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 한벌로 10개 코디가 가능한 순환패션, 리패션

스웨덴 솔뷰 스트디오, 3개 원단으로 10여개 이상 스타일 선보여

전 세계에서 한해 동안 만들어지는 옷은 약 1,000억 벌. 이 중 330억 벌은 생산된 그해에 버려집니다. 전체 의류산업에서 나온 탄소배출량은 세계 전체 배출량의 10%를 차지합니다. 의류 생산부터 폐기에 이르는 전공정에서 소비된 물과 전력량 또한 막대한데요.

소비자 상당수는 과잉생산과 자원낭비를 부추기는 패스트패션이 환경에 해롭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으나, 가성비와 시간 절약 등을 이유로 패스트패션 브랜드를 이용하는 경우가 대다수인데요. 이로 인해 소비자 중 절반은 패스트패션 이용으로 인해 죄책감을 느낀단 설문조사 결과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옷장을 채워주면서 죄책감을 덜어줄 옷은 없는 걸까요? 최근 스웨덴에 소재한 솔브 스튜디오(Solve studio)가 내놓은 ‘리패션(Refashion)’ 컬렉션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었는데요.

패션업계에 혁신을 불러오겠다는 모토를 내건 리패션 컬렉션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 알아보고자 합니다.

  

▲ 솔브 스튜디오가 개발한 3개의 원단을 이용하면 10개 이상의 스타일을 만들 수 있다. ©Solve Studio

리패션, 원단 3개를 가지고 10여개가 넘는 다양한 스타일 만들 수 있어! 👗

지난 5월 솔브 스튜디오가 공개한 ‘리패션’은 PoC(proof of concept·개념증명)의 일부로 만들어진 컬렉션입니다. PoC는 기존 시장에 신기술을 도입하기 전 검증하는 단계를 뜻하는데요.

솔브 스튜디오는 의류산업 내 순환패션의 확장을 증명하기 위해 해당 컬렉션을 개발하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리패션 컬렉션은 베이지색, 하늘색 등 3개의 다기능 원단을 사용해 10여개가 넘는 스타일을 만들 수 있는데요. 솔브 스튜디오는 3개 원단을 사용해 스타일이 다른 드레스 4벌, 상하의가 붙은 점프슈트 2벌, 뒤집어 입을 수 있는 리버시블(reversible) 재킷 등을 선보였습니다.

컬렉션에 사용된 원단 모두 분해 및 재조립이 쉬운데요. 만약 소비자가 제품을 반환할 경우 회사가 옷을 쉽게 분해, 재설계해 다른 스타일로 재생산할 수 있습니다.

솔브 스튜디오는 “옷이 태어난 날부터 마지막 사용 날까지 옷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는데요. 이를 위해선 재사용·재활용이 쉬운 설계 및 올바른 원단 선택 등이 전제돼야 한다고 역설했습니다.

실제로 컬렉션에 사용된 3개 원단 모두 국제유기농섬유협회(GOTS) 인증을 받은 유기농면과 텐셀(Tencel) 섬유로 만들어졌는데요. 텐셀은 국제산림관리협의회(FSC) 인증 목장에서 자란 유칼립투스 나무를 친환경 공법으로 가공하고 원료, 생산공정, 완제품 등 모든 단계의 환경적 영향을 최소화한 재생섬유로 알려져 있습니다.

  

▲ 3개 원단으로 만든 리버시블 재킷과 검정색 드레스과 베이직색의 드레스, 검정색 드레스의 경우 앞뒤 드레스의 구분이 필요없다. ©Solve Studio

언제까지 사람 손에만 의존할래? AI가 더 빠르게 ‘리폼’ 가능 🦾

리패션 컬렉션의 가장 큰 장점은 원단 분해를 통해 완전히 새로운 스타일의 옷으로 재설계할 수 있단 점입니다. 발상 자체는 단순해 보일지 몰라도 재분해가 쉬운 원단 기획 및 개발까지 약 3년이란 시간이 필요했는데요. 원단 모두 인공지능(AI)의 도움을 받아 인체 특성에 맞춰 개발됐습니다.

