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에너지 설비 등) 인프라를 잘 작동하게 만드는 요소는 소프트웨어와 디지털 기술이다. 이들 기술은 인프라와 결합함으로써 더 비용효율적으로 만든다. 소프트웨어와 인공지능(AI)이 해당 인프라에서 효율성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다.”

미국 밴처캐피털(VC) 부얀트벤처스(Buoyant Ventures)의 공동설립자인 에이미 프렌세틱이 지난 1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프렌세틱은 향후 기후테크 산업 성장을 위해선 AI 기술에 주목해야 한다고 피력했습니다.

그가 2020년 공동설립한 부얀트벤처스는 8,100만 달러(약 1,036억원) 규모의 자금을 운영 중입니다. 온실가스 감축 및 기후적응 등 기후테크, 그중에서도 디지털 기술과 기후테크를 융합한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곳으로 유명합니다.

지난 3월 마이크로소프트(MS)의 기후혁신기금(Climate Innovation Fund)이 부얀트벤처스의 주요 투자자로 참여해 화제를 모은 바 있습니다.

프렌세틱은 WSJ와의 인터뷰에서 “부얀트벤처스가 투자한 기업의 절반가량이 어떤 형태로든 AI 기술 사용을 위해 투자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불모지에서 새로운 시장으로 떠오른 기후테크 산업…“수익 창출 가능” 💰

프렌세틱은 재생에너지 및 기후테크 관련 투자·전략 관리만 20년 이상의 경력을 보유한 전문가입니다.

프렌세틱은 1억 5,600만 달러(약 1,994억원) 규모의 자금을 가진 VC, 에너자이즈벤처스(Energize Ventures)에서 투자책임자로 일한 경력이 있습니다. 또 클린에너지트러스트(Clean Energy Trust)*를 공동설립한 후 최고경영자(CEO)로 활동한 바 있습니다.

*현 에버그린클라이밋기금(Evergreen Climate Innovations)

 

▲ 2020년 설립된 미국 벤처캐피털 부얀트벤처스는 기후테크와 디지털 기술 관련 스타트업에 전문적으로 투자하는 곳이다 ©Bouyant Ventures

20여년전과 비교해 기후테크 산업이 불모지에서 새로운 시장으로 떠올랐다고 프렌세틱은 설명합니다.

그는 “(당시에는) 후속 투자를 할 수 있는 자본이 많지 않았다”며 “(기후테크 산업이) 성공을 거두기도 전에 죽어 가고 있었다”고 회상했습니다. 허나, 기후문제의 영향이 가시화됨에 따라 자연스럽게 자본이 기후테크 산업에 몰리고 있다고 프렌세틱은 밝혔습니다.

실제로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16년 169억 달러(약 22조원)였던 기후테크 산업 규모가 2032년 1,480억 달러(약 200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세계 기후테크 관련 스타트업 수도 2010년 이후 3만 5,000여개 증가해 2022년 4만 4,000여개로 집계됐습니다.

프렌세틱은 “기록적인 액수의 자본이 기후 산업에 투자되고 있다”며 “(기후테크 산업은) 이제 수익을 창출하기 좋은 공간이자 시간”이라고 덧붙였습니다.

 

▲ 지구를 위한 AI 연합과 보스턴컨설팅그룹은 AI가 기후대응에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를 분류해 소개한 바 있다 ©BCG 제공 greenium 번역

AI, 기후테크 산업 미래 바꿀 것…“챗GPT 등 AI가 일상 깊숙이 들어와” 🦾

프렌세틱은 AI와 같은 기술이 기후테크 산업을 바꿔놓을 것이라고 강조합니다. ‘챗GPT(ChatGPT)’와 같은 AI 챗봇이 여러 분야에서 업무 효율성을 높인 것이 좋은 예라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챗GPT가 출시된 지 불과 1년여만에 AI가 어느 때보다 우리 일상에 깊숙이 들어왔다고 프렌세틱은 덧붙였습니다.

AI를 통해 방대한 데이터를 가공·분석할 수 있게 됐고, 이를 통해 ▲온실가스 배출량(GHG)의 측정·감소·제거 ▲기상현상 예측 및 취약성 관리 ▲기후대응 전략 수립 및 의사결정 강화 등에 도움받을 수 있단 것이 그의 설명입니다.

정보통신기술 전문 국제기구인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이 운영 중인 ‘AI 포 굿(AI for Good)’ 또한 비슷한 의견을 내놓았습니다.

