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평균온도가 1℃ 이상 올라간 적은 많았다. (그러나) 100년 사이에 1℃ 이상 올라간 적은 없단 것이 연구자들의 합치된 의견이다. 속도가 문제인 것이다.”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 회관에서 열린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IPCC) 종합보고서 승인 기념 포럼’에 참석한 이회성 IPCC 의장이 남긴 말입니다.

이 포럼은 대통령 직속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탄녹위)와 기상청 그리고 국회기후변화포럼이 공동 개최했습니다.

이 의장은 초대 에너지경제연구원 원장과 한국자원경제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고, 경제학자 출신으로 성장 관점에서 기후문제 해결책을 모색 중입니다.

또 1992년부터 IPCC에 참여해 IPCC 실무그룹 공동의장, 보고서 주저자와 검토·편집자와 IPCC 부의장을 거쳐 2015년 한국인 최초로 IPCC 의장이 됐습니다. 오는 7월 IPCC 의장 임기를 마칩니다.

 

©그리니엄

“산업화 이전 대비 1.1℃ 상승…인간 영향 원인인 것 명백” 🚨

앞서 지난달 20일(현지시각) IPCC는 제6차 평가주기(2015~2023)년 동안 발간된 3개 특별보고서와 3개 평가보고서의 핵심 내용을 정리한 ‘제6차 평가보고서(AR6) 종합보고서(이하 6차 종합보고서)’를 공개했습니다.

6차 종합보고서에 따르면, 이르면 2030년대 초반에 지구 평균온도가 1.5℃에 달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 의장은 기조연설에서 “현재 지구 평균온도는 산업화 이전 대비 1.1℃ 상승하는 등 온난화 속도가 이례적”이라며 “인간의 영향이 원인임이 명백하다”고 강조했습니다.

2015년 IPCC ‘제5차 평가보고서(AR5) 종합보고서’ 발간 당시, 지구 평균온도는 0.85℃ 상승했습니다. 이와 비교하면 10년 사이 전 지구 평균온도는 약 0.25℃ 상승한 것입니다.

이 의장은 “현재 전 세계가 제출한 감축 목표로는 1.5℃ 이하로 지구온난화 속도를 억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며 “이산화탄소(CO2) 이외에도 메탄(CH4)을 비롯한 주요 온실가스 감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습니다.

 

▲ 지구 평균온도 1.5℃와 2℃ 상승의 차이를 비교한 인포그래픽. 2018년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IPCC)가 발간한 ‘지구온난화 1.5℃ 특별보고서’를 기반으로 제작됐다. ©WWF

이회성 IPCC 의장 “0.5℃ 상승 방지 비용 세계 연간 GDP 2.9%와 맞먹어” 🤔

2015년 체결된 파리협정은 지구 평균온도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로 제한하고 2℃ 이내로 억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1.5℃와 2℃간 차이 0.5℃는 무엇일까요?

이에 대해 이 의장은 산호초를 예시로 소개했습니다. 1.5℃가 상승하면 산호초의 70% 이상이 사라지며, 2℃ 이상 상승할 경우 아예 절멸합니다.

이 의장은 0.5℃ 줄이기 위한 비용이 세계 연간 국내총생산(GDP)의 최대 2.9%에 맞먹는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연간 세계 GDP 2.9%를 줄여서 0.5℃ 상승을 방지할 경우 얻는 효과가 더 크다”며 “단지 실행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개인적·국가적으로 기후문제 해결을 통한 혜택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 IPCC의 ‘제5차 평가보고서’와 ‘제6차 평가보고서’를 비교한 ‘RFCs’ 인포그래픽. ©IPCC 제6차 종합보고서 제공, 그리니엄 번역

“오버슛 피할 수 없어…극지·고산지대·해변생태계 피해 불가피” 🏖️

나아가 이 의장은 5차 종합보고서와 6차 종합보고서 간의 변화를 비교한 ‘글로벌 우려 요인(RFCs)’ 그래프를 소개했습니다. 6차 종합보고서는 RFCs 5가지 지표에서 위험·영향이 ‘매우 높음’을 기록했습니다. 5차 종합보고서에서 ‘RFC1(고유 시스템 위협)’만이 매우 높음으로 평가된 점을 본다면 상황이 더 악화됐단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의장은 “오늘날 온난화가 AR5보다 심각하다”며 “색깔이 짙을수록(보라색일수록) 부정적인 영향력이 높아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6차 종합보고서의 중요 결론 중 하나는 ‘오버슛(Overshoot)’을 피할 수 없단 것입니다. 오버슛은 특정한 온난화 수준을 일시적으로 초과하는 수준을 뜻합니다.

이 의장은 “(지구 전체 표면의 평균온도 상승폭이) 1.5℃를 넘어섰다가 2100년에 다시 1.5℃로 내려가는 ‘오버슛’ 시나리오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로 인해 극지·고산지대·해변생태계는 온난화로 인해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이 의장은 밝혔습니다.

 

DAC·CCUS, 기후문제 해결할 핵심 열쇠 🔑

1.5℃ 제한을 지키기 위해선 DAC(직접공기포집) 같은 탄소제거(CDR) 기술이 필요하단 것이 이 의장의 설명입니다.

이 의장은 “(지구 평균온도를) 0.1℃ 낮추기 위해 필요한 CO2 제거량은 200기가톤(Gt)”이며 “이는 1.5℃ 해당 잔여 탄소예산(510기가톤)에 약 절반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CCUS(탄소포집·활용·저장)나 DAC 기술 등이 중요하다”며 “향후 기후문제 해결을 위한 절대값이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즉, 기후문제 해결을 위해선 가용한 모든 기술을 끌어내야 한단 것이 이 의장의 설명입니다. IPCC는 기술과 정책에 중립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이에 이 의장은 원자력발전·수소 등 탄소배출량을 최소화할 수 있는 기술이라면 다 용납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또 파리협정 1.5℃ 목표를 지키기 위해선 에너지 전환과 함께 원자재 이용 효율과 순환율 개선, 나아가 소재(material)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 이회성 IPCC 의장은 ‘단기 대응’의 실천과 확산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국회기후변화포럼, 유튜브 캡처

“배출량 줄이는 동시에 경제성장 달성하는 것이 탄소중립 핵심” 🔔

무엇보다 전 부문에서 배출량 감축과 기후적응을 모두 고려한 단기 대응의 실천과 확산이 필요하다고 이 의장은 역설했습니다. 6차 종합보고서는 기후대응을 위해 감축과 적응을 모두 고려한 단기 대응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습니다.

이 의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초기인 2020년 세계 탄소배출량이 7% 줄었으나, 경제성장률은 –3%였다”며 “넷제로(탄소중립)는 탄소배출량은 7% 줄이는 동시에 경제성장률은 2~3%를 달성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달리 말하면 온실가스 감축과 경제성장이 함께 가야 한단 것.

이를 위해서는 기후투자가 더 늘어야 한단 것이 이 의장의 설명입니다. 6차 종합보고서는 파리협정 달성을 위해서는 2020~2030년 동안 연평균 기후투자 규모가 현재 대비 최대 6배 증가해야 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저작권자(c) 그리니엄,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