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한달 뒤인 11월 1일(현지시각). 영국 글래스고에서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6)이 개최될 예정입니다. 조금이라도 지구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COP26이 왜 중요한지 아실텐데요.
보통 ‘캅’으로 불리는 COP는 ‘Conference of the Parties’의 약자로, 우리말로 ‘당사국 총회’라 불리죠. COP는 유엔을 중심으로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 등 전 세계적 차원에서 기후 문제를 논의하는 각국 정상들이 모이는 연례 회의를 말하는데요. 대부분의 유엔 회원국,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같은 국제기구, 팔레스타인과 쿡 제도 등이 서명국이며, 교황청은 참관국으로 참여해 사실상 지구촌 모든 국가들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최근 기후변화가 얼마나 심각한지. 그리고 모든 국가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지 등을 가늠할 수 있는데요.
COP는 1995년부터 매년 개최됐습니다. 2019년 주최국인 칠레가 대규모 시위로 인해 스페인 마드리드로 개최지를 이전한 것이 마지막이었는데요. 원래라면 지난해 영국 글래스고에서 개최됐어야 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연기돼 2년 만에 개최되는 것이죠.
코로나19로 COP 개최가 미뤄지는 동안 교토의정서는 2020년으로 종료됐고, 새로운 기후체제인 파리기후체제의 구체적인 이행 사항을 마무리 짓지 못하고 맞이한 상황인데요. 2015년 12월 파리협정이 채택할 당시 세계 모든 국가가 인간 활동으로 인해 기후변화가 발생했고, 완화를 위해 행동할 의무가 있단 점에 동의했습니다.
그러나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설정 방법부터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각국의 목표가 상이한데요. 이행사항 측정방법과 투명성 있는 보고, 온실가스 감축목표의 상향, 개발도상국 기후변화 대응 지원자금 등에 대해 여전히 이견이 있는 상황입니다. 파리협정 목표달성을 위해 해결되지 못한 안건들이 현재 산더미만큼 쌓여있는 상황이지만 각국 지도자와 환경단체 그리고 과학자 등이 COP26에 매우 높은 관심과 기대를 표명하고 있습니다.
11월 COP26에는 어떤 행사들이 있나요? 🙄
COP26은 현지시각으로 11월 1일부터 12일까지 약 2주간 영국 스코틀랜드 내 글래스고란 항구 도시에서 개최될 예정입니다. 첫 주 동안 각국 정부들이 감축목표 상향, 탄소시장, 기후변화 취약국 자금지원 방안 등 파리기후체제에 필요한 사항들을 논의할 예정이며, 둘째 주에는 세계 정상들이 만나 마련된 안에 대해 협상과 합의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글래스고 내 주요 회의 및 이벤트 장소는 크게 ‘블루존(Blue Zone)’과 ‘그린존(Green Zone)’인데요. 블루존은 공식적인 협상이 이뤄지는 장소로, 각국 대표단과 참관인들이 모여 토론과 전시 및 문화 행사 등이 진행된다고 합니다. 블루존은 글래스고 서부 SEC(Scottish Event Campus)에 위치하며, 유엔이 운영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반면, 그린존은 영국 정부가 운영하는데요. 370석의 좌석을 보유한 IMAX 영화관과 강당이 있는 글래스고 과학 센터(Glasgow Science Centre)에서 예술가, 학계, 일반 대중 등 다양한 계층들의 기후변화에 대한 참여를 장려하는 이벤트가 진행될 예정입니다.
코로나19 유행으로 인해 일부 행사가 가상으로 진행될 수 있단 목소리도 나왔는데요.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글래스고 현지에서 개최될 계획이라 합니다. 다만, 영국 내 코로나19 방역 기준에 따른 ‘레드 리스트(Red List)’ 속한 일부 국가는 참석이 제한될 것이란 우려도 있는데요. 전 세계 각국이 참여해야 하는 회담이 일부 국가의 참여의 어려움으로 공평하고 포괄적이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제기됐습니다. 이에 영국 정부는 격리 호텔 지원, 코로나19 백신 예방 접종 등을 제공할 예정이라 밝혔는데요. 우리나라를 비롯한 일부 국가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한 경우 백신 접종이 유효한 것으로 인정돼 자가격리가 면제된다고 합니다.
