 체결됐습니다. 해당 협력에는 한국전력, 삼성물산 건설부문, 서부발전 등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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