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대응은 ‘뉴노멀’ 시대를 준비하기 위한 핵심과제중 하나다.”

지난 20일 한국은행과 대통령 직속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탄녹위)가 공동 개최한 ‘제1회 녹색금융 국제콘퍼런스’에 참석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이같이 밝혔습니다.

이 총재는 기후위기가 한국에게 새로운 성장과 발전의 기회가 될 수 있단 점을 강조했습니다. 이어 기후테크 산업이 국가 신(新)성장동력이 되기 위해선 국내 녹색금융 생태계가 활성화돼야 한다고 이 총재는 조언했습니다.

온·온프라인으로 열린 콘퍼런스는 크게 ▲동아시아 녹색금융시장 선도를 위한 우리 환경과 비전 ▲기후테크, 미래투자와 녹색금융지원방안 ▲신(新)녹색금융시장·탄소배출권시장의 성장가능성 등 3개 세션으로 나뉘어 진행됐습니다.

콘퍼런스에서 어떤 말들이 오갔는지 그리니엄이 2편으로 나누어 취재했습니다.

[편집자주]

 

이창용 한은 총재 “중소기업 녹색전환 위한 금융 지원 중요” 💰

이 총재는 이날 콘퍼런스 환영사에서 “우리나라는 단기간에 온실가스 감축이 어려운 산업구조를 가지고 있다”며 “미리 대비하지 않으면 주요국 환경규제로 인해 수출이 크게 제약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이나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 주요국의 환경 관련 규제가 빠르게 도입되고 있는 현실을 봐야 한다고 이 총재는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경영 패러다임의 변화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이 총재는 강조했습니다.

이 총재는 중소기업들의 녹색전환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그는 “중소기업들이 친환경으로 전환을 순조롭게 이루지 못할 경우 수출 공급망으로 연결되는 글로벌 환경 관련 규제를 피하기 어렵다”며 “중소기업에 대한 녹색금융 지원은 중요한 정책과제”라고 피력했습니다.

그러나 중소기업 상당수가 신용등급이 낮아 대기업과 달리 녹색채권을 발행해 녹색금융의 혜택을 받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이 총재는 진단했습니다.

이에 “중소기업에 대한 은행 대출을 모아 증권화해야 한다”며 “이 과정에서 녹색금융의 국제적 기준에 맞는 채권을 맞는 등 여러 아이디어를 통해 이들 중소기업이 녹색금융 혜택을 간접적으로 받는 방식을 모색해야 한다”고 이 총재는 제언했습니다.

 

▲ SK E&S는 SK인천석유화학공장 1만 5,000평 부지에 액화수소플랜트를 건설 중이다. ©SK이노베이션

대형 탄소중립 프로젝트 국내 민간금융 투자 ↓…“프런티어 보호 필요” 🔒

이날 콘퍼런스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해상풍력·소형모듈원전(SMR) 등 대규모 탄소중립 프로젝트가 우리나라 신성장동력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다만, 대규모 탄소중립 프로젝트에 민간금융기관의 투자가 더딘 편이라고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지적했습니다.

국내 재생에너지 기업 SK E&S의 김형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일례로 액화수소플랜트 사업을 사례로 소개했습니다.

현재 SK E&S는 인천 서구에 액화수소플랜트를 건설 중입니다. 해당 플랜트는 올해 말 준공되며, 연간 3만 톤 규모의 액화수소를 생산할 계획입니다. 생산된 액화수소는 전국 거점 지역의 충전소를 통해 공급됩니다.

 

▲ 대형 탄소중립 프로젝트 자금유치방안을 주제로 패널토론에 참석한 김형근 SK E&S CFO의 모습. ©한국은행, 유튜브 캡처

최 CFO는 액화수소플랜트 사업 추진 당시 “민간금융기관 상당수는 어렵다고 했다”고 회상했습니다.

최 CFO는 SK E&S가 전남 신안군에 추진 중인 대규모 해상풍력발전단지 건설 사업 또한 민간금융기관으로부터 자금을 얻기 어려웠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전남 해상풍력단지 사업의 경우 자금 회수에만 20년이 걸린다”며 “민간금융기관이 투자에 참여하기 어려운 환경”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투자업계(IB)에 따르면, 전남 해상풍력단지 사업에 참여한 국내 금융기관은 산업은행(KDB)과 NH아문디자산운용 펀드뿐입니다. 프랑스 투자은행 크레디아그리콜(CA) 등 해외 민간금융 및 투자사들이 전남 해상풍력단지 사업 건설 자금 상당수를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최 CFO는 “(대규모 탄소중립 프로젝트에 뛰어든) 초기 프런티어(개척자)에 대한 보호가 필요하다”며 “리스크(위험)를 갖고 뛰어든 초기 참여자와 투자자들을 보호할 수 있는 방안이 있어야 한다”고 정부 측에 제언했습니다.

