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과 교육,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해결책이 되다

기후위기의 원인을 하나로 규정할 수는 없습니다. 워낙 다양한 요인들이 기후에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때로는 뜻밖의 행동이 기후위기의 해결책이 될 수 있습니다. 환경운동가들 사이에서는 개발도상국 여성 교육이 기후 위기의 해결책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는 담론도 존재하는데요. 여성들의 교육과 기후위기가 어떤 관련이 있을까요?

 

기후위기의 피해자, 여성들 😢

지난해 국제구호단체 케어 인터내셔널(Care International)이 내놓은 보고서에 의하면, 빈곤층 여성이 기후재해로 사망할 가능성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14배 높다고 합니다. 특히, 개도국에 거주하는 빈곤층 여성일수록 피해 규모가 높아졌는데요. 극단적인 기후로 인해 식량 수급이 어려워질 경우 각 가정의 생계가 무너지고 빈곤율이 높아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기 때문입니다. 이와중에 어린 소녀들이 교육의 기회를 뺏기고 조혼, 인신매매, 가정폭력의 희생자가 되면서 사망률도 덩달아 올라갔죠.

이 같은 문제점은 개도국의 심각한 젠더 권력 차이에서 발생합니다. 빈곤이 심화되면 여성이 가장 먼저 교육에서 제외되거나 지참금을 위해 조혼을 하게 된다는 뜻입니다. 보고서는 또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제도의 대부분을 백인 특권층이 만든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선진국의 일부 정치인들이 만든 기후 대응 제도가 개도국 여성들의 현실과는 동떨어져 있을 수 있단 것이죠.

 

© Care International UK, Facebook 갈무리

여성 교육, 기후위기의 해결책이 되다 💪

기후위기의 위험성에 노출되어 있다는 뜻은 곧 그들이 기후위기 최전선에 있다는 말입니다. 따라서 최전선에 있는 사람들을 교육하는 일이 매우 중요한데요. 특히, 각 가정의 생계를 도맡은 개도국 여성들의 교육 수준이 올라갈 경우 기후 문제로 인한 피해를 일정 부분 줄일 수 있습니다. 미국의 대표적인 싱크탱크로 평가받는 브루킹스연구소에 따르면, 여성 교육은 구체적으로 세 가지 측면에서 기후위기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합니다.

 

1️⃣성(性)과 여성 교육

여성 교육은 여성의 성에 대한 권리를 증진시킬 수 있습니다. 여성은 교육을 통해 자신들의 권리를 깨달을 수 있습니다. 또 교육을 통해 여성은 피임 등 자신들의 신체를 통제할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됩니다. 따라서 여성 교육을 통해 여성의 조혼과 원치 않는 임신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영국 플리머스 대학교 생명공학과 조지 리틀존 교수는 “2030년이 되면 세계 인구가 83억명이 된다. 50%의 음식물이, 30%의 신선한 물이, 50%의 에너지가 지금보다 더 필요하다”고 예상했는데요. 한정된 지구 자원의 특성상 빠른 인구 증가는 기후 위기를 더 심화시키는 원인이 됩니다. 따라서 교육을 통해 여성의 재생산 권리를 증진시키는 것은 가파른 인구 증가에 제동을 거는 직접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습니다.

 

© 여성 중등 교육과 출산율의 상관관계_Earth Policy Institute 제공

2️⃣기후 리더를 기르는 여성 교육

여성 교육은 여성의 기후 리더십을 높일 수 있습니다. 여성의 인권이 낮은 국가에서 여성들은 가정 생활 전반을 책임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더불어 여성이 지역 커뮤니티에 종사하는 경우가 많죠. 이때 교육으로 인해 리더십을 갖춘 여성은 각 가정 및 지역사회에서 탄소감축, 에너지 절약을 할 수 있도록 사람들을 이끌 가능성이 높습니다. 예를 들어 기후위기에 대해 교육받은 여성은 가전제품을 고를 때도 에너지 효율을 신경쓰고, 지역 행사를 조직할 때도 탄소배출을 적게 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할 것입니다.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운동은 ‘풀뿌리운동’이라고 많이 일컬어집니다. 그만큼 많은 이들이 다 함께 참여해야 한다는 말이죠. 교육 받은 여성은 그 운동 과정에서 주축이 될 수 있습니다.

