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위기를 극복하는 솔루션, 미생물에서 찾을 수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야외활동이 자유로워진 반면, 러시아발 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로 외식 물가는 급등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구촌 전역에서 밀가루·옥수수 등 곡물 물가 상승이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세계 주요 곡물 수출국인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모두 전쟁으로 수출에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발 더 나아가, 유엔은 이러한 식량위기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지난 8일(현지시각) 뉴욕에서 유엔 세계위기대응그룹(GCRG) 회의 브리핑에 참석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지속적 영향으로 인한 세계적인 ‘비료 부족’ 문제를 꼽았습니다.

쿠테흐스 총장은 “올해 식량위기는 접근 문제(수출)였다면 내년은 식량 자체가 부족할 수 있다”고 경고했는데요.

식량위기 장기화가 코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순환경제는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요? 오늘 그리니엄은 비료 부족 문제를 해결할 솔루션(기술)으로 미생물에 주목한 애그리테크(Agritech) 기업 피봇 바이오(Pivot Bio)를 소개합니다.

 

©Pivot Bio

공기 중 질소를 비료로 만드는 비법, 미생물! 🦠

앞서 그리니엄은 ‘누들플레이션’이란 신조어를 소개하며 밀가루를 대신할 대체 작물 밤바라땅콩을 소개한 바 있습니다. 밤바라땅콩은 기후에 강하고 토양 재생에 탁월한 재생 작물에 해당합니다. 이는 밤바라땅콩 뿐만 아니라 병아리콩, 완두콩 등 콩과식물의 주요 특징인데요.

콩과식물 뿌리에 사는 특정 박테리아가 대기 중 질소를 암모니아로 전환해 토양에 질소를 고정하기 때문이죠. 덕분에 질소 비료를 뿌리지 않아도 자체적으로 비료를 생산하는 효과를 낼 수 있는데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본사를 둔 피봇 바이오는 이점에 착안했습니다. 옥수수나 밀처럼 주요 식량 작물이 미생물을 통해 대기 중 질소로 자체 비료를 생성할 수 있다면 어떨까? 이에 2011년 생물학 박사인 카스텐 테메는 연구실 동료와 함께 자가 비료 제조 연구를 시작했죠.

 

▲ 피봇 바이오의 미생물 원리 인포그래픽화. ©Pivot Bio, Facebook

두 사람은 작물의 뿌리에 사는 미생물에 주목했습니다. 피봇 바이오는 “토양 미생물의 DNA에는 이미 질소 생산 능력이 존재했지만 비료를 사용한 이래로 휴면 상태였다”고 설명했는데요.

피봇 바이오는 이 능력을 깨우기 위해 토양 속 미생물의 DNA를 식별 후 재설계해 미생물이 생산하는 질소의 양을 개선하도록 했죠. 즉, 유전자 청사진 자체를 재프로그래밍한 것인데요.

이후 발효를 거쳐 미생물을 생산하는 식이었습니다. 일단 토양에 미생물이 뿌려진 후 활성화되면 미생물을 계속 질소를 생성한다고.

 

©Pivot Bio

순환농업으로 생산성은 높게 📈 온실가스 배출은 적게 📉

오랜 연구 끝에 피봇 바이오는 2019년 옥수수를 위한 미생물 제품을 출시했습니다. 해당 제품은 분말 형태로 가공된 미생물이 포함됐는데요. 2020년과 2021년에는 각각 수수와 밀에 적용될 제품을 출시했습니다.

피봇 바이오는 해당 제품을 통해 농부들이 에이커(약 4,000㎡)당 최대 40파운드(약 18kg)의 합성 질소 비료를 대체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이미 100만 에이커 이상의 농지에 사용되고 있다고 밝혔죠.

피봇 바이오는 자사의 제품이 작물의 뿌리에 직접 작용하기 때문에 폭우 등 날씨에 따라 유출되거나 하지 않아 더 안정적이고 일관된 영양 공급을 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현장 재배 실험에서는 미시간주와 인디애나주 등 다양한 지역에서 저마다의 토양, 강우량, 방식으로 재배 모니터링했을 때도 일관된 결과가 나타났죠.

뿐만 아니라, 지속적인 질소 공급 덕분에 작물이 잘 자란다는데요. 피봇 바이오 제품은 합성 질소 비료를 사용하지 않은 대조군과 비교했을 때 성장은 비슷하거나 4~6% 증가된 결과를 보였다고.

질소 손실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점은 생산성뿐만 아니라 기후변화와 환경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칩니다.

농업은 온실가스가 배출되는 주요 원인 중 하나인데요. 농업에서 사용되는 질소 비료가 공기와 접촉해 이산화탄소(CO2)보다 지구 온난화지수가 310배나 높은 온실가스인 아산화질소(N2O)로 변환되기 때문이죠. 또한 빗물이나 지하수와 섞여 하천으로 배출되면 부영양화를 일으키는 환경 오염의 원인이 된다는 것!

 

©Pivot Bio

성장가능성과 잠재력을 인정받은 피봇 바이오는 지난해 4억 3,000만 달러(한화 약 5,535억 원) 규모의 시리즈 D 펀딩에 성공했습니다. 샌프란시스코 벤처 투자사인 데이터 콜렉티브(DCVC)와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테마섹(Temasek)이 투자를 주도했는데요.

이들이 주목하는 세계 합성 비료 시장은 1,970억 달러(한화 약 253조 원)로, 미국 오번대학교 연구팀에 의하면 합성비료는 오늘날 세계 탄소배출량의 약 7%를 차지하고 있죠.

피봇 바이오는 자사의 제품이 앞으로 10년간 2,000억(한화 약 257조 원) 달러 상당의 환경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카스텐 테메 피봇 바이오 최고경영자(CEO)는 자사 제품이 특별한 기계가 필요하지도 않고, 이상기후에도 잘 적응할 수 있어 농부들에게 일관된 수확량을 제공할 수 있다고 자신하는데요.

피봇 바이오가 이상기후와 국제 분쟁으로 인해 한 치 앞을 알기 어려워진 글로벌 식량 공급망 불안을 해결하는 솔루션이 될 수 있을지, 앞으로도 지켜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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