 

▲ 한국남동발전이 운영하고 있는 제주 탐라해상풍력발전. ©남동발전

한승수 노스랜드파워코리아 대표도 민간금융기관이 탄소중립 산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 필요성이 있다고 피력했습니다. 다국적 재생에너지 설비 기업인 노스랜드파워. 전남 여수 일대에 해상풍력단지 건설을 추진 중입니다.

한 대표는 SK E&S의 전남 해상풍력단지 사업에 투자한 국내 민간금융기관이 2곳 밖에 없단 사실을 성토했습니다. 이어 한 대표는 “(국내 민간금융기관 투자가 저조할 경우) 한국 내 대규모 탄소중립 프로젝트들은 외국 자본에 계속 의존할 수밖에 없다”며 “돌파구가 필요하다”고 역설했습니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한 대표는 “(금융기관이) 그린 포트폴리오와 논그린(Non-Green) 투자 포트폴리오를 공시해야 한다”며 “핵심성과지표(KPI)도 제정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 SME 녹색금융 접근성 제고방안을 주제로 발표한 유인식 IBK기업은행 팀장은 중소기업의 도움 없이는 우리나라 탄소중립 달성이 어렵단 점을 짚으며, 녹색전환 애로사항 관련 설문조사를 설명했다. ©한국은행, 유튜브 캡처

국내 중소기업 43.5% ‘녹색전환 관련 정보 부족’ 애로사항 꼽아 😧

한편, 기후테크 스타트업 육성 및 중소기업 녹색전환을 활성화하기 위해선 맞춤형 특화 금융상품 개발 등 녹색금융 접근성 방안이 개선돼야 한단 의견이 콘퍼런스 내내 반복됐습니다.

‘SME 녹색금융 접근성 제고방안’을 주제로 발표한 유인식 IBK기업은행 팀장은 스타트업·중소기업의 도움 없이는 탄소중립 달성이 어렵다고 강조했습니다.

문제는 녹색전환과 관련해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창구가 적단 것. 실제로 지난해 IBK기업은행 산하 경제연구소가 전국 매출액 5억 원 초과 중소기업 1,000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 중 43.5%가 ‘녹색전환 관련 정보 부족’을 애로사항으로 꼽았습니다.

이어 ‘자금조달 어려움(35.2%)’과 ‘내부 전문인력 부족(12.8%)’ 등 순으로 높았습니다.

유 팀장은 “중소기업이 녹색전환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대기업이 중소기업 협력사를 상대로 운영하는 프로그램에 녹색전환 관련 정보를 추가하는 방법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유 팀장은 덧붙였습니다.

 

▲ 유인식 IBK기업은행 팀장은 중소기업들의 녹색전환을 도울 자금의 필요성을 발표 내내 강조했다. ©한국은행, 유튜브 캡처

또한, 스타트업·중소기업 대표들을 대상으로 녹색전환 역량 교육도 필요하다고 유 팀장은 피력했습니다.

유 팀장은 “이들의 경영구조는 대표가 모든 것을 결정하는 ‘탑다운(Top-down)’ 형태”라며 “중소기업 대표들에게는 녹색전환이 곧 수익이 될 수 있단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더불어 제품 내 탄소배출량 측정·보고·검증(MRV)에서 나온 행정비용을 스타트업·중소기업이 부담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유 팀장은 밝혔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2조 4,000억 원 규모의 기후대응기금의 규모 및 역할이 더 커져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어진 패널토론에서는 기후테크 산업을 키우기 위해선 스타트업·중소기업 그리고 대기업 간의 협력이 정착돼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습니다.

김용민 인라이트벤처스 대표 파트너는 우리나라가 대기업 중심의 산업구조 체제임을 먼저 짚었습니다. 그러면서 “기후테크 산업을 키우기 위해선 대기업·수요처가 처음부터 클러스터(연결) 돼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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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금융 콘퍼런스 모아보기]
①: 중소기업·스타트업 도움 없이 ‘탄소중립’ 불가…“민간금융기관 투자 절실”
②: VCM, 새로운 금융·투자시장…“탈탄소 독려 위해 ‘품질관리’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