솔브 스튜디오는 오늘날 옷을 수선하고 리폼하는 것은 전적으로 사람, 즉 전문 디자이너 손에 맡길 수밖에 없단 사실을 일깨웠습니다. 솔브 스튜디오는 이어 직물의 재사용이 의류산업 전반으로 확장되기 위해선 분해·수선 등 전공정이 AI를 통해 자동화가 이뤄져야 함을 강조했습니다.

솔브 스튜디오는 수선 및 리폼 작업이 수작업 형태를 유지할 경우 소비자 수요를 충족시킬 수 없을뿐더러, 이는 곧 의류산업이 순환경제로 전환하는 것을 막는 장애물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현재 수선·리폼 공정을 완전히 자동화할 수 있는 AI 지원 설계 공정을 연구 중인 상황이라고 알렸는데요. 회사 측은 리패션 컬렉션 개발에 참여한 스위스 장크트갈렌대 산하 컴퓨터과학연구소와 함께 AI를 활용한 설계 공정 및 순환패션 설계 전략을 개발 중이라고 덧붙였습니다.

  

▲ 2016년 솔브 스튜디오가 공개한 ‘옴댄’ 컬렉션, 4주 안에 생분해될 수 있단 점에 패션업계로부터 큰 호평을 받은 있다. ©Solve Studio

지속가능한 디자인 위해선 순환경제 전재돼야 해 👡

순환패션을 내건 솔브 스튜디오의 도전은 2016년부터 시작됐습니다. 솔브 스튜디오는 창립 당시 100% 생분해되는 ‘옴댄(Omdanne)’ 컬렉션을 공개해 화제를 모았는데요. 노르웨이어로 ‘변형되다’란 뜻 그대로 3개의 흰색 원단을 이용해 10여개의 다른 스타일을 만들어낼 수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원단을 토양에 매립하면 4주 안에 생분해가 시작됐고 10주 안에 완전히 분해됐는데요. 리패션과 마찬가지로 텐셀 섬유 등 지속가능한 섬유만 사용된 덕에 생분해 후 퇴비로도 활용이 가능했습니다.

이런 장점 덕에 옴댄 컬렉션은 2019년 A디자인 어워드(A’design Award)의 패션 부문에서 수상한 바 있는데요.

솔브 스튜디오의 설립자이자 디자이너인 크리스티나 댄은 지속가능한 디자인을 만들기 위해선 사용자 중심의 접근 방식 및 순환경제가 필요하다고 설명합니다. 그는 의류산업 내 모든 이해관계자가 함께하는 다학제적 협력이 패션의 미래와 제품을 디자인하는 방식을 완전히 바꿀 수 있다고 강조했는데요.

이를 위해 솔브 스튜디오는 ▲유지 보수가 용이한 디자인, ▲지속적인 재활용, ▲추적가능한 공급망 설계, ▲제품 수명 연장 및 활용도 증가 등 순환디자인 원칙을 따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 크리스티나 댄 솔브 스튜디오 설립자는 순환패션과 관련해 유럽 곳곳에서 강의 중에 있다. ©Solve Studio, Facebook

옷 한벌로 10여개의 다른 스타일을 표현할 수 있단 점에서 이번 리패션 컬렉션은 매력적으로 다가옵니다. 소비자는 최신 유행을 따라갈 수 있으면서도 의류폐기물을 이전보다 덜 배출할 수 있기 때문이죠.

허나, 보완돼야 할 점도 있습니다. 리패션 컬렉션은 다른 스타일로 바꾸기 위해선 소비자가 솔브 스튜디오로 반품해야 하는데요. 소비자가 원하는 스타일을 선택해 디자이너에게 리폼을 요청할 수 있으나, 소비자 스스로 리폼을 자유롭게 할 수 없단 점이 아쉽단 의견이 있습니다.

물론 이번에 공개된 컬렉션은 의류업계에서의 순환패션 상업화를 위한 1단계인데요. 솔브 스튜디오는 2·3단계에서 여러 문제를 보완할 계획임을 설명했습니다. 회사 측은 궁극적으로 패션 브랜드들의 제품수명주기를 연장을 지원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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