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환경에 관심이 있는 사람 중에 ‘그레타 툰베리’란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그레타 툰베리는 노벨평화상에도 이름이 거론됐던 기후활동가입니다. 툰베리가 유명해진 이유 중에는 15살이란 어린 나이에 기후 활동을 시작했단 점이 큰데요. 최근에는 툰베리 이외에도 일찍 기후활동에 나서는 청소년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오늘은 이런 MZ세대 기후활동가들을 알아보고, 그들의 목소리에 국제사회가 집중하는 이유를 알아봅니다.
툰베리만 있는 게 아니야! MZ세대 기후활동가🤟
🔴 COP26에서 어린이들을 위한 행동을 촉구하다. 엘리자베스 와투티
엘리자베스 와투티(Elizabeth Wathuti)는 기후변화에서 어린이들의 교육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환경운동가입니다.
그는 아름다운 숲으로 유명한 케냐의 녜리 카운티에서 자랐습니다. 때문에 그는 어릴 때부터 자연과 교감할 수 있었죠. 그는 7살 때부터 나무를 심으면서 환경을 아끼는 마음을 길렀다고 합니다. 하지만 엘리자베스의 마음과 세상은 달랐습니다. 사람들이 나무를 베고 환경을 오염시키는 일들이 자주 일어났죠. 엘리자베스는 그 일들을 보면서 분노했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에 대해서 생각합니다. 그중에 하나가 많은 이에게 어릴 때부터 환경과 교감하는 경험을 할 수 있게 해주는 거였죠.
엘리자베스는 지금 ‘녹색세대이니셔티브(Green Generation Initiative)’란 교육 기관의 설립자입니다. 이곳에선 식량 불안정 문제를 해결하고, 어린이들이 환경과 교감할 수 있도록 나무를 심는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죠. 지금까지 무려 3만 그루가 넘는 과일나무를 심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엘리자베스는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도 참석했습니다. 엘리자베스는 COP26 세계 정상회의 개막식에서 연설을 진행합니다. 3명의 어린 아이가 어머니와 물을 찾기 위해 19km을 걸었으나 끝내 물을 발견하지 못하고 말라버린 강가에서 우는 것을 목격한 일을 말하죠. 그러면서 그는 “아이들은 아무 문제가 없다”고 각국 정상에게 대책을 촉구합니다. 이어 그는 “어린이들은 말뿐인 공허한 약속으로는 살수 없다”면서 구체적인 해결책을 제시해줄 것을 부탁했죠.
🔴 인종차별을 겪은 후 세계 기후변화 대응의 문제점을 깨닫다. 바네사 나카테
바네사 나카테(Vanessa Nakatte)는 우간다의 기후활동가입니다. 바네사는 기후 대응을 촉구하던 중 인종차별을 겪은 바 있죠. 2019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 경제 포럼’에서 일어난 일인데요. 그곳에서 바네사 또 다른 기후활동가 5명과 함께 사진을 찍게 됩니다. 그런데 기사에 나온 건 그녀를 제외한 4명의 유럽 출신 활동가 뿐이었죠. 이 일은 바네사에게 큰 깨달음을 안겨줍니다. 자신이 싸워야 할 것은 단순히 기후 문제만이 아니란 사실을 말이죠.
실제로 국제 기후 대응에도 인종 및 국내총생산(GDP) 차별이 존재합니다. 저소득 국가들은 기후변화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그 피해를 입고 있죠. 가령 우간다의 평범한 시민이 한 해 동안 배출하는 탄소배출량은 영국에 거주하는 사람이 2주 동안 배출한 탄소보다 더 적은데요. 그러나 우간다 국민들은 냉방 시설이 없이 뜨거운 뙤약볕에 노출돼야 하고, 극단적인 산사태나 홍수 같은 재난에 더 자주 휘말립니다. 더욱이 기후 대응 주도권은 선진국들이 쥐고 있기에 이런 문제들에 있어 제대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죠.
바네사는 이런 인종차별 없는 기후 대응책을 이끌어 내야겠다고 다짐합니다. 오늘날 개발도상국 국가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기후활동가가 된 그는 지난해 BBC 선정 ‘올해의 여성 100인’에 포함됐습니다. 또 지난 2월 미국 타임지에서 선정한 ‘떠오르는 인물 100인’에도 이름을 올렸죠.
🔴 농부들을 위해 투쟁하고 억압받다, 디샤 라비
디샤 라비(Disha Ravi)는 기후변화란 개념을 알기도 전에 기후변화를 경험한 활동가입니다. 그는 인도 시골에서 조부모와 함께 살았는데요. 그의 조부모는 농업에 종사하는데, 언제나 물 부족에 시달렸다고 하죠. 디샤는 이렇게 회고합니다. 어머니는 늘 아침 일찍 일어나 공동 우물에서 물을 길어왔다고. 이것이 어머니의 하루 일과의 시작이었다고 말이죠.
