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대체육 시장이 급속히 성장하고 있습니다.

비영리 싱크탱크 GFI 아시아태평양 지부(GFI APAC)가 공개한 ‘2022년 APAC 대체단백질 투자 급증’ 보고서에 담긴 내용입니다.

그 결과 앞선 국가들의 성장과 더불어, 대체육 후발주자인 중국의 성장세도 확인됐습니다. GFI APAC은 보고서에서 대체단백질 분야에서 투자 증가가 가장 급속한 나라로 싱가포르와 함께 중국을 꼽았습니다.

조용해서 더 놀라운 중국의 대체육 산업 현황을 살펴봤습니다.

 

▲ 2022년 전 세계 대체단백질 투자가 저조한 가운데 아태지역의 투자가 급증한 모습을 보였다 ©GFI APAC 제공 greenium 편집

대체단백질 총 투자 76% 감소…아태 지역만은 달랐다? 🌏

고인플레이션 및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인해 2022년 한해 스타트업 투자 상당수가 감소했습니다. 지난해는 대체단백질 기업들 모두에게 쉽지 않은 해였습니다.

GFI APAC은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피치북(Pitchbook)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대체단백질 산업 내 투자 흐름을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전 세계 대체단백질 투자는 2021년 51억 달러에서 2022년 29억 달러(약 3조 7,633억원)로 76%나 감소했습니다.

러시아발 우크라이나전쟁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공급망 불안, 에너지위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입니다.

아태지역과 유럽을 제외하고 북미, 중동·아프리카, 남미 등 대부분의 지역에서 전년 대비 투자액이 하락했습니다. 그중에서도 북미 지역은 63%나 하락해 큰 감소폭을 보였습니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2022년 북미 지역의 대체단백질 투자 비중이 처음으로 총 투자의 절반 아래로 떨어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대해 GFI APAC은 보고서를 통해 “미래식품 생산의 무게 중심이 천천히, 그러나 꾸준히 동쪽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전조”라고 평가했습니다.

실제로 아태 지역의 대체단백질 투자는 2021년 3억 9,200만 달러에서 2022년 5억 6,200만 달러(약 7,293억원)로 43%가량 급증했습니다.

투자액이 가장 많이 증가한 국가는 단연 싱가포르였습니다. 싱가포르는 2020년 세계 최초로 배양육 소비 및 판매를 허용하며 대체단백질 산업의 리더로 떠오른 국가입니다. 지난해 10월에는 탄소포집 단백질의 식품 판매를 허용하며 또다시 세계 최초 타이틀을 갱신했습니다.

덕분에 2022년 싱가포르의 대체단백질 투자는 2021년 8,500만 달러에서 2022년 1억 7,000만 달러(약 2,206억원)로 2배 증가했습니다.

 

👉 작지만 강한 나라 싱가포르, 세계 대체단백질 산업 리더 될 수 있던 이유는?

 

▲ 2020년 급증했던 중국 대체단백질 투자는 2021년 부진을 거친 뒤 2022년에는 전년 대비 6배가량 급증했다 ©GFI APAC 제공 greenium 편집

중국 대체단백질 투자 급성장, 어떻게 가능했을까? 📈

최초 타이틀을 거듭 갱신한 싱가포르와 달리, 중국은 조용하지만 큰 성장을 보였습니다.

중국의 대체단백질 투자액은 2021년 2,400만 달러에서 2022년 1억 5,200만 달러(약 1,973억원)로 증가했습니다. 이는 1년만에 6배 이상 증가한 금액입니다. 2021년 투자액 급감의 기저효과를 배제하더라도, 2020년 이후 중국 시장에 막대한 투자액이 쏟아지고 있단 점은 분명합니다.

중국 정부가 변화를 꽤한 것은 2016년입니다. 당시 중국 정부는 기후변화와 비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30년까지 육류 소비를 50% 줄이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러한 정책 기조가 대체단백질 산업 투자로 본격적으로 이어진 건 2020년부터였습니다. 가장 큰 원인으로는 2018년부터 시작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꼽힙니다. 2019년 중국 내 돼지고기 생산량이 전년 대비 21% 감소할 정도로 타격이 컸는데요.

