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서는 매년 수십억대의 휴대폰이 버려집니다.

국제비영리단체 전자폐기물포럼(WEEE)은 2022년 한해 방치되거나 버려진 휴대폰이 53억 개에 달할 것이라 분석했습니다. WEEE는 이러한 “방치·폐기되는 휴대폰을 수직으로 쌓으면 약 5만 km에 달하는 높이가 된다”며 막대한 양의 폐기물이 버려지고 있단 사실을 강조했습니다.

더 큰 문제는 휴대폰에 다양한 중금속이 포함돼 있어, 적절하게 처리되지 않으면 토양과 지하수 오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

이에 전자폐기물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기 위해 앞장선 브랜드가 있습니다. 폐휴대폰의 부품으로 목걸이, 반지 등 액세서리를 만든 아우샤바(Oushaba)인데요.

폐휴대폰 부품이 어떻게 보석 등 고급 액세서리로 재탄생했는지, 살펴봤습니다.

 

©Oushaba

영국 보석 브랜드 아우샤바는 지난 3월 액세서리 컬렉션 ‘커넥션 샐비지드(CONNECTION SALVAGED)’를 출시했습니다.

샐비지(SALVAGE)란 난파선이나 화재, 기타 재난으로부터 물품을 구출하는 행위를 뜻하는데요. 컬렉션은 이름 그대로 버려질뻔한 전자폐기물을 업사이클링해 만든 목걸이와 반지, 팔찌 등으로 구성됐습니다.

아우샤바는 영국 내 전자제품 수리점에서 전자폐기물을 제공 받았습니다. 휴대폰 회로 기판, 충전 케이블, 플러그 등의 전자폐기물이 액세서리 제작에 사용됐습니다. 여기에 사용된 모든 귀금속은 산업폐기물에서 추출한 것입니다.

 

▲ 휴대폰 회로 기판으로 만든 콘스텔레이션 목걸이(왼)와 프래그먼트스 반지(오른쪽 위). ©Oushaba, Pixabay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별자리’란 이름이 붙은 ‘콘스텔레이션(Constellation) 목걸이’입니다. 버려진 회로 기판에 루비, 사파이어, 에메랄드 장식을 더했는데요. 회로 기판의 복잡한 회선을 그대로 살리고 반짝이는 보석을 더해 이름대로 별자리 같은 형상을 만들었습니다.

나아가 ‘프래그먼트스(Fragments) 반지’에는 어떤 보석도 사용되지 않았습니다. 은색의 반지에 회로 기판 부품을 포인트로 살려 강조했는데요. 회로 기판 일부를 사용했단 점에서 파편(Fragment)이란 이름이 붙은 것으로 보입니다.

 

▲ 휴대폰 충전기 플러그로 만들어진 귀걸이(왼)와 유에스비(USB)로 만들어진 목걸이(오). ©Oushaba

아우샤바는 휴대폰 부속품인 충전기와 유에스비(USB)도 액세서리로 재탄생시켰습니다.

‘얼라이언스(Alliance) 귀걸이’에는 휴대폰 충전기 플러그 조각이 사용됐습니다. 버려진 플러그는 귀걸이로 용도가 바뀌며 아름다운 장신구로 바뀌었는데요.

유에스비로는 목걸이를 만들었습니다. 유에스비에 루비와 금, 은으로 장식을 추가했습니다.

이처럼 아우샤바는 버려진 폐기물에 대한 사고를 전환합니다. 그동안은 버려지던 전자폐기물을 말 그대로 ‘보석’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돕는 것인데요.

 

▲ 아우샤바 공동창립자이자 전무이사인 길리언 카(왼)와 디자인 스케치(오). ©Oushaba

아우샤바의 공동창립자이자 전무이사인 길리언 카는 사람들이 휴대폰을 자주 교체하는 모습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설명합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중 휴대폰 사용이 늘어나는 동시에 전자폐기물 발생량이 급증한 것이 계기가 됐습니다.

호주 멜버른대학에서 미술사를 전공한 카 전무이사는 아우샤바의 디자인은 고대 이집트와 그리스·로마 보석의 영감을 받았다고 설명했는데요.

브랜드명인 아우샤바 또한 아이디어와 사회적 영향, 협업을 아우른다는 의미에서, ‘합금’을 뜻하는 아랍어(سبيكة، خليط معدنيّ)에서 따왔다고 밝혔습니다.

 

©Oushaba

한편, 카 전무이사는 아우샤바의 브랜드 원칙이 순환성을 중심으로 버려진 소재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때문에 아우샤바의 모든 장신구는 주문에 따라, 수작업으로 제작됩니다. 과잉 생산과 재고 낭비를 방지하기 위해서라고 그는 설명했는데요. 소비자는 오래된 휴대폰 부품으로 맞춤형 장신구를 주문할 수도 있습니다.

카 전무이사는 “너무 많은 전자폐기물이 매립되는 것이 안타깝다”며 “우리는 폐기물과 사치품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에 도전하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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