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플라스틱의 90%가량이 단 10개의 강에서 유출되며 그중 8개가 아시아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양쯔강과 인더스강, 메콩강 등입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강 근처에 인구가 밀집한 도시가 발달했단 것과 폐기물 처리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개발도상국이란 점입니다.

플라스틱의 안전하고 순환적인 처리를 위해서는 개도국 내 폐기물 수집 및 분류 시스템의 개선이 필요한 상황. 그러나 이를 위해선 막대한 자금이 필요합니다.

 

▲ 플라스틱크레딧 발급 과정. 플라스틱크레딧을 통해 폐플라스틱 수거·재활용에 경제적 가치를 부여함으로써 플라스틱 오염 제거를 촉진하는 것이 목표다. ©ClimeCo, greenium 번역

탄소크레딧 본딴 ‘플라스틱크레딧,’ 목표는 플라스틱 오염 방지! 🪙

이같은 상황을 해결할 방법으로 ‘플라스틱크레딧(Plastic credit)’이 떠올랐습니다.

플라스틱크레딧이란 플라스틱 폐기물의 수거 및 재활용에 경제적 가치를 부여함으로써, 폐기물의 적절한 처리에 금전적 동기부여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시장 기반 메커니즘입니다.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탄소상쇄·제거 비용을 지불하는 탄소시장과 탄소크레딧에서 파생됐습니다.

쉽게 말해 자연에 버려지거나 버려질 뻔한 플라스틱을 수집 또는 재활용했음을 나타내는 인증서를 말합니다. 1 플라스틱크레딧은 1톤의 플라스틱을 수집하거나 재활용했다는 것을 뜻하는데요.

플라스틱이 자연에 유출되지 않도록 수거해 폐기하는 경우 플라스틱수거크레딧, 수거해 기계적·화학적 재활용까지 거치면 플라스틱재활용크레딧으로 구분됩니다.

탄소크레딧과 마찬가지로 플라스틱크레딧 역시 제3자 검증기관을 통해 측정·추적·검증(MRV)이 가능해야 합니다.

 

플라스틱크레딧, EPR과 다르다고? 🤔

플라스틱크레딧 개념은 2013년 브라질의 비영리단체 비브리오(BVRIO)가 처음 제시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후 필리핀 등 폐플라스틱 영향을 많이 받는 도서국에서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플라스틱크레딧 개념이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지역사회의 플라스틱 오염과 빈곤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기 위해서입니다.

생산자가 책임져야 한다는 점에서는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와 유사하나, 정책적·의무적 접근방식인 EPR과 달리 기업이 자발적으로 수행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특히, EPR 도입에는 법 제정과 재정·기반시설·기술 확보 등에 많은 시간이 걸리는데요. 반면 플라스틱크레딧은 개별 기업이 쉽게 참여할 수 있습니다.

플라스틱 생산·소비 기업의 경우 해당 크레딧을 구매함으로써 폐플라스틱 처리에 대한 비용을 지불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플라스틱 배출에 대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또 플라스틱 수거 단체는 플라스틱 오염 문제 해결에 대한 자금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나아가 지역사회의 일자리 창출과 환경 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것도 장점입니다.

 

▲ 2013년 설립된 플라스틱뱅크는 아시아, 중남미, 북아프리카 등지에서 플라스틱 수거 및 재활용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Plastic Bank

10주년 맞은 플라스틱뱅크 “플라스틱병 42억개 수거!” 🧴

전 세계 플라스틱 수거 활동을 펼치는 비영리단체 및 기업들이 개별적인 플라스틱 크레딧을 발행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대표적인 곳은 캐나다의 사회적기업 플라스틱뱅크(Plastic Bank)입니다.

2013년 페루에서 시작해 아이티·필리핀·인도네시아·이집트 등에 나눠진 600여개 공동체, 3만 7,000여명의 회원과 함께 플라스틱 수거 및 재활용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플라스틱뱅크 홈페이지에 따르면, 2023년 8월까지 세계 각지에서 수거 및 재활용된 폐플라스틱은 약 8만 톤이 넘습니다. 플라스틱병 약 42억개에 해당하는 양입니다.

