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기업의 0.4%만이 신뢰할 수 있는 기후전환 계획을 가진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지난 8일(현지시각) 비영리기구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는 ‘기업들은 신뢰할 수 있는 기후전환 계획을 갖고 있는가(Are Companies Developing Credible Climate Transition Plans)’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습니다.

CDP는 주요 기업에 기후대응 전략 및 온실가스 배출량 정보 등을 요구하고, 이를 분석해 공개합니다. CDP의 기업 평가 결과는 투자 및 금융기관을 비롯해 국제기구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활용하는데요. 오늘날 1만 8,700여개 기업이 CDP를 통해 환경 정보를 공개하고 있으며, 이들의 시가총액만 세계 시장의 약 64% 이상에 해당합니다.

CDP는 “기업의 환경 정보 공개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이에 기업에게 책임과 변화를 묻고자 기후전환 계획을 요구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번 조사를 위해 CDP는 탄소중립 금융 촉진을 목표로 설립된 영국의 ‘전환 계획 태스크포스(TPT)’와 함께 분석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전 세계 135개국 1만 8,700여개 기업이 제공한 정보를 분석한 결과, CDP가 요구한 21개 핵심 지표를 모두 충족한 곳은 81곳에 불과했습니다.

이는 지난해 135곳에서 54곳이 줄어든 것입니다. 이같은 결과에 대해 CDP는 지난해 평가 기준이 강화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 CDP는 이번 조사에서 21개 핵심 지표에 맞춰 분석을 진행했다 그 중에서도 위 8개 핵심 지표가 기후전환 계획의 핵심 요소로 꼽힌다 위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 지배구조 시나리오 분석 재원 계획 밸류체인가치사슬저탄소 이니셔티브 정책 연계 리스크 및 기회 목표 스코프123 계산 및 검증 ©CDP 보고서 캡처

기후전환 계획? “1.5℃ 억제 위한 중장기적 계획 수립하는 것!” 🗺️

CDP의 기후전환 계획이란 ‘조직(기업)이 보유한 자산·운영 등을 동원해 기후과학이 추구하는 목표를 어떻게 달성할 것인가’에 관한 내용입니다.

이 목표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GHG)을 절반으로 줄이고, 2050년까지 탄소중립에 도달해 지구 평균온도 상승폭을 1.5°C 이내로 제한한단 것입니다.

이 계획의 핵심 요소는 5~10년 중장기 과학기반목표(SBT)와 장기간 SBT에 근거해 전환 전략을 지원하는 것입니다.

즉, 기업이 탄소중립을 위해 단계별 진행 상황을 측정해야 한단 것인데요. 이를 추적할 수 있는 핵심성과지표(KPI)가 조직의 주요 요소에 통합돼 있어야 합니다.

CDP는 기후전환 계획과 관련해 이사회가 계획 관련 감독의 역할을 하고 있는지, 또 기업 차원의 적절한 재무 계획을 수립했는지 등을 정보로 요구합니다.

 

▲ 이번 조사는 세계 135개국 1만 8603개 기업의 정보를 분석한 결과다 ©CDP 제공 greenium 편집

기후전환 정보 모두 공개한 기업 81곳…“조사 기업 87% 소수·일부 공개” 📬

CDP는 21개 핵심 지표에 대해 응답한 기업을 크게 4개로 분류했습니다. 주요 지표 중 ▲최대 33%까지 공개한 기업은 ‘소수’ ▲ 34~66%까지 응답한 기업은 ‘일부’ ▲67~99%까지 응답한 기업은 ‘다수’ ▲ 모든 정보를 100% 공개한 기업은 ‘전체’로 분류됐습니다.

조사 기업 1만 8,603개 중 상당수가 ‘소수(1만 2,737개)’ 및 ‘일부(3,541개)’만 지표를 충족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 두 계층을 합치면 전체의 87%를 차지합니다.

핵심지표 중 상당 부분 공개한 ‘다수’는 2,244개, 전체를 공개한 기업은 ‘81개’로 조사됐습니다. 보고서는 “기후전환 계획을 발표한 기업 상당수가 관련 정보를 공개하지 못하고 있는 것을 보여준다”고 평가했습니다.

한편, 1.5°C 억제 목표에 부합하는 기후전환 계획을 개발했다고 밝힌 기업은 총 4,100개로 조사됐습니다. 이중 1,751개 기업만이 관련 세부정보를 공개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CDOP는 “조사 기업 중 30% 이상이 향후 2년 이내에 1.5°C 억제 목표에 부합하는 기후전환 계획을 개발할 것”이라며 “이는 상당히 고무적인 신호”라고 평가했습니다.

 

©CDP 제공 greenium 편집

금융·발전산업 기후전환 공시율↑…“주요국에서는 일본이 선두 국가” 📝

기업의 기후전환 계획 공시는 업종별로도 격차가 존재했습니다. 가장 공시율이 높은 업종은 발전산업(38%)으로 조사됐습니다. 금융산업(35%)이 그 뒤를 이었는데요.

이에 대해 CDP는 “두 산업이 투명한 기후전환과 자금 조달을 모두 촉진할 수 있다”며 “(두 산업군이) 기후전환 계획 공시율을 지속적으로 늘려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21개 주요 지표를 모두 공개한 업종의 경우 발전(2.2%)과 금융(1.7%)산업이 1·2위를 기록했습니다. 반면, 의류·화석연료·접객업의 경우 모든 지표를 공개한 조직이 각 산업에서 하나뿐인 것으로 조사돼 공동 최하위를 기록했습니다.

 

▲ 일본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한국 등 6개국의 1268개 기업은 신뢰할 수 있는 기후전환 계획을 구성하는 지표의 66 이상을 공개했다 ©CDP 트위터

기업의 기후전환 계획 공시율은 국가별로도 차이가 보였습니다. 먼저 일본에 본사를 둔 기업 1,695개 중 16개 기업이 21개 기준을 모두 충족해 주요국 중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했습니다. 일본은 2021년 평가에서도 선두 국가 중 하나였습니다.

CDP 본사가 있는 영국의 경우 1,448개 기업 중 6개 기업만이 모든 기준을 충족했습니다. 한국의 경우 425개 기업 중 2곳이 모든 기준을 충족했습니다.

미국의 경우 3,718개 기업 중 5곳이 모든 기준을 충족했습니다. 중국(2,037개)과 캐나다(322개)의 경우 모든 기준을 충족한 기업이 단 한 곳도 없었습니다.

아미르 소콜로프스키 CDP 기후 담당이사는 “미래 계획 수립 시 기업들이 신뢰할 수 있는 기후전환 계획을 마련하는 것은 추가적인 요소가 아니라 필수적인 부분”이라며 “기업들은 자본시장에 올바른 영향을 미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단 것을 입증해야 이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저작권자(c) 그리니엄,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