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문제에 대응할 수 있는 혁신적인 순환디자인 아이디어를 찾는 ‘제4회 메이크 잇 써큘러 챌린지(Make it Circular Challenge)’의 최종우승자 13개 팀이 지난 3일(현지시각) 발표됐습니다.

이 대회는 세계 최대 가구 브랜드 이케아(IKEA)와 디자인 플랫폼 WDCD(What Design Can do)가 공동으로 주관합니다. 대회는 디자인을 통해 사회 및 기후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해마다 주제는 다르며, 이번 대회는 순환경제 구현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올해 대회의 공모는 크게 ▲패션 ▲식품 ▲소비 ▲건축 ▲포장 등 5개 부문으로 나뉘어 접수가 진행됐습니다. 5개 부문은 일상생활과 매우 밀접할뿐더러, 순환디자인을 통해 가장 빠르게 바뀔 수 있는 부분이라고 주최 측은 설명했습니다.

작년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진행된 서류 접수 결과, 대회 응모작은 총 650개였습니다. 전문가 12명으로 구성된 국제심사위원단이 한달여간 이들 응모작을 심사했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이들이 선정됐을까요?

 

▲ 패션 플랫폼이자 스타트업인 얼터리스트는 유럽 내 71명의 업사이클 전문 디자이너가 모여있다 이들은 유럽에서 수거한 의류폐기물을 업사이클 소재로 만들뿐더러 이를 바탕으로 여러 제품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Alterist

최종우승자 13개 중 6개, 패션 부문서 나와…“업사이클 소재·수선 돋보여” 👢

대회 최종우승자 13개 팀 중 6개가 패션 부문에서 나왔습니다.

영국과 유럽연합(EU) 27개국 회원국의 71명의 업사이클 디자이너들이 모인 패션 플랫폼이자 스타트업인 얼터리스트(Alterist)가 대회 최종우승자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이곳은 섬유폐기물을 줄인다는 사명을 가지고 의류폐기물을 업사이클 소재로 바꾸는 일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 유럽 내 의류매장에 남은 과잉재고와 폐기물을 수거해 업사이클 소재로 변환하고 있단 것. 동시에 디자이너들이 업사이클 소재로 만든 여러 제품을 플랫폼을 통해 판매하고 있습니다.

얼터리스트는 “(버려진 소재를) 재해석함으로써 다른 곳에서는 찾을 수 없는 상징적인 작품을 만들고 있다”며 “지속가능한 렌즈를 통해 패션 세계에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 순환패션 스타트업 니보고는 튀르키예터키와 동유럽 일대에 수선점을 운영 중이다 ©Nivogo

튀르키예(터키) 순환패션 스타트업 니보고(Nivogo) 또한 최종우승자 목록에 올랐습니다. 이 스타트업은 동유럽에 최대 규모의 리뉴얼 센터, 즉 수선점을 운영 중입니다.

소비자들이 바래고 헤져서 입을 수 없는 옷이나 신발 등을 센터에 맡기면, 센터 내 전문가들이 이를 수선하는 것. 회사 측은 인공지능(AI) 기반 가격 책정 기술을 활용해 수선 과정을 보다 구체화했습니다.

2017년 설립된 벨기에 순환패션 스타트업 리조텍스(Resortecs)도 최종우승자로 선정됐습니다. 리조텍스는 의류 재활용을 쉽게 할 수 있도록 ‘스마트 박음질(Smart Stitch)’과 ‘스마트 분해(Smart Disassembly)’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쉽게 말해 고온에서 저절로 분해될 수 있는 실을 개발한 것. ‘스마트 박음질’로 제작한 옷은 높은 열을 가하면 봉제실이 다 녹아 없어져 원단만 남아 의류를 손쉽게 해체할 수 있습니다.

 

▲ 벨기에 스타트업 리조텍스는 의류 재활용을 쉽게 할 수 있도록 하는 스마트 박음질Smart Stitch과 스마트 분해Smart Disassembly 기술을 개발했다 ©HM Foundation 유튜브 캡처

독자적인 기술 덕에 기존 방법보다 분해 속도가 최대 5배 빠르고, 직물 재료를 최대 90% 이상 재활용할 수 있다고 리조텍스는 밝혔습니다.

지난해 리조텍스는 유럽 내 가장 유망한 기업에게 주어지는 유럽혁신위원회(EIC)의 ‘EIC 액셀러레이터로’부터 250만 유로(약 36억 4,000만원) 상당의 지원금을 받은 바 있습니다.

