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재사용과 재활용, 재생과 재고(再顧) 등과 같은 순환디자인 원칙에 완전히 집중된 미래를 만들고 싶다.“ 

내츄럴 머터리얼 스튜디오(Natural Material Studio)의 설립자이자 디자이너인 보니 빌룸이 남긴 말입니다. 덴마크에 소재한 이 스튜디오는 순환디자인 원칙에 입각해 맞춤형 소품과 가구를 만드는 곳으로 유명합니다.

또 디자이너와 패션·가구 브랜드에게 천연 소재를 공급하는 일도 맡고 있는데요.

최근 스튜디오는 버려진 폐벽돌을 천으로 만드는데 성공했습니다.

 

▲ 바이오 섬유 ‘프로셀(Procel)’에 폐벽돌 조각을 넣은 결과, 벽돌 직물이 탄생했다. 벽돌 본연의 단단함을 탈피해 부드러운 천으로 재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이 작품은 밀라니 디자인 위크에서 전시됐다. ©Natural Material Studio·zuzanna skurka, 인스타그램

지난 17일(현지시각)부터 일주일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세계적인 디자인 전시회 ‘밀라노 디자인 위크(Milan Design Week)’에 참여한 스튜디오는 이른바 ‘벽돌 직물(Brick textiles)’을 공개해 화제를 모았습니다.

스튜디오는 버려진 벽돌을 천으로 만듦으로써 폐기물의 새로운 쓰임새를 탐구했습니다. 무엇보다 벽돌 본연의 단단함을 탈피해 부드러운 천으로 재구성했단 점에서 주목받았는데요.

벽돌 직물은 독립디자인을 위한 순회 플랫폼 ‘알코바(Alcova)’에 전시됐습니다. 스튜디오는 주자나 스쿠르카란 디자이너와 협업해 이 벽돌 직물을 만들었습니다.

 

▲ ‘벽돌 직물’은 내츄럴 머터리얼 스튜디오가 개발한 단백질 기반 바이오 섬유 ‘프로셀’(왼)에 폐벽돌을 넣는 방식으로 개발됐다. 구체적인 수치는 공개되지 않았다. ©Natural Material Studio

스쿠르카는 조각난 폐벽돌을 ‘프로셀(Procel)’이라 불리는 바이오 섬유에 혼합했습니다.

단백질 기반의 이 바이오 섬유는 내츄럴 머터리얼 스튜디오가 개발했는데요. 부서진 벽돌과 프로셀이 자유롭게 섞이며 소용돌이 패턴이 형성된 것이 특징입니다.

벽돌 직물이 만든 불규칙한 패턴은 창의적이고 역동적인 디자이너의 성향을 그대로 드러냅니다.

이처럼 벽돌 직물은 물질이 가진 고유한 성질을 초월하며 재료의 기존 특성을 완전히 다른 차원에서,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합니다.

물질의 고유한 특성과 형태에 한계를 두지 않을 때, 폐기물을 색다른 방식으로 재탄생시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 했다고 스튜디오 측은 설명했습니다. 

 

▲ 내츄럴 머티리얼 스튜디오는 가리비 껍데기를 태워 나온 산화칼슘 가루를 활용해 그릇을 만들었다. ©Natural Material Studio

한편, 스튜디오 측은 앞서 설명한 ‘순환디자인 원칙이 집중된 미래’를 구현하기 위해 현재까지도 여러 제품을 제작 중입니다.

스튜디오의 ‘쉘웨어 프로젝트(Shellware Project)’ 또한 대표적인 순환디자인 작품 중 하나입니다.

이 프로젝트는 이름 그대로 조개(shell)의 껍데기를 재활용합니다. 덴마크 유명 레스토랑 ‘노마(Noma)’에서 가리비·대게 등 해산물 껍데기를 활용해 도자기와 같은 그릇을 만든 것인데요.

이들 껍데기를 900℃의 열에서 가열하면, 껍데기의 주성분인 탄산칼슘(CaCO3)이 산화칼슘(Cao)으로 변합니다. 이를 가루로 만들고 여러 요소와 혼합해 그릇을 만든 것.

스튜디오 측은 왕게·성게 등 여러 껍데기를 활용해 다양한 색상의 유약(釉藥)도 만들었는데요. 해당 프로젝트를 위해 스튜디오 측은 스웨덴 크리스틴버그 해양연구소와 오랜 시간 협력했습니다.

다만, 쉘 프로젝트를 통해 탄생한 그릇들이 실제 음식점에서 활용되지는 않았습니다.

 

▲ 내츄럴 머티리얼 스튜디오는 버려진 크리스마스 트리(왼)로 생분해성 가죽인 ‘피넬’(오)을 개발했다. ©Kapa65, Pixabay·Natural Material Studio

더불어 스튜디오는 버려진 크리스마스 트리를 사용해 생분해성 가죽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일명 ‘피넬(Pinel)’입니다.

피넬은 솔잎과 퇴비화할 수 있는 천연 결합체로 만들어진 덕에 자연에서 완전히 생분해될 수 있습니다. 일반 가죽과 마찬가지로 파인넬 또한 자유롭게 사포질하거나 광택을 낼 수 있어 의상은 물론 가구에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스튜디오가 피넬을 만든 이유, 바로 덴마크가 유럽 최대의 크리스마스 트리 나무 생산국이기 때문입니다.

 

▲ 덴마크 디자인 스튜디오 ‘내츄럴 머터리얼 스튜디오’ 설립자이자 디자이너인 보니 빌룸(왼)은 순환디자인 원칙이 집중된 미래를 구현하기 위해 각종 재료를 연구(오)한다. ©Natural Material Studio·Adorno, 유튜브 캡처

스튜디오 측은 덴마크가 연간 1,100만 그루의 나무를 판매하지만, 수확량의 30%는 다양한 이유로 버려지고 있다고 설명했는데요.

이와 관련해 스튜디오 설립자인 빌룸은 “많은 사람들이 기후불안을 갖고 있지만 변화를 만들기 위해 무엇을 해야할지 모른다”면서 주변의 사용 가능한 자원에 주목하는 것이 기후변화에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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