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자동차 산업에 새로운 기회의 땅으로 인도와 아세안* 지역이 부상했습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경우, 올해 1월 인도 전기차 시장 공략을 위해 1조 원을 투자하겠다 밝힌 바 있습니다. 전기차 대표 기업 테슬라가 자사의 전기차 생산 시설 ‘기가팩토리’의 설립 부지로 고려하는 최우선 순위 국가도 인도입니다.

반면, 이제 막 전기차 시장이 형성되는 인도와 달리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아세안 전기차 시장은 태국을 중심으로 급성장하는 중입니다.

*아세안(ASEAN): 동남아시아 국가간 전반적인 상호협력 증진을 위해 1967년 창설된 ‘동남아국가연합.’ 태국·인도네시아·베트남·싱가포르·말레이시아·필리핀·브루나이·라오스·미얀마·캄보디아가 속해 있다.

 

▲ 토요타 등 일본 완성차기업은 전기차 전환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며 아세안 전기차 시장의 주도권을 놓쳤다는 평가를 받는다. ©CNBC, 유튜브 썸네일

세계 자동차 업계, 미중갈등 피해 인도 및 ‘일본 텃밭’ 아세안으로 ✈️

주요 선진국들이 경기침체에 겪고 있는 반면, 인도와 아세안은 여전히 5% 전후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보입니다. 두 지역은 경제개발과 도시화로 새로운 에너지 수요가 매우 높습니다. 이는 곧 탄소배출량 증가로도 연결됩니다.

그 때문에 이들 신흥 아시아 국가는 경제성장과 탄소배출량 증가의 디커플링(탈동조화)을 위한 해결책으로 전기차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신흥 아시아 국가 정부들은 전기차 시장을 키우기 위해 전기차 보조금을 일제히 확대하는 등 다양한 지원과 정책을 내놓았습니다.

올해 1월 인도자동차공업협회(SIAM)에 따르면, 2022년 인도의 ‘배터리 전기차(BEV)’ 판매량은 472만 대에 달했습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는 420만 대가량인 일본 내 BEV 판매량을 앞서는 수치라고 전했습니다.

아세안 시장 내 전기차 성장 속도도 심상치 않습니다. 아세안 자동차 시장은 일본 기업의 텃밭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한때 아세안 자동차 시장의 90% 이상을 토요타·혼다 등 일본 완성차 기업이 차지했습니다.

그러나 일본 완성차 기업들이 전기차 전환에 소극적이면서 틈이 생긴 것. 중국 전기차 기업들이 이 틈을 파고들었습니다. 중국 1위 자동차기업 상하이자동차, 테슬라를 제치고 세계 1위 전기차 기업이 된 비야디(BYD)가 대표적입니다.

최근 보호주의로 시장 공략이 어려워진 미국·유럽연합(EU) 시장에서 눈을 돌린 한국 및 유럽 완성차 기업들도 아세안 시장에 뛰어들며 경쟁이 격화됐습니다.

 

급성장하는 전기차 신흥 4국…“나라별 특징 다 달라!” 📈

현재 빠르게 성장 중인 신흥 전기차 시장은 인도, 태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4개국입니다. 높은 경제성장률과 인구증가율 덕에 전기차 시장 성장세는 당분간 계속 예정입니다.

이에 따라 향후 전기차 시장의 규모는 아세안은 2027년 기준 27억 달러(약 5조 5,000억원), 인도는 2029년 기준 1,140억 달러(약 150조 7,000억원)가량으로 전망됩니다.

그렇다면 이들 전기차 신흥 4개국은 어떻게 전기차 시장을 키워나가고 있을까요?

 

▲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메이크 인 인디아(मेक इन इंडिया)’를 슬로건으로, 자국 중심의 전기차 시장 구축에 힘쓰고 있다. 반면 태국은 일찍이 상하이GM우링(SGMW) 등 해외 자동차 기업이 진출해 전기차 시장을 개척해왔다. 오른쪽 사진은 SGMW가 지난 2022년 8월 아시아 100만 대 판매 달성을 축하하는 모습. ©인도 총리실, GM

🇮🇳 ‘자국 중심’ 드라이브 거는 인도

인도 전기차 시장은 2021년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탄소제로(0) 배출’ 정책 발표를 계기로 더욱 탄력받았습니다. 당시 모디 총리는 2070년까지 탄소감축을 위해 인도 내 자동차 기업에게 10억 달러를 투자할 것이라 밝혔습니다.

인도 전기차 시장의 특징은 로컬(현지) 기업 주도의 시장이 구축됐단 점입니다. 모디 총리는 2024년 총선을 앞두고 ‘산업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고 있습니다.

이를 잘 보여주는 슬로건이 ‘메이크 인 인디아’ 정책입니다. 해당 정책은 역내 자동차 수입 관세를 70%로 적용해 인도 기업을 보호하고 있습니다.

현대차 및 테슬라가 인도에 생산시설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 아세안 최대 전기차 판매량, 태국

아세안 국가 중에서 가장 많은 전기차 판매량을 기록한 국가는 바로 태국입니다. 내연자동차 시대 때부터 자동차 생산 및 수출 기지로서 부품사·인력·공급망 네트워크가 갖춰져 있단 점이 강점입니다.