플라스틱뱅크는 수거된 플라스틱을 재활용 시설로 옮겨 다양한 제품으로 재탄생시킵니다. 글로벌 소비재 기업 SC존슨과 헨켈은 플라스틱뱅크와 파트너십을 맺고 재활용 플라스틱을 원료로 한 포장재를 선보인 바 있습니다.

현재 수거된 플라스틱을 재활용한 의류와 생활용품, 그리고 플라스틱 영향 인증서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수익금은 수거 공동체의 보상, 인프라 개발과 유지 관리, 추적성 기술 개발 등에 사용된다고 플라스틱뱅크는 설명합니다.

 

▲ 최근 플라스틱크레딧 개발은 펩시코, 유니레버, 네슬레, 테트라팩 등 소비재 및 포장재 기업을 중심으로 급물살을 타고 있다. ©PCX, Verra

체계화 시작된 플라스틱크레딧 시장, VCM 거물 ‘베라’도 참전! 🏃

최근에는 플라스틱 소비재 기업이 플라스틱크레딧 개발에 참여하며 본격적으로 체계화되기 시작됐습니다.

단순히 개별 기업과 수거 기업의 거래를 넘어, 시장을 활성화하고 전체 시장의 투명성을 높이려는 시도입니다.

그중 하나가 2019년 필리핀에 설립된 플라스틱크레딧 프로그램 운영 기업인 플라스틱크레딧거래소(PCX·Plastic Credit Exchange)입니다. 펩시코·유니레버·네슬레 등 글로벌 소비재 기업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제3자 감사를 받은 ‘플라스틱 오염 감소 표준(PPRS)’을 도입해 신뢰성을 높였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블록체인 기반의 플라스틱크레딧 거래 플랫폼 ‘PCX 마켓’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자발적 탄소시장(VCM) 주요 인증기관인 베라(Verra) 또한 ‘플라스틱 프로그램(Plastic Program)’을 개발했습니다. 다논·네슬레·테트라팩 등 글로벌 소비재 및 포장재 기업이 참여한 3R 이니셔티브와 함께 공동개발한 프로그램입니다.

프로그램에는 현재까지 10여개국에서 20여개 프로젝트가 등록됐습니다. 총 100만 톤의 플라스틱 폐기물 수집·재활용을 목표로 하는 프로젝트들이 진행 중입니다.

3R 이니셔티브와 탄소개발 기업 사우스폴, 보스턴컨설팅그룹(BCG) 산하 환경 컨설팅 기업 퀀티스, 스위스 지속가능성 컨설팅기업 EA 등이 관리 지침과 표준 정립에 참여했습니다.

 

▲ 현장에서 수거되는 플라스틱의 일부는 오염 문제 및 분리의 어려움으로 재활용 되지 못하고 매립·소각된다. ©Verra

플라스틱크레딧, 책임 회피 우려 나오는 까닭 😢

한편, 일각에서는 플라스틱크레딧이 오히려 기업들의 플라스틱 사용에 면죄부를 준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포장재 감축과 대체 플라스틱 개발 등 혁신에 막대한 비용을 들이는 대신,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플라스틱크레딧을 구입해 책임을 회피할 수 있다는 것.

플라스틱크레딧이 플라스틱 순환경제 전환과 직결되지 않을 수 있단 지적도 있습니다.

플라스틱 수거 사업의 경우, 수거된 플라스틱이 매립·소각되더라도 플라스틱크레딧이 발행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플라스틱크레딧 프로그램에서 수거된 다층플라스틱필름(MLP)의 대부분은 시멘트 생산공장에서 연료로 소각됩니다.

이에 대해 베라는 플라스틱 감축·재설계·재사용 전략이 플라스틱 업스트림의 노력이라면, 플라스틱크레딧은 플라스틱 폐기물, 즉 다운스트림 부문의 노력으로 필요하다고 설명합니다.

또 다른 플라스틱크레딧 발행기관인 리퍼포스(rePurpose Global) 또한 “플라스틱크레딧은 예방하기 어려운 플라스틱 폐기물을 보상하거나 과거에 생산한 ‘레거시(legacy)’ 플라스틱을 청소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때문에 플라스틱 감축·재설계·재사용을 우선시하고 플라스틱을 감축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한 플라스틱 배출에 책임을 지는 방식으로 플라스틱크레딧을 사용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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