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솔루션 큐셀 부문(한화큐셀)이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첫 수혜자로 떠올랐습니다.

지난달 6일(현지시각)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발표한 ‘공동태양광발전 프로젝트’에 담긴 내용입니다. 이날 해리스 부통령은 미 조지아주 달튼의 한화큐셀 태양광 모듈 공장을 방문했습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연설을 통해 한화큐셀이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인 1.2GW(기가와트) 규모의 태양광 프로젝트에 250만 개의 태양광 패널을 수주했단 소식을 직접 밝혔습니다.

해당 패널은 미 에너지기업 서밋리지에너지(SRE)에 납품돼 미국 내 14만 개의 주택과 사업체에 제공됩니다.

지난달 31일 미 재무부가 IRA 세부지침 규정안을 공개한 가운데, 한국 정부와 산업계 모두 IRA를 기회로 활용할 수 있도록 발 빠른 대응에 나서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산업통상자원부가 한국 기업의 영향 및 활용 방향을 공유하는 ‘미국 IRA 및 최근 EU 경제 법안 설명회’를 지난 6일 개최했습니다.

 

▲ 지난 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미국 IRA 및 최근 EU 경제 법안 설명회’에 참석한 윤창현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정책국장 모습. ©KOTRA

IRA 공개설명회 개최…“배터리 재활용·ESS 주목 필요” 🔋

설명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IRA 수혜를 극대화하기 위해선 미국 내 친환경 산업으로의 투자 및 진출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조은교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IRA 수혜로 국내 양극재 기업들이 원가절감 혜택을 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IRA 세부지침 규정안에서 양극 활물질 등 구성소재가 배터리 부품 규제 범위를 벗어난 덕분입니다.

조 부연구위원은 배터리 산업 중에서도 “리사이클링(재활용) 및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에 가능성이 엿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밖에도 재생에너지 변동성을 해소하기 위한 가상발전소(VPP), V2G(Vehicle to Grid) 등 신사업분야에서도 사업 기회를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 분석했는데요.

김준한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구미CIS팀장 또한 “IRA는 전기차 세액공제 외에도 역대 최대 규모의 친환경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김 팀장은 이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발견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 산업통상자원부가 공개한 ‘민관합동 IRA 이후 배터리 산업발전 전략’ 인포그래픽. 산자부는 국내 기업들의 IRA 수혜를 극대화하기 위해 향후 5년간 북미 투자 등에 정부기관이 7조 원 규모의 대출 및 보증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산업통상자원부

산자부 “5년간 7조원 지원할 것”…배터리 3사도 1.6조 투자 약속해 💰

설명회 다음날인 7일, IRA 주요 수혜 산업인 배터리 산업을 적극 지원하기 위한 전략도 공개됐습니다. 산자부가 발표한 ‘민관합동 IRA 이후 배터리 산업발전 전략’입니다. 민관협력 연합체인 ‘배터리 얼라이언스’ 회의에서 발표됐습니다.

전략에 따르면, 한국수출입은행과 한국무역보험공사가 국내 배터리·소재 기업의 북미 시설 투자 등을 지원하기 위해 향후 5년간 대출과 보증을 지원합니다. 지원 규모는 7조 원입니다. 또 대출한도 확대, 보험료 인하 등 금융 우대도 제공합니다.

더불어 저렴한 생산비용으로 세계 점유율이 증가 중인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R&D) 지원도 추진됩니다. 산자부는 500억 원 규모 이상의 LFP 배터리 관련 신규 과제를 추진할 것이라 밝혔습니다.

 

▲ LG에너지솔루션은 일본 완성차기업 혼다와 함께 미국 배터리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사진은 200만 평방피트 규모의 배터리 공장 기공식 모습. ©LG에너지솔루션

SK온·삼성SDI·LG에너지솔루션(LG엔솔) 등 국내 배터리 3사 모두 LFP 배터리를 개발 중이거나 시제품을 선보인 상황입니다.

산업계 또한 배터리 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차세대 배터리 투자에 함께합니다. 배터리 3사는 향후 5년간 1조 6,000억 원을 첨단기술이 적용된 마더 팩토리(모공장·Mother Factory) 조성에 투자할 것이라 밝혔습니다.