주요 참여국으로는 한국, 미국, 중국…호주는 빠져 🇦🇺
COP26의 의장국인 영국은 올해 1월 알록 샤르마(Alok Sharma)란 정치인을 의장으로 선임했습니다. 이번 COP26에는 이미 100개국 이상의 각국 정상이 참여하기로 했는데요. 세계 최대 온실가스 배출국가 1, 2위를 다투는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참석할 예정이고 미국의 경우 존 케리 전 국무장관이 대통령 기후 특사 자격으로 주요 논의에 참석할 예정인데요. 우리나라 문재인 대통령과 의장국인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도 마찬가지로 회의에 참석할 계획입니다.
올해 COP26의 중요성으로 인해 많은 유명 인사들도 글래스고 정상회담에 참석할 계획입니다. 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과 프란치스코 교황, 스웨덴의 10대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참여하죠.
그러나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자국내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방문이 어려울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COP26을 앞두고 각국 지도자들은 선진국의 석탄 사용과 채굴 중단을 촉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세계에서 두 번째로 최대 석탄 수출국가인 호주는 2030년 이후에도 석탄을 계속 채굴하고 수출할 것으로 밝혀 세계적으로 지탄받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행보입니다. 모리슨 총리의 불참 발언에 존슨 영국 총리는 “(호주가) 이번 COP26에 참석하지 않으면 매우 실망스러울 것”이라 말했습니다.
COP26 구체적으로 무엇이 중요한가요? 🌎
최근 IPCC의 보고서에서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을 신속하고 지속적으로 대규모로 줄이지 않는 한 지구 평균 온도 상승 1.5C로 제한하는 파리협정의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고 명시했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이번 COP26은 파리 협정이 체결된’ 2015년 파리 당사국(COP21)’ 이후 중대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이번 회의에서 각국이 기후변화에 대한 노력과 행동을 신속하게 이행해야 하기 때문인데요. 파리협정 목표 달성을 위한 구체적이면서 실제적인 실행계획을 세우는 정상회담이기 때문이죠.
COP26에 앞서 지난 9월 30일부터 10월 2일까지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pre-COP’가 개최됐는데요. 이탈리아와 영국 정부가 공동으로 주최해 열린 pre-COP는 COP26의 성공적인 성과를 위해 준비됐습니다. 밀라노에서는 아래와 같은 내용들이 논의됐고, COP26에서 이어 계속 논의될 예정으로 알려졌습니다.
✅ 파리협정 목표 1.5C 목표달성을 위한 과감한 온실가스 감축목표 상향
✅ 개도국 기후변화에 대처 위한 자금 제공 및 지원 상향
✅ 극심한 기후 현상으로 인한 손실과 피해를 최소화하여 대처를 위한 접근법 개선
✅ 적응 계획과 적응 행동을 통해 취약성을 줄이고 강인성을 높이기 위한 적응에 관한 전지구적 목표를 설정
✅ 각국 기후 활동과 필요지원에 대한 투명성이 있는 보고를 위한 전문성 향상
✅ 각국이 배출 감축 목표를 달성을 위한 협력적 시장 메커니즘, 비시장 메커니즘에 관한 상세 규칙 고도화
그리고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전 세계 정부와 기업 그리고 개인 모두 환경과 지속가능한 경제에 관심을 갖게 됐는데요. 각국이 포스트 코로나 이후 경제 재건에 힘쓰고 있는 상황에서 COP26은 지속가능한 경제에 관한 중대한 이정표가 될 것입니다. 또한, 이번 COP는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때 탈퇴한 미국이 파리협정 재합류 결정을 내린 이후 참석한 COP인데요. 기후 대응에 달라진 미국의 역할과 행동을 살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얼마전 패트리샤 에스피노사 UNFCCC 사무총장은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우리는 여전히 기회의 창을 갖고 있다. 그러나 매일, 모든 순간이 지나갈수록 그 창은 작아진다. 이것이 COP26이 중요한 이유”라고 COP26에 대한 기대를 표현했습니다. 에스피노사 사무총장은 이어 “파리협정의 1.5C 목표를 놓치면 전 세계적으로 광범위한 죽음과 파괴를 초래할 것이며, 기후변화는 국경이나 이념을 초월하기에 수백만 명의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기에 2021년 COP26에서 상당한 진전을 이루지 않으면 이러한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입니다”라며 COP26의 중요성을 강조했는데요. 이처럼 우리는 이번 스코틀랜드의 큰 도시인 글래스고를 주목해야 하고 눈과 귀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가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