여성이 환경 문제에 적극적이라는 연구는 여성이 기후 리더십을 가져야 한다는 주장에 힘을 실어줍니다. 2019년 유럽 정치경제학 저널에 발표된 한 논문은 91개국을 분석한 결과, 국가 입법부의 여성들은 국가로 하여금 기후 정책을 채택하도록 유도하는데 더욱 적극적이었다고 합니다. 또 미국 비영리단체 레이첼스네트워크(Rachel’s Network)에 의하면, 미국 의회에서 1972년부터 2020년까지 하원과 상원 모두에서 여성 의원이 남성 의원보다 환경 보호에 더 자주 투표했다고 합니다.

 

3️⃣ 신재생에너지 인재를 발굴하는 여성 교육

여성 교육을 통해 발견된 여성 인재들은 국가의 기후 위기 대응 방안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특히, 개도국의 경우 환경 중심적으로 개편되는 세계 정세에 맞게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는 인재들이 필수적인데요. 여성 교육은 이에 필요한 인재들을 발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교육을 통해 발굴된 여성 인재들이 지속가능한 에너지 혹은 정치 분야에서 일하면서 세계 기후위기의 색다른 해결책을 제공할 수 있다는 뜻이죠. 그러나 여성 인권이 비교적 높다고 평가되는 국가에서조차 성차별에서 비롯한 유리 천장 때문에 여성 인재들이 발굴되지 못하고 있는데요. 일반적으로 STEM(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and Mathematics)이라 불리는 분야에서 여성이 근무하는 비율은 남성에 비해 현저히 낮죠. 즉, 이는 개도국만의 문제가 아니란 것인데요. 2012년 세계은행이 발표한 ‘세계개발보고서’는 성평등이 경제 생산성을 높이고 미래세대의 전망을 향상시킨다고 강조한 만큼 성평등을 지향해 여성 인재들을 발굴해야 할 때입니다.

 

© 창의적 언어 기술을 구축시키는 예술 기반 프로그램_Slam Out Loud, 홈페이지 갈무리

더 많은 여성에게 교육의 기회를 주자! 🔬

여성 교육이 기후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된다는 담론에 주목해 걸 라이징(Girl Rising)이란 비영리단체는 여성의 교육과 권리 증진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걸 라이징은 최근 기후위기 문제에 초점을 맞춘 새로운 프로그램 ‘퓨처 라이징(Future Rising)’을 시작하기도 했죠. 이 프로그램은 기업 및 재단과 협력하는 방식으로 개도국 여성들에게 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데요.

실례로 걸 라이징은 미국 실리콘밸리의 유명 IT 기업 휴렛팩커드(HP)와 협력해 세계 각지로 파견될 교육자들을 양성하고 있으며, 인도에는 ‘슬램아웃라우드(Slam Out Loud)’라는 예술 기반 운동을 개발하기도 했죠. 이를 바탕으로 걸 라이징은 유엔 총회 및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같은 굵직한 국제 행사에 초청돼, 각국 정상들에게 기후위기 극복에 여성 교육이 어떤 도움이 되고 있는지 알린다고 합니다.

 

© 아시아개발은행의 젠더 기반 개발 프로그램_ADB, 홈페이지 갈무리

조금 더 국제적인 차원의 움직임도 있습니다. 아시아개발은행(ADB)에서는 여성이 공동 설계자, 시행자일 뿐만 아니라 프로젝트의 수혜자가 되는 기후복원시설을 지원해 왔습니다. 또 ADB는 개도국이 빈곤과 기후, 젠더 간의 연관성을 이해하고 해결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죠. 유엔여성기구(UN Women)도 기후 문제에 대응하고자 여성 임파워 프로그램(Empower: EmPower: Women for Climate-Resilient Societies)을 진행 중인데요. 이 프로그램은 여성 기후 기업가들을 교육하고, 신재생에너지 관련 투자를 지원하고 있죠.

이밖에도 여러 국제기구들이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여성 교육 혹은 임파워먼트 향상을 지원하고 있는데요. 이들 모두 개도국 여성 교육 증진이 환경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된단 점을 인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것만으로 환경 나아가 기후위기를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 여성 교육 그리고 환경 문제를 해결하려는 기업과 정부 차원의 구조적인 움직임이 있어야만 가능하죠. 우리가 함께 할 수 있는 개인 차원에서의 노력도 물론인데요. 다양한 문제해결 방식과 구조적인 변화, 개인의 노력을 모두 모아 기후위기라는 문제의 해결책을 강구해 봐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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