특히, 지리적으로 가까운 중국 자동차 기업들이 태국 전기차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BYD는 2024년 가동을 목표로 태국에 연 15만 대 규모의 전기차 생산 공장을 짓고 있습니다. 상하이자동차와 제너럴모터스(GM)의 합작 자동차제조사인 상하이GM우링(SGMW) 또한 태국 시장을 공략 중입니다.

한편, 태국 정부는 ‘동남아 전기차 중심지로의 도약’을 슬로건으로 2030년까지 자국 내 생산 차량의 30%를 전기차로 전환할 계획입니다. 시장 활성화를 위해 2022년부터 순전기차(BEV) 구매보조금제를 도입해 운영 중입니다. 이 제도는 아세안(ASEAN) 회원국 중 최초입니다.

단, 태국산 배터리·부품을 사용한 경우에만 보조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지난해부터 상하이차 등 중국 전기차 기업의 태국 내 산업단지 건설 발표가 잇달았습니다.

현대차 또한 지난 4월 태국에 자체 법인을 설립하며 태국 시장 공략의 시작을 알렸습니다.

 

▲ 지난 5월 중국 완성차기업 비야디(BYD)는 인도네시아 최대 택시회사 블루버드의 전기차 80%에 대한 공급 계약을 맺었다. 베트남 전기차기업 빈패스트는 지난해 7월 미국 캘리포니아에 첫 쇼룸을 개장했다. ©Blue Bird, VinFast 인스타그램

🇮🇩 니켈 등 자원 풍부한 인도네시아

인도네시아는 태국과 함께 아세안 전기차 산업의 주도국이 될 유력 후보입니다. 인도네시아는 니켈 등 배터리 핵심광물 보유량이 풍부하기 때문입니다. 뿐만 아니라, 인구도 2억 7,000만 명가량으로 내수시장 규모도 큰 편입니다.

인도네시아 정부도 전기차 산업을 적극 지원하기 위해 올해부터 전기차 1대당 8,000만 루피아(약 670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합니다. 소비자의 경우, 차량 2부제에서 전기차가 면제되는 혜택이 있습니다. 이를 통해 자동차 판매량 중 전기차 비율을 2030년 25%, 2050년 100%로 올리는 것이 목표입니다.

또한, 인도네시아 정부는 자국 산업육성을 촉진하기 위한 정책도 펼치고 있습니다. 2020년 니켈 원광 수출을 금지하며 자국 내 니켈 및 배터리의 가공·제조가 이뤄지도록 한 것. 전기차의 부품 현지화율 요건을 충족할 경우에는 15%의 사치세가 면제됩니다.

 

🇻🇳 ‘제2의 테슬라’ 꿈꾸는 베트남

베트남 또한 풍부한 니켈 매장량으로 전기차 생산에 적합한 환경을 갖고 있습니다. 혼다, 토요타, 포드, GM 등 많은 해외 기업이 베트남 자동차 산업에 투자하며 기반시설(인프라)도 갖췄단 이점이 있습니다.

지난해 베트남 정부도 2040년부터 내연차와 내연오토바이의 제조·조립·수입을 전면 중단하고, 2050년까지 노상 교통수단을 전면 전기차로 전환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현재 베트남의 전기차 산업을 이끄는 곳은 ‘베트남의 테슬라’로 불리는 빈패스트(VinFast)입니다. 2017년 설립 이후 베트남 전기차 산업의 개척자 역할을 수행했는데요.

2026년까지 최대 95만 대의 생산역량을 갖추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지난해 5월에는 미국 및 유럽 진출을 위해 본사를 싱가포르로 이전했습니다. 이와 별개로 빈패스트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와 캐나다에 지점도 개설했습니다.

 

▲ 지난 4월 10일(현지시각) 테슬라 설립자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자신의 트위터에서 모디 총리를 팔로우(친구 추가)하자 인도가 테슬라의 생산기지 기가팩토리 제2공장 설립지로 정해진 것 아니냔 추측이 쏟아졌다. ©일론 머스크, 트위터

인도·아세안, 각국 현지생산 뛰어드는 중…‘메기’ 테슬라도 참전 예정 🚗

종합하면 인도 및 아세안 지역 모두 새로운 전기차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 정부가 주도적으로 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산업 주도권을 뺏기지 않기 위해 해외 자동차 기업에게도 광물 가공·완성차 조립 등 현지 생산체계 구축을 요구한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현대차의 경우 2022년부터 본격적인 아세안 시장 공략에 나섰습니다. 지난해 3월 인도네시아에 완성차 생산공장을 구축했고, 배터리 기업 LG에너지솔루션(LG엔솔)과 인도네시아 카라왕에 배터리셀 합작 공장을 건설 중입니다.

‘메기효과’로 중국 전기차 생태계를 고도화시켰단 평가를 받는 테슬라 또한 신흥 아시아 전기차 시장 진출에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앞서 설명한 대로 인도는 테슬라의 아시아 제2공장 기가팩토리(생산기지) 건설의 최우선 후보지로 꼽힙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연말까지 건설 후보지를 발표할 예정입니다. 테슬라의 선택에 따라 중국의 뒤를 이을 아시아 전기차 선도국이 결정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한편, 해결해야 할 과제도 남아있습니다. 충전인프라 및 청정발전원 확보입니다. 인도 및 아세안 국가에서는 석탄 등 화석연료 발전비중이 높습니다.

이 때문에 전기차 충전을 위한 재생에너지 등 청정 발전원이 확보돼야 모빌리티의 탈탄소화가 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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