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나라, 당근마켓, 번개장터 등 중고 거래 플랫폼 등장과 함께 중고 거래 시장이 급성장한 지 오래입니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는 중고 거래 시장 규모가 2019년 4조 원에서 2021년 24조 원으로 성장했다고 추산하는데요.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과 경기 불황이 되려 중고 거래 시장을 성장시키는 계기가 됐다고 분석했습니다.
중고 제품은 대량생산과 대량소비로 인한 자원 낭비를 막을 솔루션(해결책)으로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최근 미국 최대 온라인 중고 패션 플랫폼 스레드업(thredUP)은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중고 구매가 10억 달러(한화 약 1조 2,780억원) 어치의 신규 구매를 대체했다고 분석했는데요.
앞으로 중고 시장은 얼마나 성장하고, 또 어떤 새로운 기회를 만들 수 있을까요? 스레드업이 공개한 ‘2022 재판매 보고서(Resale Report)’는 의류업계 내 중고 시장 현황과 영향력을 분석했는데요. 2013년부터 이어진 이번 10번째 연례 보고서에 어떤 내용이 담겼는지, 그리니엄이 분석했습니다.
중고 의류 시장, 앞으로도 승승장구할 것! 📈
스레드업은 지난 5월 17일(현지시각)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중고 패션이 북미를 중심으로 세계적 현상이 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우선 중고 의류 시장이 세계 전체 의류 시장보다 3배 더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스레드업과 보고서를 공동으로 작성한 데이터 분석 기관 글로벌데이터(GlobalData)에 따르면, 2021년 미국 내 중고 시장이 32% 성장해 기록적인 성장을 보였는데요.
그중에서도 온라인 재판매가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2026년까지 약 4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죠.
특히, 보고서는 인플레이션으로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더 많은 소비자들이 중고 의류를 구매하거나 구매를 고려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또 글로벌데이터의 소비자 설문조사 결과, 소비자들은 온라인 시장 등장 및 기술 발전 덕에 5년 전과 비교해 중고 쇼핑이 쉬워졌다고 답했는데요. 북미 지역 소비자 3,5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설문조사에 의하면, 응답자의 44%는 음식점과 의복 지출을 우선적으로 줄이고 있고, 응답자 중 25%는 인플레이션이 계속되면 중고 구매를 더 많이 고려하겠다고 답했습니다.
스레드업 “MZ세대는 중고에 주목하고 있어!” 📣
중고 시장이 뜨는 이유, 비용 때문만은 아닌데요. 특히, 위 설문에서 MZ세대(1981년~2010년에 출생한 세대)는 중고 시장에 적극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MZ세대 설문자 중 62%는 쇼핑할 때 새 제품을 사기 전 중고 제품을 먼저 찾았습니다. 또 절반가량은 의류를 구매할 때 ‘재판매 가치를 고려한다’고 답했는데요.
전체 소비자 중 41%가 의류 구매 시 가장 먼저 중고를 살펴본단 응답과 비교하면 중고 제품에 대한 MZ세대의 관심이 높단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중고 제품을 구매한 동기에 대한 답변에서도 MZ세대의 차별점이 돋보였습니다. 전체 설문자들은 새 제품보다 중고 제품을 구매한 이유에 1️⃣비용 절감 2️⃣고급 브랜드 구입 3️⃣희소성을 꼽았는데요.
Z세대 또한 1위로는 절약을 꼽았지만 2위로는 더 지속가능하기 때문에, 3위로는 쇼핑할 때 더 즐겁기 때문이라고 답변했죠.
보고서는 지속가능성 측면에서도 소비자 상당수가 중고 의류가 *‘지속가능한 패션’보다 더 친환경적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별개로 소비자의 37%가 지속가능한 패션에 대해 그린워싱(위장환경주의)처럼 느끼고 있다고 합니다.
*지속가능한 패션: 사회적·환경적 피해를 가능한 한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생산, 판매, 유통되는 의복을 뜻합니다. 스레드업 보고서에는 리포메이션, 올버드, 아일린 피셔, 파타고니아 등 의류 브랜드가 예시로 들어가 있습니다.
패스트패션 벗어나기, 생각과 행동이 다른 이유는? 🎭
한편, 보고서는 소비자 상당수가 환경을 생각한단 답변과 달리 실제로는 패스트패션(Fastfashion)을 구매하는 현실을 지적합니다.
패스트패션 소비자 다수가 개인의 소비 습관이 지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패스트패션이 환경에 해롭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는데요. 그러나 실제 구매에서는 가성비가 좋고, 시간을 절약할 수 있어서 패스트패션을 이용하는 경우가 대다수였죠.
이에 보고서는 사회적 압력이 소비자가 패스트패션에 중독되도록 부추기고 있음을 지적합니다. 실제로 패스트패션 구매자의 절반 이상이 패스트패션 업계가 필요하지 않은 물건을 구매하도록 권한다고 답했는데요. 또한, 응답자 중 20% 정도는 소셜미디어(SNS)에서 최신 스타일을 유지해야 한단 압박을 느낀다고 말했죠.
물론 상당수 소비자는 패스트패션 구매를 멈추고 싶어합니다. 설문 결과, 패스트패션 소비자 중 절반가량은 패스트패션을 피하려 노력하고 있으며 현 소비 행태에 죄책감을 느낀다고 답했는데요.
설문조사를 진행한 코어사이트 리서치(Coresight Research)의 켄 펜요 최고경영자(CEO)는 “소비자가 가치를 추구함에 따라 재판매가 점점 주류가 되고 있다”며 “재판매는 소매업의 미래고, 어떤 혁신적인 기업이 이 기회를 활용할지 살펴보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라고 설명했습니다.
2009년 탄생한 중고 거래 플랫폼 스레드업, 한국에서 막 성장 중! 📈
제임스 라인하르트 스레드업 공동 창업자 겸 CEO는 2009년, 한 번도 입지 않은 옷들로 가득한 옷장을 보고 스레드업을 설립하게 됐다고 밝혔는데요. 지난해 보고서에 의하면, 스레드업은 설립 후 1억 개 이상의 물품을 재판매해 10억 파운드(약 45만 톤)의 *이산화탄소 등가물을 제거했죠.
더불어 소비자들이 중고 패션 구매로 절약한 돈도 약 33억 달러(한화 약 4조 1,500억 원)로 추정했습니다.
한국 또한 2011년 번개장터, 2015년 당근마켓 등 중고 거래 플랫폼이 등장하며 시장이 급성장 중입니다. 다만, 제품 구분 없이 모든 중고 물품이 거래돼 의류 거래에 맞춘 편의성은 다소 떨어졌는데요.
이에 중고 패션 거래에만 맞춘 플랫폼들도 속속 등장 중입니다. 네이버 자회사인 중고 거래 플랫폼 크림(KREAM)에서 55억 원을 투자해 유치한 중고 패션 거래 플랫폼 ‘콜렉티브’를 비롯해 의류 브랜드를 대상으로 B2B 서비스를 제공하는 ‘릴레이(Relay)’ 등 다양한 서비스가 나오는 상황입니다.
앞으로 어떤 중고 패션 거래 플랫폼이 편리함과 지속가능성을 모두 만족시키고 순환패션을 활성화할 수 있을까요? 그리니엄에서도 계속 눈여겨보겠습니다.
*이산화탄소 등가물: 모든 온실가스를 이산화탄소(CO2)로 환산한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