이밖에도 ▲바나나껍질 등 지속가능한 소재로 생분해성 생리대를 만든 인도 순환패션 스타트업 사티(Saathi) ▲농업폐기물을 생분해성 섬유직물로 바꾼 케냐 스타트업 리스레드아프리카(Rethread Africa’s) ▲퇴비화 가능한 바이오소재를 개발한 이스라엘 스타트업 발레나(Balena)도 최종우승자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 독일 디자이너 말루 뤼킹은 맛과 향의 문제로 외면 받아온 미세조류의 새로운 가능성을 탐구하는 랜드리스푸드 프로젝트를 공개했다 이 프로젝트는 2022년 네덜란드 디자인워크에도 소개됐다 ©studiomalu

미세조류로 만든 미래 요리? ‘랜드리스푸드’ 프로젝트도 수상! 🦀

독일 디자이너 말루 뤼킹의 ‘랜드리스푸드(Landless Food)’ 프로젝트가 대회 식품 부문에서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기후변화로 농업과 어업이 모두 어려워질 미래를 가정하고, 미세조류를 이용해 게·새우 등의 맛을 재현했습니다. 벨기에 플랜더스 농업·어업·식품연구소(ILVO)의 도움을 받아 미세조류의 맛과 향을 작업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뤼킹은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 손실 등이 “게·새우·꽃과 같은 자연이 제공하는 맛의 경험을 크게 감소시킬 가능성이 있다”며 “(미래 식량으로써) 미세조류에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합니다.

그는 미세조류가 영양분이 풍부한 지속가능한 재생식품일뿐더러, 광합성을 통해 이산화탄소(CO2)를 포집·격리할 수 있단 장점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 우간다 건축 스타트업 쿨브릭스는 진흙과 소의 배설물을 혼합해 만든 벽돌을 개발했다 회사 측은 해당 벽돌이 기존 제품보다 내구성은 높고 탄소배출량과 비용은 되려 낮다고 주장했다 ©CoolBricks

소똥으로 만든 벽돌·폐타이어 활용한 도시재생 프로젝트도 우승! 😮

건축 부문에서는 3개 팀이 우승했습니다.

우간다 건축 스타트업인 쿨브릭스(CoolBricks)는 진흙과 소의 배설물을 혼합해 벽돌을 개발했습니다.

회사 측은 해당 벽돌이 기존 벽돌보다 내구성이 20% 더 강하고 탄소배출량과 비용은 각각 90%와 50% 이상 줄였다고 밝혔습니다. 또 안전성 및 내구성 연구를 위해 5년간 네덜란드 델프트공대(TU-Delft)에서 연구개발(R&D)를 진행했다고 쿨브릭스는 덧붙였습니다.

회사 측은 “급격한 인구 증가로 인해 남반구는 벽돌·시멘트와 같이 온실가스가 많이 배출되는 건축자재에 점점 더 의존하고 있다”며 “쿨브릭스는 안전하고 저렴한 벽돌을 사용해 저소득 가정에 순환건축기술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습니다.

 

▲ 멕시코 도시재생 프로젝트 파르크 시코덴카틀는 제4회 메이크 잇 써큘러 챌린지 대회에서 최종우승자 중 하나로 선정됐다 이 프로젝트에는 수백만 개의 폐타이어가 사용됐다 ©Tijuana

멕시코의 도시재생 프로젝트 ‘파르크 시코덴카틀(Parque Xicoténcatl)’도 최종우승작에 선정됐습니다.

프로젝트는 멕시코 바하칼리포르니아주에 위치한 티후아나 외곽에서 진행됐습니다. 시 당국은 멕시코국립자치대(UNAM)와 협력해 마을 한복판에 있던 가파른 계곡을 메꿔 주민들을 위한 휴식 공간을 만들었습니다.

이때 미국에서 멕시코로 수입된 수백만 개의 폐타이어가 주요 건축자재로 사용됐습니다.

한편, 사람이 아닌 꿀벌을 위한 건축물을 만든 ‘아피데(Apidae)’ 프로젝트도 최종우승작에 선정됐습니다. 목재로 만든 작은 양봉통으로 양봉업자들을 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독일 생명공학 스타트업 무조가 해조류로 만든 여러 포장재의 모습 이 스타트업은 산업 내 일회용 플라스틱 포장재 사용을 완전히 멈추는 것을 목표로 해조류 포장재를 개발 중이다 ©mujō

IKEA·WDCD “순환디자인 기후대응에 가장 효과적인 해결책!” 🧑‍🎨

포장 부문에서는 2개 팀이 우승했습니다.

최종우승자에 선정된 인도 포장재 스타트업 크래스트(Craste)는 농업부산물을 종이원료인 펄프로 바꾸는 독자적인 기술을 보유했습니다.

독일 생명공학 스타트업 무조(mujō)는 다시마 등 해조류로 만든 포장재를 만들어 최종우승자에 선정됐습니다.

더불어 소비 부문에서는 독일과 그리스 연구팀이 해수를 식수로 만들 수 있는 장비를 개발해 우승자로 선정됐습니다.

해당 장치는 3D프린터 등을 사용해 제작되며, 적은 전력을 소모한다고 연구팀은 밝혔습니다. 특히, 홈페이지를 통해 설계도를 오픈소스로 무료로 공개한 것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한편, 주최 측은 최종우승자 13팀에게 각각 상금 1만 유로(약 1,400만원)를 지급하며, 아이디어 상용화를 위해 ▲온라인 교육 ▲전문가 멘토링 ▲언론 홍보 등을 지원합니다.

IKEA는 보도자료를 통해 “13개 최종우승자 모두 순환성의 3가지 측면을 지킨다”며 “오래 지속되는 디자인, 자연 기반 디자인, 기존 재료 사용 등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IKEA와 WDCD는 순환디자인이 순환경제 전한을 촉진할 가장 빠른 해결책으로 강조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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