AI 포 굿은 AI가 날씨 예측부터 에너지효율성 개선 그리고 산업 부문 내 배출량 감소 등 여러 영역에서 배출량을 감지하고 기후적응을 도울 수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 기후변화 대응에 AI가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

 

▲ 미국 기후테크 스타트업 랩터맵스는 드론을 사용해 태양광 발전소를 맵핑하고 드론이 수집한 막대한 정보를 AI를 사용해 분석한다 ©Raptor Maps

부얀트벤처스가 투자한 AI 기반 기후테크 스타트업은? 🤔

2023년 6월 기준 부얀트벤처스가 투자한 기후테크 스타트업은 총 9곳. 앞서 설명한대로 이중 상당수는 AI 기술을 활용하는 곳입니다.

그중에서도 대표적인 기업이 바로 랩터맵스(Raptor Maps)입니다. 부얀트벤처스가 가장 처음으로 투자한 스타트업이기도 합니다.

랩터맵스는 드론을 활용한 항공 열화상 기법으로 태양광 패널(PV)을 진단하고 유지보수 서비스를 제공 중입니다.

드론이 공중에서 태양광발전소를 촬영하면, AI가 열화상 분석을 통해 문제가 있는 태양광 패널을 찾아내는 것. 해당 드론들은 발전소 부근에 설치돼 있습니다.

랩터맵스의 AI 기술 덕에 사람이 발전소 곳곳을 직접 돌아다니며 수리하던 과거와 비교해 비용과 시간 모두 대폭 줄어들 수 있었다고 프렌세틱은 강조했습니다.

랩터맵스는 현재 미국을 포함해 세계 30여개국에서 서비스를 진행 중이며, 2020년 8월 부얀트벤처스로부터 500만 달러(약 63억원) 규모의 시리즈 A 투자를 유치 했습니다.

또 2022년 4월에는 시리즈 B 투자 유치에서 2,200만 달러(약 281억원)를 모은 바 있습니다.

 

▲ AI 기술을 활용해 양식장 내 물고기 개체수의 건강 상태 및 크기 등을 모니터링하는 서비스가 늘어나고 있다 ©Tidal

AI를 활용해 육상 양식장을 돕는 캐나다 스타트업 리얼데이터(Reel Data)도 주목할 만합니다. 이 기업은 올해 1월 부얀트벤처스로부터 800만 달러(약 102억원) 규모의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부얀트벤처스는 “양식업은 식량 생산에서 가장 빠르게 확장하는 부문 중 하나”라며 “그중에서도 육상 기반 양식장의 확장이 두드러진다”고 설명합니다.

리얼데이터는 육상 양식장에 AI와 카메라를 설치해 물고기 사료를 최적화했습니다. 또 이미지 인식 기술을 활용해 물고기 개체별 건강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경제성을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는 최적의 수확 시기 등을 안내하는 서비스를 제공 중입니다.

프렌세틱은 “(리얼데이터의) AI 덕에 양식업자들이 수익성을 높이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신생 기후테크 스타트업 사업 확장 돕는 것이 VC 역할 📈

가장 최근인 올해 1월 부얀트벤처스는 신생 기후테크 스타트업 시프티드에너지(Shifted Energy)에 430만 달러(약 55억원) 규모의 시드 투자를 진행했습니다.

미국 하와이주에 소재한 이 기업은 온수기 및 전기자동차(EV) 충전기 등 전기제품을 클라우드 기반 플랫폼에 연결해 가상발전소(VPP)를 만드는 사업을 펼치고 있습니다.

이때 AI가 단일 혹은 다가구 내 VPP를 조정하는 역할을 하는 것. 시프티드에너지는 하와이주를 넘어 캘리포니아주와 콜로라도주 등에도 사업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부얀트벤처스는 이밖에도 AI와 머신러닝(ML) 기술을 사용해 실시간 홍수 상황을 추적 및 관리하는 ▲스톰센서(Storm Sensor) ▲플러드플래쉬(Flood Flash) 등에도 투자한 바 있습니다.

프렌세틱은 홈페이지를 통해 “(부얀트벤처스의 역할은) 기후테크 스타트업을 단순히 물 위에 떠 있게 하는 것이 아니라 잠재력의 깊이를 잘 탐색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즉, 신생 기후테크 스타트업들이 실제 기후대응에 효과적일 수 있도록 지원하겠단 것. 나아가 이들 스타트업이 실제 수익을 창출하고 사업을 확장하는 등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부얀트벤처스의 목적이라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이 때문에 프렌세틱은 WSJ와의 인터뷰에서 “실제로 측정가능한 기후혜택(climate benefit)이 있는 회사를 찾고 있다”며 “(부얀트벤처스는) 이들 기업이 기후혜택을 사회에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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