‘마더 팩토리’란 제품 기획·설계·연구개발 등 고부가가치 기능과 첨단 제조시설 등 제품 개발 및 제조의 중심이 되는 공장을 뜻합니다. 국내 핵심역량은 유지하는 대신, 해외에 대규모 생산 공장을 건설해 비용을 절감하는 전략으로 주목받습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기업들은 “IRA 이후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었지만, 이후 우리 정부와 산업계가 긴밀히 소통하고 공동대응한 결과 이번 가이던스(IRA 세부지침 규정안)에 업계 요청 사항들이 다수 반영됐다”고 평가했습니다.

 

IRA로 예상되는 국내 기업 수혜는?…“배터리만 최대 180조 달할 것” 📈

정부 및 기업들이 IRA 수혜 극대화에 매진하는 이유, 막대한 세액공제 때문입니다. 배터리·태양광·전기차 등 국내 친환경 산업계는 IRA 수혜를 극대화하기 위해 미국 진출을 서두른 지 오래입니다.

다만, 분야별로 전망은 조금씩 다릅니다.

 

▲ IRA 첨단제조 생산세액공제(AMPC)를 통한 LG에너지솔루션 및 SK온의 연결기준 세액공제 전망치(2023~2032). ©삼성증권 자료, greenium 편집

배터리 분야의 최대 쟁점은 첨단제조 생산세액공제(AMPC)입니다. AMPC는 배터리셀 1kWh(킬로와트시) 당 35달러, 배터리 모듈까지 만들 경우 총 45달러의 보조금(세액공제)을 지급하는 제도입니다. 구체적인 세부안은 늦어도 오는 9월까지 나올 예정입니다.

금융계에서는 국내 배터리 3사가 AMPC 혜택으로 최대 179조 원에 달하는 세액공제를 받을 것으로 전망합니다. 2025년까지 총 250GWh(기가와트시)가 넘는 생산라인 건설을 추진하는 LG엔솔이 대표적입니다.

다만, AMPC 공제율은 2029년 정점을 찍고 순차적으로 줄어들어 2033년에는 0%가 됩니다. 문제는 배터리 3사의 미국 시설 상당수가 2023~2026년 사이 증설될 예정이란 것.

아울러 설비 증설에 최대 53조 원 가량의 추가 투자가 요구된다는 점도 기업들에게는 부담입니다. 이 때문에 기업들의 계획이 실제 투자 및 생산으로 이어질지 주목됩니다.

 

▲ 한화큐셀의 솔라 허브 완공시 IRA의 AMPC 혜택으로 얻을 수 있는 최대 인센티브 전망치. ©한화솔루션

활짝 웃는 태양광 ☀️, ‘IRA 역차별’ 현실화된 전기차 😢

국내 태양광 기업 또한 AMPC의 혜택으로 미국에서 제조한 태양광 모듈에 보조금을 받게 됩니다. IRA 백서(White paper)에 따르면, 태양광 모듈은 1W(와트)당 7센트의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습니다.

국내 주요 수혜기업으로는 앞서 해리스 부통령이 방문한 태양광 모듈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한화큐셀이 꼽힙니다.

한화큐셀은 2024년까지 3조 2,000억 원을 투자해 태양광 통합 생산 단지 ‘솔라 허브’를 구축할 계획인데요. 솔라 허브 완공되면 2025~2026년에만 연간 1조 1,000억 원의 AMPC 세액공제가 예상된다고 IBK투자증권은 전망했습니다.

한편, 전기자동차는 상황이 다릅니다. 가장 큰 걸림돌은 ‘북미 최종 조립’ 요건입니다. 국내 1위 완성차기업 현대자동차의 경우 당장 오는 12월 앨라배마 공장에서 출고될 일부 전기차에만 세제혜택이 해당됩니다. 연간 30만 대를 생산할 수 있는 조지아 공장은 2025년에 완공됩니다.

IRA 보조금 격차로 인한 피해는 이미 현실화됐습니다. 현대차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미국 내 현대·기아의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대비(QoQ) 6.5%나 감소했습니다. 현재 현대차에는 미국 내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는 차종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에 현대차는 조지아 공장 완공 시점을 앞당기는 동시에, 한국산이어도 IRA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리스·렌탈 등 상업용 전기차 판매에 주력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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