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과 물가 상승의 연관성, 그린플레이션

최근 뉴스나 신문에서 ‘그린플레이션(Greenflation)’이라는 단어 들어보셨나요? 녹색(Green), 즉 친환경과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인데요.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더 강하게 추진할수록 에너지 전환에 드는 경제적인 비용이 높아진다고 합니다.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탈화석연료 정책이 역설적으로 에너지 전환의 장애물이 되는 셈이죠. 도대체 왜 이런 일이 생기는 걸까요?

 

그린플레이션이 뭐야? 🙄

앞서 말했듯이 녹색(Green)과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입니다. 즉, 친환경을 위한 정책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불러온다는 것인데요. 그린플레이션은 친환경과 관련한 원자재 값 상승을 유발한다는 뜻이죠. 신재생에너지 수요가 늘며 구리나 알루미늄, 리튬 등 원자재 값이 오르고, 화석연료 에너지 생산이 줄면서 에너지 가격도 올라 경제 전반의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왜 인플레이션이 일어나는 거야?💸

수요는 상승하는데 공급은 그대로거나 오히려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과거 새로운 에너지원이 등장하면 이를 이용하기 위한 원재료의 수요와 공급이 동시에 늘었습니다. 예를 들어 증기기관이 발생하자 금속의 수요와 공급이 함께 상승했습니다. 증기기관이 개발돼 효율이 좋은 선박들이 탄생하자 선박을 만들기 위한 금속의 공급이 상승한 것이죠. 마찬가지로 전기가 탄생하자 유리 등의 수요와 공급이 함께 상승했습니다. 전기의 탄생이 조명 산업에 도움이 되었기 때문이죠.

 

© American Public Power Association, Unsplash

하지만 화석연료는 조금 다른 상황입니다. 최근 탄소중립 정책에 따라 신재생에너지 산업이 주목받는 상황인데요. 신재생에너지 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구리, 알루미늄 같은 광물들이 필요합니다. 태양광 패널이나 풍력 발전기의 경우 기본 화력발전 보다 약 6배가 많은 구리를 사용하는데요. 이런 광물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화석연료의 소비가 필수적인 상황이 발생합니다. 금속의 경우 생산을 위해서는 용광로에 녹여 제련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요. 용광로는 주로 석탄으로 열을 내기 때문이죠.

이때 탄소중립 정책에 따라 화석연료를 사용할 수 없으니 자연스럽게 구리와 알루미늄, 리튬 공급에 제한이 생기는 것인데요. 수요가 늘어나는 반면 각국 정부가 생산을 억제하면서 원자재 가격은 상승 압박을 받고 있죠. 이는 에너지와 자동차 등 다방면의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는 상황입니다.

 

+좀 더 자세한 설명이 필요해! ⛏️
전 세계 구리 생산의 40% 차지하는 남미 칠레와 페루의 경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정치적 불안 그리고 환경 문제 등으로 개발이 늦어지고 있는 상황인데요. 세계 알루미늄 생산량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도 탄소중립 정책의 일환으로 생산량을 줄이고 있는 상황이죠. 산업 발전에 필요한 원자재 공급이 줄어드니, 이를 이용하는 신재생에너지 산업이 탄력 받기 어려운 것입니다.

 

© Jean-Baptiste D, Unsplash

그린플레이션의 영향은 어디까지? 😫

그린플레이션은 구리, 알루미늄과 같은 원자재 가격 상승 뿐만 아니라 액화천연가스(LNG) 가격 상승에도 영향을 끼쳤습니다. 에너지 시장조사업체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 글로벌 플라츠(S&P Global Platts)에 따르면, 지난 6일 한국, 일본 등 동북아시아 지역의 LNG 가격 지표가 급등했습니다. 이는 글로벌 플라츠가 해당 지표를 작성한 이래 최대 상승폭인데요.

천연가스의 가격 상승도 그린플레이션 현상 중 하나입니다. 화석연료를 주요 발전원으로 삼아 전력을 생산하던 국가들이 친환경 정책에 따라 LNG 발전으로 전환하려고 하나, 수요 상승 대비 공급은 비슷한 수준이라 가격이 오르는 상황인데요. 로이터와 블룸버그 통신 등 주요 외신들은 친환경 정책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있는 유럽의 가스 가격이 올해 초에 비해 250%나 상승했다고 전했습니다.

 

+우리 삶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건 아니지?
안타깝지만 그린플레이션은 우리 삶에도 직접적으로 영향을 줍니다. 유럽은 LNG 가격과 전기세가 연동돼 있어 이미 전력 소비자들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또한, 전반적인 물가도 영향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는데요. 유럽연합(EU) 통계청에 의하면, 유로화를 사용 중인 유로존 19개국의 9월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같은달 대비 3.4%라고 합니다.

특히, 중국의 탈탄소 정책으로 인한 그린플레이션은 우리나라와 일본 등 인접국에 더욱 큰 영향을 주고 있는데요. 올해 초 중국 중앙 정부는 탄소중립 감축 목표를 정해 31개 성(省) 정부에 하달했습니다. 이 기준을 맞추기 위해 중국 북부 산시성은 주요 마그네슘 제련 기업들에게 생산량을 줄이라고 했는데요. 마그네슘은 자동차, 스마트폰, 노트북·PC 제조 등 안 들어가는 곳이 없는 소재입니다. 더욱이 마그네슘의 중국 생산 점유율은 85~90%까지 이를 정도로 높은데요. 친환경 정책이 자동차, 핸드폰, 컴퓨터 등 전자기기 가격 상승에도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것이죠.

 

그린플레이션, 해결책은 없을까? ✍️

다행히 그린플레이션이 부정적인 것만은 아닙니다. 전문가들은 오히려 그린플레이션 때문에 합리적인 가격을 목표로 한 화석연료 대체재 및 기술 발전의 발전이 빨라질 것이라 전망하는데요. 덕분에 탄소중립이 더욱 가속화 될 수 있단 것이죠.

기술 발전 이외에도 그린플레이션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있습니다. 바로 순환경제를 이용한 해결인데요. 현재 구리, 알루미늄, 마그네슘의 공급은 새로운 광산을 개발하여 채굴급하는 시스템입니다. 그렇다면 이미 시장에 나왔으나 사용되지 않은 구리와 알루미늄, 마그네슘 등을 재가공해 사용한다면 어떨까요?

실제로 서울시에서는 ‘도시광산’을 이용한 순환경제 시스템을 마련했습니다. 산업원료인 광물자원이 제품이나 폐기물 형태로 생활 주변에 넓게 분포된 형태를 도시광산이라 부르는데요. 서울시는 서울도시금속회수센터(SR센터)를 설립해 중소형 폐가전제품을 파쇄 후 분해, 이후 재질별로 분류하고 있어요. 이를 통해 고철, 구리, 플라스틱 등 재활용 원료들을 얻고 있다고 합니다. SR센터는 연간 500톤의 중소형 폐가전을 처리할 수 있는데요. 지난 11년간 폐전자제품 3만 6,000톤, 폐휴대폰 173만대를 수고해 처리했다고 합니다.

탈화석연료 과정 중 일어날 수 있는 문제점. 순환경제를 이용한다면 다양한 방식의 해결이 가능한데요. 그린플레이션 역시 어쩌면 해결책을 쉽게 찾을 수 있는 대안이 있지는 않은지 우리 함께 생각해 봅시다.

 

👉 그런데 탄소중립이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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