ASF 대유행을 계기로 미국 대체육기업 비욘드미트(Beyond Meat)가 중국의 식습관에 맞춰 비욘드포크를 개발·출시하면서 중국 내 대체육 시장이 본격 활성화됐습니다. 비욘드미트는 2021년 중국 본토에 생산공장을 설립하기도 했는데요. 이는 미국 외 지역에 건설된 최초의 비욘드미트 공장이었습니다.

 

▲ 지난 2022년 3월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13기 전국위원회 제 5차회의 연설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이 식량안보의 핵심으로 대체단백질을 강조했다 ©Michel Temer Flickr

시 주석 “대체단백질? 식량안보 핵심!” 🗺️

중국 정부도 적극적으로 대체단백질 산업 육성 정책을 쏟아냈습니다.

2022년 1월 중국 농업농촌부가 발표한 ‘제14차 5개년 농업계획(2021~2025년)’에는 사상 처음으로 배양육과 ‘미래식량’이 언급되며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미래식량의 사례로는 식물성 계란, 대체단백질 등이 포함됐습니다. 중국이 정기적으로 발표하는 5개년 계획은 국가 주도의 중국에서 국가의 장기 경제 발전 목표를 설정하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같은해 3월 시진핑 국가주석은 식량안보의 핵심으로 대체단백질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시 주석이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전국위원회 연례회의 연설에서 식량안보의 관점에서 생물과학·생명공학 등을 통해 식물·미생물 기반 단백질을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언급한 것. 이 회의는 중국 최고 정치협상기구란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중국이 주요 기구에서 잇달아 대체단백질을 강조하면서, 산업계의 기대도 커졌습니다. 최초의 배양육 상업화기업 잇저스트(Eat Just)와 굿미트(GOOD Meat)의 최고경영자(CEO)인 조쉬 테트릭은 “이것(5개년 계획)은 대체단백질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정책 조치 중 하나가 될 것”이라 말했습니다.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큰 계란과 육류 소비국이기 때문입니다.

미르타 고스커 GFI APAC 전무이사 또한 “지속가능한 단백질 생산이 재생에너지, 배터리 제조와 함께 국가의 녹색경제 비전을 실현하는데 핵심적인 역할로 떠올랐음을 시사한다”고 밝혔습니다.

 

▲ 중국 식물성 대체육 스타트업 싱치링이 선보인 대체 돼지고기왼 지난해 4월 CJ제일제당과 협업해 식물성 대체육오을 선보였지만 중국 내 홍보에서 욱일기 이미지를 사용하며 한국에서 비판을 받은 바 있다 ©Starfield

2022년 중국 달군 대체단백질 투자는? 💸

2021년 주춤했던 투자는 2022년 다시 급성장했습니다. 어떤 기업들이 2022년 투자를 주도했는지, 시리즈 A·B 펀딩에서 새로운 기록을 경신한 기업 두 곳을 살펴봤습니다.

 

1️⃣ 1억 달러 펀딩으로 포문 연 싱치링 🥟

2022년 1월에는 중국 사상 최대의 식물성 단백질 투자 조달이 성사됐습니다. 중국 식물성대체육 스타트업 싱치링(스타필드·Starfield)이 1억 달러(약 1,300억원) 규모의 시리즈 B 투자에 성공한 것입니다. 중국 최대 투자벤처 중 하나인 프리마베라캐피털그룹이 주도하고 알리바바의 최고전략책임자(CSO) 젱밍 등이 참여했습니다. 싱치링은 콩·밀 단백질을 원료로 식물성 미트볼, 버거 등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4월에는 한국 식품기업 CJ제일제당과 협업해 식물성 대체육 만두를 출시하기도 했는데요. 이번 투자금으로는 생산시설 확장 및 연구개발(R&D) 역량 향상에 사용될 예정이라고 싱치링은 밝혔습니다.

 

2️⃣ 2200만 달러의 시리즈 A 펀딩 성공한 체인징바이오테크 🥛

지난해 7월에는 시리즈 A 펀딩에서 새로운 기록이 나왔습니다. 중국 발효단백질 스타트업 체인징바이오테크(Changing Biotech)가 2,200만 달러(약 285억원) 규모의 시리즈 A 펀딩에 성공했습니다. 체인징바이오테크는 미생물 발효 기술을 사용해 우유, 요거트를 비롯한 대체우유 단백질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5톤 용량의 실험 시설에서 시제품을 생산 중입니다. 회사 측은 해당 투자를 바탕으로 50톤 용량의 생산라인을 6개 이상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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