디샤는 18살이 되던 해, 이 모든 것이 기후변화에서 비롯된 문제란 것을 알게 됐다고 합니다. 또한, 정부가 이 문제에 대해 방관하고 있단 것을 깨닫고 기후 대응 운동을 시작하게 됐죠. 인도 정부는 디샤의 행동이 눈엣가시처럼 여기고 있었는데요. 인도에서는 농업개혁법에 반대하는 농민 시위가 1년 넘게 이어졌습니다. 언뜻 보면 농민을 위한 법 같으나, 사실상 기업에게 유리한 법인데요. 이에 50만 명이 넘는 농민들이 법안 철회를 촉구하는 시위를 진행한 상황이었습니다.
농부인 조부모 덕분에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알게 된 디샤가 이런 상황에서 가만히 있을 리 없었습니다. 디샤는 농민들의 입장을 더 많은 이에게 알리려는 캠페인을 진행했습니다. 디지털에 친숙한 MZ세대 답게 구글 문서를 활용해 현재 상황과 함께 농민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적어서 배포했죠.
어떻게 됐냐고요? 그 결과로 디샤 라비는 경찰에 체포를 당합니다. 경찰은 이들의 구글 문서가 인도의 이미지를 훼손할 의도로 만들어졌다고 했죠. 다행히 그는 보석으로 풀려났지만 정부의 억압은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원래 디샤는 올해 COP26에 참석할 예정이었나, 여권 발급이 거부돼 불참했는데요. 그는 정당한 절차를 따랐음에도 여권이 거부됐다며 인도 정부가 고의적으로 자신의 여권을 처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레타는 할 수 없다, 그레타 ‘혼자서는’ 할 수 없다 🌎
방금 보여드린 활동가들은 ‘기후활동가’란 이름은 같지만, 각자 조금씩 다른 문제들에 대해 다양한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더 많은 MZ세대 기후활동가들이 목소리를 내야 하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기후변화는 여러 계층이 겪는 다양한 지역이 겪는 문제입니다. 그렇기에 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겪은 기후 문제 이야기를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죠. 그래야만 다각적인 측면에서 해결책을 촉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후위기의 당사자들이 목소리를 내야 한단 의식을 가지고 활동하는 MZ세대들이 우리나라에도 있습니다. 바로 ‘청소년 기후행동(이하 청기행)’이란 단체인데요. 청기행은 2018년 8월 기후 문제를 인식한 청소년들의 작은 모임에서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2019년 3월 전 세계 청소년들의 기후운동 연대인 ‘미래를 위한 금요일(Friday for Future)’과 함께 결석시위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기후 대응 활동을 시작했죠.
청기행은 지금 2022년 대선까지를 목표로 2021년 청기행은 ‘그레타는 할 수 없다’는 슬로건을 내세워 ‘모두의 기후정치 캠페인‘을 진행 중입니다. 내년 대선 전까지 기후위기를 정치권과 유권자 모두가 주목하는 정치의제로 끌어올리겠단 것이 이들의 목표인데요. 현재 기후 문제에 관심있는 시민들의 서명을 받고 있습니다.
지구촌 청소년들의 기후운동 연대인 미래를 위한 금요일(Friday for Future) 결석시위를 시작하고. 1927년 이래 타임지 사상 가장 어린 나이에 올해의 인물이 되고, 노벨평화상 후보로도 거론된 스웨덴의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 그런 ‘그레타가 할 수 없다’는 뜻은 무엇일까요? 바로 그레타 ‘혼자서는’ 할 수 없다는 말입니다. 모두가 자신들을 기후활동가라고 생각하고 발언하고 행동할 때 비로소 기후 문제 해결이 가능하다는 이야기죠.
다양한 사람들 가운데서도 MZ세대들이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이들은 기후변화를 실제로 겪고 있는 당사자입니다. 즉, 기성세대와는 달리 MZ세대들은 일생 동안 이상기후, 식량부족,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기후난민 증가 등 어려움을 훨씬 어려서부터 겪어왔으며, 겪을 예정이라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현재 기후 문제 해결에 결정권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기성세대들입니다. 기후 문제 해결의 결정권을 피해를 겪는 당사자인 MZ세대에게 넘기잔 이야기가 나오면서 이들의 활동이 주목받고 있는 것입니다.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회는 그만큼 해당 사안에 대한 위기의식이 높은 사회라고도 할 수 있죠. 앞으로도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기후변화에 관심을 가지고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회가 되길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